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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맵다 쓰다
Mar 06. 2023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너에게 하고 싶은 말
나갈 시간은 다가오는데 아이는 자꾸만 같은 질문이다.
"그래서 엄마는 어떤 가방 가져갈꺼야?"
들었지만 내 준비로 바쁘니 대답이 바로 안나간다.몇 차례 독촉에 간신히 대답을 했다
" 왜? 그냥 검정색 가방!"
그런데
그걸로 끝이 아니다.
" 어떤 검정색?"
검정색이 한개가 아니니 아이가 또 다시 묻는다
오늘따라 내 차림에 왜 관심이 많지하면서도 이 상황을 끝내려고 머리를 매만지다 말고
가방을 꺼내어 두었다.
"이거 들고 갈꺼야!"
그제서야 아이는 고개를 끄덕인다.
대단히 치장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평소보다 거울
앞에 조금 더
머물게
된다.
오늘은 둘째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식이기 때문이다.
둘째의 입학식..
입학식 앞에 두번째라는 말만 붙었는데 느낌이 참 다르다. 며칠전부터 무슨 옷을 입고 갈까? 아침에 어떤 말을 해줄까?사소한 것도 고민하던 때와는 온도가 달라졌다.
선생님을 따라서 줄지어 교실로 들어가던 뒷모습을 점이 될때까지 쳐다보던 근거없는 염려는 희미해졌다.
아이보다 더 떨리던 기분보다는 괜찮다고
등두드
려주는 여유마저 생겼다.
이것도 두번째라고 마음이 다르네..
..
하나하나 의미를 챙기던
첫째
와는 다르게 둘째는 두번째라서
많은 부분에서
넘어가게 된
다.
처음이니까, 추억이니까 하는 이름으로 사소한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던 엄마는 실리중심으로 생각하게 된다. 1학년때 산 블링블링 책가방은 얼마 못쓸텐데 언니가 쓰던것 쓰면 좋겠다는 (아이에게는 말도 안될) 상상도 해본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학교에 왔는데 엄마에 아빠에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긴장한 기색의 부모님들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있고
..
입학식에도 원래 꽃을 준비했었던가?
저마다 손에 든 꽃이며 풍선이 눈이 들어와 내 빈손이 새삼 미안해진다.
엄마만 온 아이가 훨씬 더 많았음에도 아빠도 함께 온 아이들에게
눈길이 자꾸 머문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 아빠의 몫까지 미안해진다.
비교의 마음은 고통의 시작이라고 했던가.
아무렇지 않던 내 마음도 이름도 의미도 없는 주변의 타인들로 근원도 알수없는
감정
이 생긴다.
내가 혹시 아이의 순간을 최고로, 최선으로 채워주지 못하는 게 아닐까?
아이의 첫 출발을 함께 하기위해 서있는 자리에 들어오지 않아도 될
마음들이
떠다닌다.
아이는 교실에서 선생님을 만나는 동안 학부모연수로 아이와 2시간 남짓 헤어졌다가 만났다. 그 사이 아이가 쑥 자라있는 느낌이 든다. 나를 보자마자 아이가 묻는다.
" 엄마 그거 봤어? 가방에 그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새학기 첫날 몰래 손편지를 써서 아이 필통속에 넣어줬다.
학교가서 발견해야 깜짝 이벤트 성공인데 가기 전에 발견한 첫째 덕분에 조금은 김새는 전달을 했다.
처음 받는 건 아니라 큰 아이는 그냥 그렇게 넘기는 듯 했는데, 감성적인 둘째는 그 사이에 뭔가를 준비했나보다.
집을
나서며
엄마 혼자있을때 가방속을 보라던 둘째의 말에 가방에 뭔가를 넣었구나 직감은 했다. 그래서 무슨 가방인지를 그렇게 물었구나..아침의 일도 이해가 되었다.
쭉 찢은 수첩에 지우개로 지운 흔적이 남아있는 삐뚤빼뚤 편지를 천천히 읽어내려간다.
스티커 메이커(스티커를 그려서 만드는 장난감)로 만든 왕관에 브알피엄마, 브알피 아버님 이란 스티커 선물까지 들어있다.
Very Important Person
너에게 나는 그 누구보다 중요한 사람이지.
너도 나에게, 우리에게 그런 사람이고..
무엇을 주든 어떤 모습이든 내 아이에게 브이알피 부모는 나다.
누구로도 대체될 수 없는 큰 존재이니까.
늘 듣는 말, 아는 말이지만 글로 전해지는 온도는 참 다르다.
1학년이 되는 아이에게
친구들과 잘 지내라.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라.
적극적으로 활동해라.
인사 잘해라.
급식골고루 많이 먹어라.
그런 거 말고 딱 하나만 말해줘야겠다.
"최고로 신나는 1학년생활을 보내렴.
니가 보내는 모든 시간을 응원한다!
너의 빛나는 순간, 힘든 순간, 그 모든 순간이 나에게 중요한
넌 나의 영원한 브이알피니까!
너의 브이아이피! 우리의 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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