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_나는 먹기 위해 운동한다: Eat, Move, Live!
“선생님, 저는 먹으려고 운동해요.”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이토록 당당하게 선언하는 그녀를 보며 나도 모르게 되물었다.
“운동하는 이유가… 먹기 위해서라고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웃었다.
“네! 저는 맛있는 걸 먹으려고 필라테스해요.”
많은 회원들을 만나왔지만, 이렇게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알고 보니, 그녀는 필라테스를 시작하기 전 몸무게가 44kg에 불과했다. 전체적으로 마른 체형에 근육은 거의 없고, 배만 볼록 나온 일명 ‘E.T 체형’.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는 것’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진심이었다. 맛집 리스트는 그녀만의 보물창고였고, 필라테스가 끝나면 어김없이
“선생님, 오늘은 어디에서 뭐 먹을까요?”라는 말이 그녀의 하루를 열었다.
그녀의 추천은 늘 정확해서, 어느 순간 나는 자연스럽게 그녀를 에버유 맛집 큐레이터’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심각한 얼굴로 찾아왔다.
“선생님… 저 이제…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어요.”
나는 순간 당황했다. 세상에 이토록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이 먹을 수 없다니! 인생 최대의 위기였다.
“왜? 무슨 일인데요? “
“배가 너무 나와서 위가 눌려버렸어요.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 위가 부담스럽고 속이 더부룩해서 즐길 수가 없어요.”
결국 그녀는 결심했다.
“먹으려면 운동해야겠다! 그리고 그냥 운동이 아니라 죽을 각오로 운동해야겠다!”
그렇게 그녀는 주 5일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도, 맛집 탐방은 여전히 그녀의 일상 속 즐거움이었다.
매일 운동이 끝나기도 전에 “선생님, 오늘 운동 끝나면 냉면 먹으러 갈 거예요!”
다른 날엔 “일본식 돈가스 맛집 생겼대요. 오늘은 거기 갈 거예요.”
운동 후 다음 식사를 계획하는 것이 그녀에겐 하나의 루틴이자 소소한 행복이었다.
처음에는 웃겼다. 운동을 하면서 동시에 다음 식사를 고민하는 그녀가 귀여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었다. 우리는 잘 먹어야 잘 움직이고, 잘 움직여야 잘 살아갈 수 있지 않은가?
운동을 하지 않고 먹기만 하면?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운동만 하고 제대로 먹지 않으면?
근육도 안 생기고, 힘도 나지 않는다.
결국 우리는 먹고, 움직이고, 또 먹고, 다시 움직이며 살아가야 한다. 이 단순한 원리를 깨달은 나는, 이제 회원들에게 자신 있게 말한다.
실제로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잘 먹는다. 필라테스를 하면 몸이 바르게 정렬되고, 코어가 단단해진다. 몸의 균형이 잡히면 자연스럽게 소화 기능도 활발해지고, 더 건강하게 잘 먹을 수 있다.
필라테스는 엄연한 근력 운동이다. 일부 사람들은 운동하는 몸이 다소 통통해 보인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살이 아니라 근육이다. 잘 먹고, 운동을 잘한 결과가 만들어낸 건강한 조화이자, 에너지가 살아 있는 몸이다.
그렇다면 왜 운동하는 사람들은 다 잘 먹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운동하려면 힘이 필요하고, 그 힘은 결국 음식에서 나온다.
필라테스 강사인 나도 처음에는 먹기 위해 운동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운동하기 위해 먹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음식을 찾게 되고, 영양가 높고 몸을 건강하게 유지해 주는 음식에 관심이 생겼다.
결국 우리는 본능적으로 먹어야 하고,
그만큼 본능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회원들에게 이렇게 외친다.
“여러분, 먹고 싶다면 운동하세요!
그리고 운동하려면 잘 먹어야 합니다!”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먹고, 움직이고, 살아가야 한다.
그러니 오늘도 잘 먹고, 잘 움직이고, 그리고 잘 살아가자.
그리고 혹시 여러분도 필라테스를 시작하게 된다면,
아마 나처럼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라도
운동을 계속하게 될지도 모른다.
살고 싶다면 움직이고(Live), 움직이려면 먹어야 한다(Move), 그리고 이왕이면 맛있게 먹자(Eat).
Live, Move, Eat!
이 간단한 진리를 잊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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