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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강사의 맛있는 인생 수업

밥 한 끼의 철학: 마라탕과 마라샹궈 - 얼얼한 맛 속에서 배우는 열정

by 유혜성

처음의 두려움을 넘어서, 새로운 맛의 세계로


나는 마라탕을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 마라샹궈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회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문득 깨달았다. “어제 뭐 드셨어요?” “마라탕이요!” “점심에 뭐 드셨어요?” “마라샹궈요!”


마라탕과 마라샹궈. 둘 다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던 내가 마침내 이 얼얼한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 건 회원들의 뜨거운(?) 권유 덕분이었다.


“선생님, 마라탕도 안 드셔보셨어요?”

“마라샹궈는요?”


마치 세상에 태어나 단 한 번도 초콜릿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을 본 듯한 반응이었다. 처음엔 ‘그게 그렇게 맛있을까?’ 싶었지만, 도대체 이걸 모르면 대화에 끼기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침내 결심했다. 나도 한 번 먹어보겠노라고.

도대체 마라탕과 마라샹궈가 뭐길래 이렇게 자주 등장하는 걸까? 유행을 따라가지 못하는 기분도 들었고, 회원들과의 대화에서도 어쩐지 나만 소외되는 느낌이었다.

마라탕과 마라샹궈를 직접 경험해 보자!


미식가 친구를 소환했다. “너 마라탕 먹어봤어?” “당연하지! 마라샹궈도 맛있어. 같이 가자.” 그렇게 우리는 마라 전문점으로 향했다.

단골이 된 ‘라와 마라탕’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 각종 재료들이 줄지어 있었고, 마치 뷔페처럼 원하는 재료를 직접 골라야 했다. 친구가 말했다. “네가 좋아하는 걸 고르면 돼. 채소도 좋고, 버섯도 좋고, 고기나 해산물도 추가할 수 있어.”


나는 신중하게 재료를 선택했다. 청경채, 목이버섯, 숙주나물, 차돌박이, 그리고 당면과 떡을 추가했다. “이제 국물 맛을 정해야 해. 맵기는 어때?” 친구가 물었다. 나는 처음이니 기본 맵기로 도전했다.

생애 첫 마라탕 도전기

얼얼한 한 입, 인생의 매운맛을 맛보다


드디어 첫 마라탕을 맛보는 순간! 국물을 한 숟갈 뜨자 혀끝이 얼얼했다. 화끈한 매운맛과 깊은 향신료의 조화, 그리고 고소한 국물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오, 생각보다 괜찮은데?”라고 말하며 한입, 두 입 더 먹었다. 마라탕의 매력은 단순히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얼얼한 맛이 점점 중독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이었다.

마러샹궈와 마라탕

다음은 마라샹궈 차례였다. 마라탕과 비슷한 재료지만, 국물 없이 볶아낸 형태였다. 마치 얼큰한 중국식 볶음 요리 같았고, 불향이 가득했다.


이거야말로 불맛의 진수네.”


국물 없이도 진한 감칠맛이 입안을 감쌌고, 쫄깃한 당면과 떡, 고소한 차돌박이가 씹는 즐거움을 더했다.


그렇다면 마라탕파와 마라샹궈파의 차이는 뭘까?


마라탕 파는 국물에 푹 빠져 얼큰하게 즐기는 타입. 한 숟갈 뜨면 몸이 따뜻해지고, 국물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마셔야 직성이 풀린다. 반면 마라샹궈 파는 불향 가득한 강렬한 맛을 선호한다. 볶음 특유의 짙은 맛과 쫄깃한 면을 음미하는 게 매력이다.

인생도 마라탕과 마라샹궈처럼 균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렵다. 왜냐하면, 인생도 마라탕과 마라샹궈처럼 균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물의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날이 있고, 강렬한 불맛이 필요한 날도 있다. 그러니 굳이 하나만 고를 필요가 있을까?

마라탕도 좋고, 마라샹궈도 좋다. 둘 다 내 인생의 맛이다.

매운맛이 주는 해방감, 스트레스 날리는 마라의 매력


처음엔 마라탕과 마라샹궈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한때 한국에서 마라탕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위생 문제도 많았고, ‘쓰레기 마라탕’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하지만 유행이 지나고 난 후, 살아남은 곳들은 확실히 다르게 운영되고 있었다. 진짜 맛있고 깔끔한 곳들이 남아 있었고, 그런 집들을 찾으니 마라의 진정한 매력을 알게 되었다.

운동이 스트레스를 풀어주듯, 매운맛도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운동처럼 자극도 필요하다, 뜨겁고 얼얼한 인생의 맛


운동이 스트레스를 풀어주듯, 매운맛도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매운맛은 엔도르핀을 분비시켜 기분을 상쾌하게 해 주고, 혈액순환을 도와 몸을 따뜻하게 만든다. 그래서 가끔은 얼얼한 맛이 필요하다.


몸과 마음을 리셋하고 싶을 때, 뜨거운 열정이 필요할 때, 나는 다시 마라탕과 마라샹궈를 찾을 것이다.

몸과 마음을 리셋하고 싶을 때, 뜨거운 열정이 필요할 때, 나는 다시 마라탕을 먹울 것이다.

이제 나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나도 마라탕을 먹을 줄 아는 사람이에요. 마라샹궈도 좋아해요. 탕이냐 볶음이냐? 선택 못 해요! 둘 다 먹어야 해요!”

얼얼한 맛 속에서 배우는 열정


인생도 그렇다. 때로는 뜨겁고 얼얼한 맛이 필요하고, 때로는 따뜻한 국물 같은 위로가 필요하다. 항상 담백한 것만 먹을 수는 없다. 가끔은 매운맛으로 자극을 주며 살아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균형을 맞추며, 열정 가득한 하루를 보낸다.

오늘도 균형을 맞추며, 열정 가득한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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