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주 Jun 24. 2024

every day 신앙일기

믿음을 쓰다/10

내가 여호와로 말미암아 크게 기뻐하며
내 영혼이 나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리니 이는 그가 구원의 옷을 내게 입히시며
공의의 겉옷을 내게 더하심이 신랑이 사모를 쓰며 신부가 자기 보석으로 단장함 같게 하셨음이라
 -이사야 61장 10절-


지난 금요일 셀단톡방에 한 새 신자(다른 교회에서 집사 직분으로 섬기다 교회를 옮기신 것)가 혼술을 한다며 뜬금없는 톡을 올리셨다.


순간 헉! 했지만 내가 놀란 이유는 그분이 술을 마셔서가 아닌 그 이야기를 교회 셀 단톡방에 아무렇지 않게 올리셨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 반응을 해야 할 거 같은 거룩한 부담감 때문이었을 테다.


"교회 다녀도 술 마셔도 되잖아요.

 자제면 하면 말이에요.

스트레스 풀 방법이 이것밖에 없어요."


술을 마시고 안 마시고의 문제는 아닌 거 같다고만 응답을 했다. 나 역시 술을 간간이 마시니 말이다.


그러다 생각해 보니 신자가 술을 마시는 것이 초신자나 믿지 않는 자에게 합당치 않거나 스스로 찔린다 생각하면 안 마시거나 몰래 마시는 것이 맞겠구나라는 입장을 취해본다. 안 마신다 생각할 뿐 대부분의 신자들이 술을 안마시진 않는다는 것이 진실일 테니 말이다.


가끔 교회를 다닌다고 하면서 인스타에 술잔이나 술병, 혹은 술자리를 찍어 올리는 사람이 이해가 안 되었는데 그 사람이 잘못이 아닌 그걸 잘못이라는 눈으로 바라보는 나 자신이 교인이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한 좋지 않은 프레임을 갖고 있는 것이라는 것.


반주자로 몇십 년간 섬기면서 술을 오랜 시간 안 마시기도 했고 안 마실 시기(출산과 육아)를 겪기도 하다 최근 이삼 년 전부터 모임으로 인해 술자리를 갖기는 했다.


오히려 단톡방에 혼술이라고 당당할 수 있는 새 신자가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한다. 나는 공개적으로 그러진 못하고 안 할 거니 말이다. 이것 역시 내 직분에 대한 나 스스로의 거룩한 검열이려나?


그러면서 그분이 요즘 셀안에서 위로를 많이 받는다며 고마움을 전하신다. 우리 교회로 이끄시고 우리 셀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었다.


위로가 필요했고 그 위로와 응원이 자신의 처지에서 비롯된 동정이 아닌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편견 없이 받아주길 바라는 것이 그분의 마음이었을까?


아픈 아이를 키우며 여러 제약 속에서 스스로 속박되고 억압된 듯 자유롭지 못하지만 다시금 찾은 주님의 품에서 진한 위로와 응원을 경험하는 것, 그것이 그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일 테다.


겪어보지 않은 아픔은 그저 가늠할 뿐이고 그 아픔에 대한 섣부른 위로도 그분에게는 상처일 테다. 오직 주님만이 그분의 마음을 아시고 그 마음을 어루만져 주실 뿐.


셀단톡에서 여러 가지 아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자신의 아이와도 가능하길 소망해 본다는 그분이 우리 셀안에서 교제케 하시는 주님으로 인해 아이와 더 많은 것이 가능하도록 이끄심을 믿는다.


그분이 혼술이 스트레스 해소용이 아닌 한주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기쁘게 한잔 할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소망해 본다.


하나님 **맘에게 평안을 주시옵소서
의지할 곳 없는 그 마음 가운데 임재하여 주셔서 강하게 붙들어 주시옵소서
주님안에서 자유케 하여 주시어 진정한 평안과 쉼을 얻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의 입이 열리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 입을 열어 주님을 찬양하게 하시고 그 찬양 소리로 말미암아 그 가정이 온전하고 영원한 구원에 이르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멘
이전 09화 every day 신앙일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