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라이킷 31 댓글 19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필라테스 강사의 맛있는 인생 수업

EP.1_배고픈 필라테스 강사의 고생 다이어트?

by 유혜성 Mar 04. 2025
아래로


배고픈 필라테스 강사의 고생 다이어트, 그리고 맛있는 인생 수업


“배고프다…”


나는 오늘도 필라테스 레슨을 마친 후, 속삭이듯 중얼거린다.


"강사님은 하루 종일 운동 하니까 다이어트 걱정 없으시겠어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어색한 웃음을 짓는다. 아니다. 진짜 아니다.

필라테스 강사는 늘 운동하지만, 정작 내 몸을 챙길 시간은 없다. 수업하고 상담하고, 회원들 식단까지 체크하다 보면 하루 세끼? 그게 뭐였지?


배고픔은 필라테스 강사인 내 일상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봤다.

어라? 내 몸이... 너무 말랐다?

탄탄했던 근육은 어디로 가고, 날씬을 넘어 앙상해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와, 선생님 몸매 너무 좋아요!"라고 했지만, 나만 알았다. 이건 건강한 게 아니야.

필라테스 강사의 배고픈 일상필라테스 강사의 배고픈 일상

배고픈 필라테스 강사의 하루


아침 6시.

알람 소리에 눈을 뜬다. 물 한 잔 들이켜고, 출근. 첫 수업을 시작하고, 다음 회원, 또 다음 회원. 그렇게 오전이 지나고 문득정신을 차리면 오후 3시.


"어? 나 오늘 아무것도 안 먹었네?"


카운터에 놓인 바나나를 허겁지겁 먹고 다시 수업. 저녁이 되면 이어지는 수업과 상담, 때론 행정 업무까지.

게다가 SNS에 업로드할 영상도 찍어야 한다. 그리고 밤 10시, 집에 돌아와 냉장고를 열어본다.

'뭐 먹지?' 배가 너무 고픈데, 또 너무 피곤하다. 그래서 대충 먹는다. 배를 채우기 위한 식사. 가끔은 그냥 잠들어버리기도 한다.


과거에도 그랬다. 배고픔이 그저 고통이었고, 허겁지겁 아무거나 먹어치우는 것으로 해결했던 시절이 있었다.

기자였을 때는 마감에 쫓겨 밥 먹을 시간도 없었고, 교수였을 때는 강의 사이에 허기를 때우느라 편의점 삼각김밥으로 연명했다. 그때의 나는 배고픔을 그냥 참아내야 하는 장애물처럼 여겼다. 그리고 참을 수 없을 때는 폭식으로 이어지곤 했다.

배고픔이 주는 깨달음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는데?'

필라테스를 가르치는 내가 정작 내 몸을 혹사시키고 있었다. 과거 운동하지 않았던 시절과는 달라야 했다.

’ 운동을 하는 사람은 먹어야 해. 제대로, 균형 있게 ‘

그때부터였다. 배고픔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기 시작한 게.


처음엔 그저 무조건 참았다.

‘다이어트는 참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 참는 게 아니라 '즐기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공복의 시간이 힘든 게 아니라, 몸을 가볍게 만드는 시간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공복 후 따뜻한 한 끼가 얼마나 소중 한지도 알게 되었다.


원래 계획한 다이어트가 아니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습관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간헐적 단식을 실천하고 있었다. 원래 계획했던 다이어트가 아니라, 그냥 내 ‘생활 패턴‘이 그렇게 변해갔다.

하루 종일 바쁘게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정한 시간에만 먹게 되고, 그러면서 내 몸의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배고픔이 단순한 고통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거다. 오히려 비우고 나서 먹는 한 끼는 내 몸과 마음을 채우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배고픔을 참는 것이 아니라,

배고픔을 즐기는 법을 배운 것이다.


필라테스를 하면서 배고픔을 제대로 느낄 줄 알게 되었고, 공복을 즐길 줄 알게 되었다. 배고픔의 감각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나니, 먹는 기쁨도 달라졌다.


아무거나 허겁지겁 먹는 것이 아니라, 한 끼를 천천히 음미하게 되었다. 따뜻한 국물이 몸을 타고 내려가 온몸을 데워줄 때의 위로, 공복 후 첫 끼에서 느껴지는 행복감, 씹을수록 퍼지는 재료 본연의 맛. 필라테스가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든 것처럼, 음식도 내 삶을 더욱 균형 있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필라테스로 몸을 건강하게, 음식으로 내 삶을 균형있게필라테스로 몸을 건강하게, 음식으로 내 삶을 균형있게


필라테스 강사의 맛있는 인생 수업


이제 나는 배고픈 필라테스 강사가 아니다. 배고픔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무작정 참지도 않는다. 대신, 공복을 즐기고, 맛있게 먹는다. 회원들에게도 이야기한다.


“운동하는 사람은 꼭 잘 먹어야 해요. 균형 있게, 즐겁게.." 그리고 그 균형 속에서 진짜 다이어트가 이루어진다는 걸 이야기한다.


“선생님, 저 다이어트하려고 샐러드만 먹어요.”라며 힘없이 말하는 회원에게 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배고픈 다이어트 하지 마요. 대신 맛있는 인생 공부를 해봐요.”


회원들은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하지만, 점점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 먹는다는 건 단순한 칼로리 계산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위한 균형 잡힌 선택이라는 것. 맛있는 한 끼가 주는 위로와 만족감이 운동의 기쁨과 맞물릴 때, 다이어트도 더 이상 고생이 아닌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것.


우리 삶은 결국 ‘먹고사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살기 위해 먹고, 먹기 위해 살고!

그런데 그 과정에서 오는 작은 기쁨들을 놓치면 안 된다. 단순한 생존을 위한 식사가 아니라, 한 끼 한 끼를 즐기는 것.

운동을 통해 몸을 가꾸면서도, 맛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 그게 내가 배운 필라테스 강사의 진짜 다이어트 비법이다.

운동을 통해 몸울 가꾸면서, 맛있는 인생을 살아가자

배고픔과 친해지다


배고픔을 적으로 삼았던 나는 이제 배고픔과 친구가 되었다. 필라테스를 하고, 공복을 즐기고, 그리고 한 끼를 제대로 음미한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필라테스를 하며, 맛있는 인생 공부를 이어간다.


이제, 여러분도 배고픔을 즐길 준비가 되었나요?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omet_you_




월, 화, 수, 목, 금 연재
유혜성 작가의
작가의 연재를 응원하고 작품을 함께 완성해 보세요.
응원한 사람들 목록

one u님이 이 글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이전 01화 필라테스 강사의 맛있는 인생 수업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