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궁 Mar 20. 2020

그 여름이 지나고 우리는

밤의 로마_Aroma of night  & with 길 위의 친구





©이미지 _은궁(angaeblue)




너를 만난 건 

몸도 마음도 부서질 것처럼 위태롭던 

한여름밤이었다.


더위 때문이었을까.

스쳐 지나며 마주친 너는 

마치 나를 보는 것처럼 지쳐 보였다.


여름이 끝나가고 가을이 시작될 무렵

우리는 우연히 다시 만났다.


'반가워,

우리 그때보다 좋아진 것 같다. 

그렇지?'


위로를 주고받듯

너와 나는 격하게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살다 보면 때론 암흑 같은 시기가 다가온다.

지나고 나면 밝아지는 시기도 온다.

반드시.




_



with 길 위의 친구 


가끔은 평소에 잘 가지 않는 생소한 길을 선택해서 걷는다. 

얼마나 걸었을까.  

길 모퉁이를 돌아섰을 때,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시선에 화들짝 놀랐다. 

분명 예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 

무더운 여름밤 축축 쳐진 채로 걷다가 눈이 마주쳤던 모습이 기억났다. 

걷던 길을 멈추자 고양이는 꼬리를 세워 살랑거리며 다가왔다. 


“야옹~”

“안녕~”


고양이는 내 다리 사이를 빙글빙글 돌면서 ‘야옹’‘야옹’ 소리를 낸다. 

격한 애정공세에 당황스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왜 이렇게 반겨주는 거니.”


고양이는 사랑스럽게 내 주위를 맴돌면서 자신의 몸을 기대고 비비기를 반복했다.

 마치 '그동안 힘들었지?' 하며 토닥토닥 나를 위로하는 몸짓 같다. 

마음이 뜨거웠다. 

오랜만에 내 몸에 피가 도는 것 같았다. 

따뜻하고 행복한 감정이 스며드는 오후다.



_



story 

<밤의 로마>

밤을 주웠다, 오늘을 주웠다

_은궁아트웍 에세이



*직접 찍은 사진과 글로 스토리 연재합니다. 

<밤의 로마 >

(아이폰, 디지털 촬영)




그 여름이 지나고 우리는

글/ 아트워크

by 은궁(angaeblue)


이전 02화 외딴섬에 꽃이 피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