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함을 안아 주는 감성 에세이
오래전, 나는 카페 창가 구석에 홀로 앉아 있었다.
그날의 하늘은 유난히 불안정했다.
구름은 한쪽으로 길게 찢겨 있었고, 바람은 그 조각들을 이리저리 흩어 놓았다.
완벽한 모양의 구름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어수선한 하늘이 더 아름다워 보였다.
그 순간, 마음속에서 한 문장이 조용히 떠올랐다.
“사랑해, 약함까지도.”
짧고 단순한 문장이었지만, 그 한 줄이 내 안의 무언가를 깊게 흔들었다.
나는 깨달았다.
내가 끝내 기록하려는 것은 반듯한 강함이 아니라,
그렇게 흩어지고 흔들리는 불완전함이라는 것을.
삶은 결국 그날의 하늘과 닮아 있었다.
조금 찢겨 있고, 조금 비뚤어지고, 그래서 더 살아 있는.
그리고 바로 그 틈 사이로만 진짜 빛이 스며든다는 것을.
그날 이후 나는 생각했다.
불완전함이야말로 우리를 인간답게 만든다고.
우리는 늘 완전해지고 싶어 한다.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며,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며 강한 척 살아간다.
나 역시 그랬다. 기자였을 때도, 교수였을 때도, 그리고 필라테스를 시작했을 때도.
하지만 현실의 나는 자주 무너졌고, 우울했고, 흔들렸다.
그리고 그 무너짐 속에서 오히려 배웠다.
진짜 삶은 완벽함이 아니라, 흔들림을 견디는 연습이라는 것을.
결국 우리의 깊이는 강함에서 자라지 않는다.
약함에서, 두려움에서, 그리고 다시 일어나려는 마음에서 자란다.
심리학은 그것을 ‘불안’이라 부르고,
철학은 ‘인간의 조건’이라 말한다.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고 싶다.
.
이 책에는 많은 불완전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모두 나의 거울이었다.
어린 왕자는 여우와 장미 앞에서 사랑을 배우며 흔들렸고,
데미안의 싱클레어는 자기 안의 빛과 어둠 사이에서 방황했다.
인어공주는 목소리를 잃고도 사랑을 꿈꾸었고,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보잘것없지만 서로를 지켜주었다.
미운 오리 새끼는 본래부터 백조였으나, 자신을 믿지 못했다.
헨젤과 그레텔은 길을 잃고도 끝내 서로를 붙잡았고,
행복한 왕자는 제비의 날갯짓으로 다시 빛을 되찾았다.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는 언제나 실패했지만 상상으로 버텨냈고,
올라프는 녹아내릴 줄 알면서도 사랑의 말을 건넸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화려한 갑옷 속에 불안을 숨긴 영웅이었다.
나는 왜 이토록 불완전한 존재들에게 끌렸을까.
그들의 흔들림 속에서 내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이자, 결국 우리의 이야기였다.
불완전함은 패배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에게 다가가는 방식이며,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증거다.
우리는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에게 기대고, 상처받기에 서로를 안아 준다.
행복한 왕자는 제비가 있어야 빛날 수 있었고, 아이언맨은 페퍼 포츠 덕분에 영웅이 될 수 있었다.
스누피는 늘 엉뚱했지만, 옆에는 언제나 우드스탁이 있었다.
백설공주도, 인어공주도, 미운 오리 새끼도 혼자가 아니었다.
그들의 불완전함은 서로를 잇는 다리가 되었고, 그 다리 위에서 우리는 다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우리 삶도 그렇다.
강한 순간이 우리를 구하지 않는다.
약한 순간이 우리를 구한다.
약함을 인정하는 바로 그때, 우리는 도움을 청하고 손을 잡는다. 구원은 대개 그 연결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완벽한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다.
흔들리는 사람, 불안한 사람, 상처받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당신은 누군가의 백설공주일 수도 있고, 헨젤일 수도 있으며, 작은 제비일 수도 있다.
어쩌면 아이언맨처럼 갑옷 뒤에 흔들리는 영혼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괜찮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하다.
그 불완전함 속에 이미 우리의 빛이 숨어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고백하고 싶다.
나는 강해서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약했기에, 불완전했기에 쓸 수 있었다.
당신도 자신의 불완전함을 사랑해 주기를 바란다.
그 고백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작은 빛이 될 테니까.
불완전한 우리를 위하여.
이 책은 그 고백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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