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주 Jul 19. 2024

every day 신앙일기

믿음을 쓰다/29

내가 볼 때,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은 답 없이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이렇게 사는 법을 배울 때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는 것은 너무 멋진 일이 된다. 신앙은 답을 모른 채 계속 나아가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스탠리 존스 <한나의 아이>


셀 식구가 저번주에 디스크 수술을 했다. 아직 40대 초반 젊은 나이인데 갑자기 디스크가 터져서 급하게 수술을 하게 된 것이다. 퇴원 후 재활을 하며 집에서 조리 중인데 워낙 활동적인 사람이라 누워만 있는 것이 쉽지 않은 듯하다. 


그러는 와중에 디스크가 왜 터졌는지 도저히 모르겠다하지만 이쯤 자신이 교회를 나오게 된 것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이야기한다. 교회에 나오지 않았다면 이 사건이 자기 삶에 대한 불만으로 다가왔을 텐데 오히려 긍정적인 마음으로 해석하게 된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주님의 뜻은 모르지만 분명한 뜻이 있을 거라는 고백도 한다. 진정 하나님은 그분을 향한 계획하심 하에 있음을 믿는다. 먼저 믿은 자로서 지나고 보면 선명하게 보이는 하나님의 뜻을 아니깐 말이다. 


오래전 제목에 이끌리어 사두고 읽지 않은 신앙 서적을 펼치니 그 안에 인용된 구절이 마음을 울린다. 책 제목은 <답 없이 살아가기 답 없이 사랑하기>인데 답이 없이 산다는 것 자체가 불명확한 것에 큰 불안을 느끼는 나로서는 굉장히 모순으로 다가오는 책 제목이기도 했지만 그렇기에 그것이 기독교 정신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기독교라는 신앙을 가지고 주님을 믿고 산다는 것은 불명확한 것에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일이 아닐까 싶다. 정작 사람들은 확신과 명확함을 위해서 믿겠지만 말이다. 모태신앙으로 45년 간 하나님을 믿은 자녀로서 나에게는 보이지 않는 길을 믿고 걸어가는 것이 기독교라고 말하고 싶다. 


보이지도 않고 정확하지도 않고 알 수도 없는 그 길을 걷는다는 건 도박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믿을수록 의지할수록 함께할수록 구할수록 주님은 분명히 보여주신다. 나와 함께 하심을 말이다. 나를 위한 계획과 인도하심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말이다. 


여전히 연약한 사람이라 세상사에 허우적거리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받은 은혜를 떠올리고 기록하며 은혜의 물줄기를 붙잡는다. 은혜의 물줄기가 내 삶을 어떻게 통과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셀 식구에게도 반드시 주님이 보여주실 것을 믿는다. 은혜의 물줄기가 그의 삶에 어떻게 역사하시는지를 말이다. 


오늘도 믿음으로 나아간다. 보이지 않지만 확신을 가지고 그분 앞에 순종한다. 아멘 할렐루야!


이전 28화 every day 신앙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