워드, 엑셀도 기본
데이터 분석가도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PPT(파워포인트)가 필수 역량 중에 하나다.
내가 하는 데이터 분석은 결국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이해시켜주기 위함이라서 그렇다.
그리고 내가 분석한 결과를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데이터에 대한 어려운 부분을 잘 모른다.
분석 결과는 결국 쓰여야 하는데 쓰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납득을 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된다.
잘 모르는 사람들을 이해시키려면 최대한 그들의 방식과 언어로 표현되어야 한다.
차트 하나를 그려도 복잡한 것보다는 간결하게 그려야 납득이 쉬워진다.
일단 보기 편해야 보려는 마음이 생기는 법이니까.
그래서 데이터 분석가에게도 문서를 만드는 일이 정말 정말 중요하다.
문서를 만드는 것까지는 공감을 하더라도 문서의 디자인이나 구성을
더 예쁘게 만들어주는 전문가에게 맡기면 되지 않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물론 그렇다. 아무리 내가 예쁘게 만든다고 난리를 쳐봤자 문서 전문가들에게는 못미친다.
그래서 중요한 문서들은 전문가들에게 일부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내 경우는 최대한 내 선에서 끝내려 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일단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같은 언어로 소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머릿속에 있는 걸 끄집어서 보여주고 싶은데 그럴만한 재주를 못 부릴때가 훨씬 더 많다.
그러니 그냥 최대한 내가 만들어서 내 방식대로 소통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데이터 분석 모집 공고를 보면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등의 문구가 보일 때가 있는데
이게 별거 아닌 얘기같지만, 사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보면 가장 크게 와닿는 문구다.
일전에 어떤 자리에 갔다가 한 학생이 "면접에서 어떤 걸 많이 보시나요?"하고 물었는데
나도 모르게 지체없이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무언가를 적으려던 솟짓을 멈춘 학생이 나를 보며, "진짜 그게 중요해요?"라고 물었다.
"그럼요. 매우요"
물론 보유 스킬도 보고 역량도 보고 가능성도 보겠지만
일단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가 잘 되는지'다. 실제로.
대화라는 게 단지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내가 사용하는 단어와 맥락을 이해해야 하고, 전문 용어에 대한 이해 정도도 같아야 한다.
회사에서 흔히 사용하는, '컨셉'이라는 단어 하나만 봐도 그렇다.
개발자에게 인식된 컨셉, 마케터에게 인식된 컨셉, 디자이너에게 인식된 컨셉이
동일한 단어지만 이미지는 다 다른다. 사용하는 맥락도 다르고 기준도 다르다.
누구에게는 색감이고 누구에게는 도형이고, 누구에게는 정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말이 무섭다. "컨셉이 대체 뭐야?"
이러한 용어들은 직무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회사에 따라서도 다르고, 심지어 사람에 따라서도 다르다.
왜냐하면 각자의 경험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어디 컨셉 뿐일까. 도식화, 구조화, ... 알 듯 말 듯한 말들은 너무나도 많다.
커뮤니케이션은 그런 것이다.
상대방의 언어, 표현 방법, 맥락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세계관을 이해해야 하고
그들의 구체적인 설명을 끄집어 내야 하고, 나의 구체적인 설명을 그 언어나 방식으로 전달해야 하는 것이다.
그 중의 하나가 PPT, 파워포인트다 내게는.
물론 직무에 따라서거나, 직위에 따라서 전혀 이 과정이 필요 없을수도 있다.
그런 직무가 아니라서 사용하지 않으면 다행인데, 아직 그럴만한 짬밥이 되지 않아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면 ... 그럼 그 다음의 언젠가는?
그래서, 데이터 분석가에게 필요한 역량 중 무시 못할 게, 내가 공들여 만든 분석 결과를 잘 전달하는 능력이다. 말로든 글로든 도형으로든 그림으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