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삶

by 이영진

천재의 삶


영진

미켈란젤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은 가난한 소년은 길거리에서 나무 조각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

​지나던 노신사가 늙은이 목 조각을 가리키며, ‘다 좋은데 이빨이 너무 충실하다’ 지적하자, 자존심이 상한 소년은

밤새 입 주변을 다시 조각하여 군데군데 이빨 빠진 노인네로 만들었다.

뒷날, 다시 산책길에 나선 노신사는 그 목 조각을 보고 감탄하여, 그 소년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같이 생활하며

교육을 시켜, 최고의 예술가로 만들었다. 그 노신사가 위대한 로렌초 데 메디치였다.

​예술을 아는 자본가가 어린 소년의 재능을 알아보고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는 천재 예술가로 만들어 낸 것이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후원의 가장 큰 원칙이다.

요즘, 후원 형태를 보면 후원자 취향에 맞게 간섭과 주문을 한다. 이래서는 제대로 된 예술이 이루어질 수 없다.

미켈란젤로가 로마에 가서 교황의 지시로 성당 천장화를 그리게 되었다. 그는 조각가이지 화가가 아니었음으로

거세게 항의했으나, 어쩔 수 없었다. 그의 라이벌이 그를 궁지로 몰아넣으려는 음모로 시작된 일이었다.

​화가 난 그는 교황에게 ‘승낙하지만, 간섭은 하지 말라’는 요구 조건으로,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를 그리게 되었다.

4년이라는 오랜 천장화 작업으로 온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누워서 그려야 했기 때문에 천정에서 떨어지는 물감이

눈에 들어와 말년에는 거의 보이지 않았고, 그 여파로 죽음을 맞았다.

그 어려운 여건에서도 주변의 간섭이 있었던지, 바티칸 성당 벽화 ‘최후의 심판’ 지옥 장면에 자신의 작품을 비난한

추기경 얼굴을 그려 넣었다. 지옥의 수문장 얼굴에 추기경 얼굴을 그려 넣었던 것이다.

​그것도, 뱀에게 성기를 물어 뜯겨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으로 그려 넣었다.

​그런 화가 자신도 천당에 갈 자신이 없었던지 지옥 장면에 자신의 얼굴도 그려 넣었다.

미켈란젤로라는 천재가 태어나 한 시대를 풍미하다 갔지만, 우리는 그가 남긴 업적을 아직도 누리며 산다.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는 말을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영원히 사는 것. 나를 남길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돈, 권력, 명예? 그 해답은 예술이 아닐까 싶다.

​젊어 죽은 ‘시인 윤동주’는 아름다운 시를 쓴 거 말고는, 해 놓은 게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이렇게 오래도록 빛나지 않는가.

오늘도 내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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