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로마_Aroma of night & with 길 위의 친구
너를 만난 건
몸도 마음도 부서질 것처럼 위태롭던
한여름밤이었다.
더위 때문이었을까.
스쳐 지나며 마주친 너는
마치 나를 보는 것처럼 지쳐 보였다.
여름이 끝나가고 가을이 시작될 무렵
우리는 우연히 다시 만났다.
'반가워,
우리 그때보다 좋아진 것 같다.
그렇지?'
위로를 주고받듯
너와 나는 격하게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살다 보면 때론 암흑 같은 시기가 다가온다.
지나고 나면 밝아지는 시기도 온다.
반드시.
_
with 길 위의 친구
가끔은 평소에 잘 가지 않는 생소한 길을 선택해서 걷는다.
얼마나 걸었을까.
길 모퉁이를 돌아섰을 때,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시선에 화들짝 놀랐다.
분명 예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
무더운 여름밤 축축 쳐진 채로 걷다가 눈이 마주쳤던 모습이 기억났다.
걷던 길을 멈추자 고양이는 꼬리를 세워 살랑거리며 다가왔다.
“야옹~”
“안녕~”
고양이는 내 다리 사이를 빙글빙글 돌면서 ‘야옹’‘야옹’ 소리를 낸다.
격한 애정공세에 당황스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왜 이렇게 반겨주는 거니.”
고양이는 사랑스럽게 내 주위를 맴돌면서 자신의 몸을 기대고 비비기를 반복했다.
마치 '그동안 힘들었지?' 하며 토닥토닥 나를 위로하는 몸짓 같다.
마음이 뜨거웠다.
오랜만에 내 몸에 피가 도는 것 같았다.
따뜻하고 행복한 감정이 스며드는 오후다.
_
story
<밤의 로마>
밤을 주웠다, 오늘을 주웠다
_은궁아트웍 에세이
*직접 찍은 사진과 글로 스토리 연재합니다.
<밤의 로마 >
(아이폰, 디지털 촬영)
그 여름이 지나고 우리는
글/ 아트워크
by 은궁(angaebl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