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실수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존재의 힘
나는 자주 실수한다.
작은 약속을 잊고,
말을 다듬지 못하고,
해야 할 일을 미루다가 뒤늦게 후회한다.
그런 날이면
내가 참 못나 보인다.
왜 이렇게 서툴까,
왜 늘 이 모양일까,
나 자신에게 쏘아붙이듯 마음속에서 속삭인다.
어느 날, 부엌에 서 있다가
컵 하나를 떨어뜨렸다.
깨지는 소리에 스스로도 놀랐고,
그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마침 거실에 있던 남편이 조용히 다가왔다.
“괜찮아. 누구나 그럴 수 있지.”
그 말 한 줄이
머릿속에 엉켜 있던 자책들을
느슨하게 풀어주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조심스럽게 파편을 주우며 말했다.
“깨진 건 내가 치울게. 넌 손 다치지 않게 조심해.”
그 장면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실수를 했다는 사실보다,
실수한 나를 어떻게 바라봐주는가가
더 깊이 남는다.
예전의 나는
내가 한 실수보다 더한 목소리로
나 자신을 혼내고, 깎아내렸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괜찮아”라는 말은,
실수를 무시하는 말이 아니라
그 실수까지 안아주는 말이라는 걸.
사람은 실수하지 않아서 사랑받는 게 아니라,
실수한 채로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배울 때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진다.
나는 그 편안함 안에서
내가 스스로를 덜 몰아붙이는 법을
천천히 배우고 있다.
오늘의 여백
당신에게 실수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그 존재가 떠오른다면,
그 기억을 이곳에 조용히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