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 사용 설명서

Chapter 13. 결국 나도 나한테 글을 쓰고 있었다

by 유혜성

Chapter 13. 결국 나도 나한테 글을 쓰고 있었다


“누굴 위해 쓰는 거냐고요? 글쎄요,

쓰다 보면 결국 나한테 쓰고 있더라고요.”


처음엔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었다.

조금은 교만하게도 “내 글을 누가 읽고 위로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조금은 상처받은 사람인 척하면서, 그 상처 위에 연고처럼 문장을 얹기도 했다.


누군가는 내 글을 보고 말했다.

“와, 이거 제 얘기 같아요.”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속으로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건 사실, 제 얘기인데요…’


정작 위로받은 건 나였다.

글을 쓰는 동안, 내 안에 있는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으니까.


“야, 너 진짜 힘들었구나.”

“괜찮아. 나는 네 편이야.”


문장 하나하나가 누군가에게 건네는 말 같았지만,

사실은 전부 나에게 하는 말이었다.


어느 날의 에피소드.


회원 한 분이 내게 말했다.

“선생님, 요즘 글 너무 좋던데요. 읽으면 힘이 나요. 어떻게 사람 마음을 그렇게 잘 아세요?”


나는 잠시 멈칫했다.

그날 아침, 글을 쓰다 울었기 때문이다.

진짜 울었다. 키보드 위에 눈물 한 방울이 똑, 떨어질 정도로.


그 글은, 사실 나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넌 왜 자꾸 완벽하려고 해?”

“잘 못해도 돼. 그래도 너니까.”


그 문장을 다시 읽으며 또 울었고,

다 쓰고 나서야 비로소 숨이 좀 쉬어졌다.


그때 깨달았다.

아, 나 지금도 나한테 쓰고 있었구나.


창작자의 자문자답 Q&A

-창작자는 원래 조금 웃긴 존재입니다.


Q. 당신은 왜 글을 쓰나요?

A. 안 쓰면 미칠 것 같아서요.

글을 안 쓰면 내 머릿속은 홍수예요. 단어들이 둑을 넘치죠.

쓰면요? 물이 빠져요. 머리가 말라요. 좀 살 것 같아요.


Q. 그런데 왜 그렇게 힘들어 보여요?

A. 힘들어요.

내가 나한테 솔직하려면, 마음을 다 열어야 하거든요.

글이란 건 결국, 자기가 자기를 마주 보는 일이니까요.

그거, 은근히 고역이에요.


Q. 그럼… 안 쓰면 되지 않나요?

A. (웃음) 안 써봤죠. 근데요? 더 미쳤어요.

글 쓰는 스트레스를 글 안 쓰는 스트레스로 바꾸는 건…

그게 또 다른 스트레스의 지옥 루트예요.

차라리 씁니다. 울면서라도 씁니다.

그리고 결국 또 이렇게 말하죠.

“아… 이거지.”


Q. 창작자에게 제일 필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능력이요.

아니,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능력.

내가 나를 이해하지 못하면, 누구도 이해시킬 수 없거든요.


결국 모든 글, 모든 창작은 ‘나’로부터 시작돼요.

타인을 이해하는 건, 나를 이해한 뒤에야 가능한 일이니까요.

먼저 나에게 쓰는 글이, 결국 누군가에게도 닿게 됩니다.


결국, 이런 말을 하고 싶었다.

자기 계발서도, 동화도, 시도, 칼럼도

처음부터 누굴 위로하겠다고 쓴 글은 없다.


그냥 이런 질문에서 시작된 거다.

“나 왜 이렇게 아프지?”

“나 왜 이렇게 불안하지?”


그 질문에서 시작한 문장이,

어느 날 누군가를 감동시키는 글이 되었다.


그러니까,

당신이 쓰고 있는 그 글이 당신을 살리는 글이라면,

분명 누군가도 살아날 것이다.


창작은 결국, 자기 사랑의 다른 말이다.

자기를 감동시킨 글은 반드시 누군가를 감동시킨다.

자기 성장은, 결국 타인의 성장을 불러온다.


결국, 나도 나한테 글을 쓰고 있었고,

그걸 읽은 당신도 당신한테 위로받고 있는 중일지 모른다.


창작자 사용 설명서

-결국 나도 나한테 쓰고 있었다


기본 사양

1. 예민함: 기본 탑재

2. 감정 과부하: 일상

3. 상처 기억력: 사소한 말도 오래 저장

4. 감각 번역기: 장면 감정 문장

5. 주의: 감정을 외면하면 시스템 오류 발생


작동 원리

1. 마음이 아프다.

2. 머릿속 단어가 홍수처럼 넘친다.

3. 쓰지 않으면 무너진다.

4. 눈물 섞인 문장 하나, 살짝 꺼내본다.

5. “아… 이거지”라고 중얼거리며 다시 살아난다.


주요 기능

1. 문장을 통해 자기감정 정리

2. 나를 위로하다가 남도 함께 위로

3. 내 이야기를 하다 보면 누군가의 이야기와 닿음

4. 완벽하지 않아도, 진심이면 감동 가능


자주 묻는 질문

Q. 그렇게 힘든데 왜 계속 써요?

A. 안 쓰면 더 아프니까요.

이 고통은 내가 만든 것이라 견딜 수 있어요.


Q. 안 힘들면 안 써요?

A. 이상하게… 힘이 빠질수록 더 쓰게 돼요.

슬픔이 많을수록, 문장은 깊어져요.


Q. 창작은 누구를 위한 거예요?

A. 시작은 나. 결국엔 너.

나를 감동시켜야, 남도 감동해요.


Q. 안 쓰면 어떻게 되나요?

A. 불면, 초조, 과몰입, 갑자기 청소하기, 혼잣말 증가

(※주의 : 결국 노트북 켜게 됩니다)


사용 시 주의사항

1. “좋아서 하니까 괜찮겠네?”라는 말은 금지

2. 좋아하는 일도 ‘일’은 일입니다.

3. 쉬고 싶어도, 결국 다시 시작할 확률 95%

4. 격려보단 공감과 이해를 주세요.


꿀팁!

1. 힘들 땐 다른 방식으로 감정 표현하기

요리, 춤, 운동, 사진, 노래 등으로 감정을 순환시키면 다시 글로 돌아올 수 있어요.

2. 완벽하려 하지 마세요.

솔직함이 가장 강력한 기술입니다.


창작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다.

자기를 감동시킨 문장은,

어느 날 누군가의 가슴을 조용히 두드린다.


그게 창작자가 살아가는 방식이고,

그리고 당신도, 그런 사람일 수 있다.


당신의 글이 당신을 살린다면, 분명 언젠가, 그 글이 누군가를 살릴 거예요. 우리는 결국, 그렇게 살아남습니다. 그래요, 우리는 창작자니까요.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omet_you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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