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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ven Oct 28. 2019

빅데이터 분석 사례, 「2019 일본불매운동」


7월 1일부터 급격히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킨 '불매운동'은 예년의 그것과 달랐다.



- 다케시마, 독도도 없었고, 위안부도 없었다


- 20대, 30대가 주축이 되었고 그들은 모두 일본 문화에 가장 우호적인 세대였다


- 그렇기 때문에 일본 패션, 일본 맥주가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무너졌다


- 반도체 어쩌구, 화이트리스트 뭐시기 하는 경제 얘기는 잘 모르지만, 이번 불매운동도 일찍 끝날거라는


  일본의 기업 임원 한 마디가 불을 지폈다


- 불매 이슈 초기부터 사람들은 불타올랐으며, 이참에 보여주자 하는식이었다


- 불매운동 대상을 꼼꼼히 규정하면서 공유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그들이 멈출 수 있는 저가 브랜드부터 


  구매를 멈추기 시작했다.


- 7월에서 8월로 넘어가던 시기에는, 화장품이 가장 불매가 안되는 품목이라며 '동년배'들에게 호소까지 했다


- 8월 중반 이후 급격히 여론은 줄어들었지만, 불매가 잊혀졌기 때문은 아니었다. 국내 다른 이슈 때문이었다.


- 이런 상황에서도, 이례적으로 100일 넘게 불매운동이 유지될 수 있었던 데에는 '장작'이라는 표현으로


   불매를 자극할만한 땔깜을 계속 공급하던 젊은 세대가 있었다


- 9월이 접어들면서 확연히 불매운동에 대한 여론 관심은 줄어들었지만


  이상하게 불매 성과는 유지되고 있었다.




- 9월에는 8월 통계가 나온다. 7월 통계보다 불매 성과를 더 크고 명확하게 보여줬다.


- 그래서 국내 다른 이슈로 인해 여론의 관심이 쏠렸을 법한 시점에도, 불매는 여전히 불타올랐다.




- 10월에 접어들며, 불매는 일상적이고 습관화가 되어 가고 있었다.


- 굳이 사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구나, 깨닫게 되었다.


- 그런데 그런 부분은 굳이 사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은 품목이기 때문에 그랬다.


- 후리스, 맥주 대체제가 있거나 이미 가지고 있는 상품들이 있는 품목이 그랬다.


- 닌텐도, PS4, 피규어, 위장약, 마일드세븐 등은 대체제가 없었고 불매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 불매하라고 그 누구도 강력하게 촉구하지 않았다




- 자동차는 달랐다.


  자동차는 대중적인 구매 품목이 아니다. 대체 상품이 있을 수 있지만, 자동차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에게는


  말도 안되는 얘기다.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최종 선택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친다.


  이걸 안 사면 저거 사면 되지~ 라고 하는 대체가 쉽게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다.


  그런 사실을 다 알면서도 사람들은 일본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 더욱이 9월부터 시작된 세 자리 번호판은, 구매 시점을 특정하기에 그 어떤 증거보다 강력했으며


  거리에서 세자리 번호판을 단 일본차를 본 사람들은 아무런 거리낌없이 인터넷에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다


- 같이 욕하자며, 다수의 사람들을 부추겼다.




- 대체품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 여전히 일본 담배를 핀다고, 여전히 닌텐도스위치를 구매한다고, 여전히 피규어를 산다고, 혹은 판다고


  질책하지 않는 것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 여기에는 자동차가 갖는 상징성이 존재한다.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 자동차, 특히 수입차가 갖는 상징성 말이다. 


- 구매자들을 상대로 아무런 거리낌없이, 정당하게 비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 만들어진 이런 환경은 곧 끝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바로 이 순간 비난의 감정은 격해질 수 있다.




- 자동차 구입을 꺼리는 사람들은 아마도 대체품을 고르고 있지는 않을 것 같다


- 그저 이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가기를 바라면서, 사태를 관망하고 있을 수 있다.


-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쯤에는 일본 수입차 판매량이 어느 정도 회복될 수도 있다.




- 반면, 일본맥주, 패션잡화 등에 대한 회복은 더딜 수 있다.


- 바로 이 부분에서 불매의 습관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 후리스, 브라탑 등 일부 인기 품목은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겠지만, 매장을 심심하면 드나들던 잠재 소비자들의


 발길은 끊길 수 있다. 심리적 고려군에서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 담배, 게임기, 피규어, 건강식품 등은 이미 회복을 하고 있고 대중적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 애초에 불매 품목으로 합당하지 않다는 것에 어느정도 상호 합의한 것 같다.




- 지금의 불매운동에서 우리가 정말 화내고 있는 대상은 일본 뿐일까, 고민해 봐야 한다.


- 물론 일본에 대한 분노는 배제할 수 없다. 이건 늘 그래왔으니까.


- 막 던지자면, 개인주의적인 사회에 대한 분노가 껴있을지도 모른다.


- 이제 그만 혼자이고 싶다는, 그만 이기주의적이고 싶다는 외침이 섞여있을지도 모른다.


- 어느 순간 현재의 불매운동을 주도한 2030들은 재미있어 하고 있었다.


- 이렇게 우리가 하나일 수 있다는 것에, 우리 서로를 겨누는 창이 아닌, 공통의 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감동하고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 거기에 여름 성수기 특성 상 불매 효과는 바로 바로 나타났다. 그러니까 정서적 감동 이외에 물리적 성과,


  짜릿함도 있었다.


- 거기다가 우리는 하나였다.는 심리적인 즐거움, 외로움의 반대.


- 마치 2002 월드컵을 보는 것만 같았고, 비폭력 광화문 시위의 현장에 있는 그들을 보는 것 같았다.




- 그리고 그 이면에는 낮은 소비 심리가 있었다.


- 애초에 무엇을 사고자 하는 욕구가 낮았다. 유럽대신 동남아 여행을 계획하고, 동남아 대신 국내여행을 계획한다.


- 아니면 호캉스라는 멋진 말로 저가의 도심 소비를 계획하기도 한다.


- 취업은 더디고 공부에 들어갈 비용은 만만치 않고 알바하기도 힘들다.


- 이미 직장을 가지고 있더라도 결혼 문제에, 주거 문제에 힘들기는 매한가지다.


- 이런 상황에서 나 혼자만 소비가 줄고 있다고 생각하면 슬픈 일이다.


- 이런 상황에 불매운동이 터졌고, 나의 절제 소비가 긍정적으로 합리화된다.


- 나 뿐만이 아니라 모두다 소비를 줄이고 있는 시점에서는 심지어 신난다




- 그래서 그들은 불매운동이 '재미있다'라고 말한다.


- 불매운동이 이렇게 쉬울 수가 없단다.




- 이번 불매운동으로 인해 대한민국에 대한 일본의 정책도 긍정적으로 변화되었으면 좋겠다


- 이번 불매운동으로 인해 양국 관계가 좋아졌으면 좋겠고, 사과할 부분이 있으면 우리에게 사과해 줬으면 좋겠다


- 그리고 우리도 이를 계기로 그간 잘못을 저질렀던 베트남 등 주변 국가에 대대적인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




- 그리고 이 현상을 짚어보면서, 열심히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우리들의 심정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 불매운동을 다각도로 살펴보면서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 그리고 이럴 것 같다 하는 여러 판단도 나름 세워졌다. 맞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 솔직히 깔끔하게 정리도 안된다.


- 더 시간이 지나면 아 그때 그랬었지, 결론이 날지도 모르겠다.




- 어떤 결론이든, 어떤 생각의 정점이든, 조금은 기쁘기도, 조금은 안타깝기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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