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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크를 좋아해

에필로그 - 다시 좋아할 준비가 된 우리에게

by 유혜성

에필로그 - 다시 좋아할 준비가 된 우리에게


비가 그친 뒤 공기가 맑아지듯

마음이 아주 조용히 환해지는 순간이 있다.

<라이크를 좋아해>를 쓰며 나는

그 한순간을 독자와 함께 찾아가는

길고도 따뜻한 산책을 했다고 느낀다.


우리는 처음엔 아주 작은 감정부터 복구했다.

좋아함의 문장을 다시 쓰는 법,

취향의 국적을 찾는 법,

문지방 앞에서 머뭇거리는 마음을 다독이는 법.

어떤 날은 좋아하지 않을 권리를 허락했고,

어떤 날은 우정의 온기로 서로를 지탱했다.


그리고 마침내

Like에서 Love로,

Love에서 ‘Love를 사랑해’까지

우리는 처음보다 훨씬 더 섬세한 감정들을 함께 건너왔다.


이 여정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방식으로

우리 각자의 감정을 업데이트하고,

때로는 재부팅(Reboot)하는 시간이었다.


1. 우리가 건너온 ‘작은 감정의 교실들’


돌아보면,

이 책이 말하려 했던 사랑은

드라마 같은 대단한 사랑이 아니었다.


우리는 아주 작은 틈을 살폈다.

문지방에서 멈칫하던 순간,

관계의 온도가 식은 건지

업데이트가 필요한 건지 고민하던 그 미세한 흔들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서 고민했지만

사실은 감정이 다른 자리로 이주하고 있었던 순간.

취향에도 국적이 있다는 발견,

그 국적이 결국 내 존재의 좌표라는 사실.


이걸 함께 바라보며

우리는 감정의 탄력성을

아주 조금씩 회복해 갔다.


정식 이름을 붙이자면

이 여정은 감정 리부트 수업,

혹은 감정 리포트(Report)였다.

우리가 매일 조금씩 쓰고 제출한

내 마음의 관찰기록.


2. 당신과 내가 함께 만든 연습장


독자들은 거대한 고백을 남기지 않았다.

대신, 나를 미소 짓게 한 말들이 있었다.


“죽은 줄 알았던 Like·Love 세포가 살아나는 것 같아요.”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문장이 내 마음을 천천히 움직이게 해 줬어요.”

“연애가 아니어도 내 삶을 다시 좋아하게 됐어요.”

“이 책을 읽고 잊고 있던 감정을 다시 찾았아요 “


나는 이 말들을 볼 때마다

마치 감정 실험실의 연구자가 된 기분이었다.

댓글창은 하나의 작은 ‘감정 실험실’이었고,

당신들은 각자의 감정 리포트를

조금씩 업데이트하며

조용히 성장해 가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격한 반전 없이,

하지만 놀라울 만큼 자연스럽게

감정의 회복력을 되찾았다.

좋아함의 리듬을, 사랑의 속도를

각자의 템포로 다시 배웠다.


3. Like의 기술에서 Love의 기술까지


우리는 처음에 이렇게 인사했었다.

“안녕, 나는 너를 좋아하려고 왔어.”


좋아함은 취향을 만들었고,

취향은 삶의 방향을 만들었고,

그 방향은 결국

우리가 사랑하고 싶은 세계를 만들었다.


좋아함이 심장을 뛰게 했다면,

사랑은 그 심장이 오래가도록

숨을 맞추고 속도를 조율하는 기술이었다.


불꽃이 아니라 불씨,

격정이 아니라 습관,

한순간의 폭발이 아니라

천천히 쌓여가는 계절의 온기.


Love는 Like 위에 쌓인 층이 아니라,

Like가 깊어지며

다음 계절을 맞이하는

또 하나의 장면이었다.


4. 다음 계절을 향해, 우리가 할 일


이제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의 마음에는

세 가지 문장이 조용히 남아 있을 것이다.


Like me - 나를 좋아하는 법

Like you - 너를 좋아하는 마음

Like life - 삶을 다시 좋아하는 기술


그리고 그 아래 아주 조용히 이어지는 한 줄.


Love… 다시 해봐도 좋겠다.


사랑은 완성된 감정이 아니라

다시 배우는 연습이고,

좋아함은 끝나는 감정이 아니라

모양을 달리하며 우리를

다음 계절로 데려가는 힘이니까.

마지막 인사


안녕, 오늘의 당신.

우리는 여기까지 정말 잘 걸어왔어요.


이제부터는

각자의 계절로,

각자의 온도로,

각자의 속도로 걸어가면 돼요.


하지만 혹시 아나요?

다음 시즌에서

우리가 다시 만나

감정의 체력,

감정의 기술,

마음의 리듬에 대해

조금 더 깊고 다정한 수업을

함께 듣게 될지도 모르죠.


그때도 나는

아마 이렇게 인사할 거예요.


안녕,

나는 오늘도…

너를 좋아해.


그리고 아주 작은 속삭임처럼 덧붙이겠죠.


어쩌면, 사랑일지도 몰라.

그건… 다음 시즌에서 이야기할게.

함께 해줄 거지?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시즌1을 함께 건너온 당신에게


안녕하세요,

<라이크를 좋아해>를 끝까지 함께 읽어준 당신.


이 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지금,

나는 제일 먼저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좋아함에 대해 쓴 글을 이렇게 오래, 진심으로

함께 걸어준 사람들이 있다는

그게 먼저 기적이었으니까요.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저는 단순히 ‘좋아요 버튼의 정서’를 쓰고 싶었던 게 아니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나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계속 좋아해 보기 위해

이 책을 시작했어요.

좋아함이란 감정이 얼마나 연약하고 쉽게 흔들리는지,

얼마나 작은 자극에도 흔들리고 사라지는지,

그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느끼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댓글창에서, 메일함에서, 수업 끝나고 카톡으로

여러분이 남겨준 작은 문장들을 읽으면서

저는 뜻밖의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어요.


“나도 좋아함을 다시 배우고 있어요.”

“문지방 앞에서 머뭇거리는 내 마음을 보는 것 같아요.”

“처음엔 Like였는데, 이제는 Love를 믿어보고 싶어요.”

“죽은 줄 알았던 감정이 살아나는 것 같아요.”


그 말들 덕분에

이 책은 단순한 에세이가 아니라

감정 리부트 수업이 되었어요.


우리는 함께 감정을 분해했고,

좋아함의 국적을 찾고,

관계의 온도를 체크하고,

문지방을 넘는 연습을 하며

아주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함께 성장했어요.


이건 내가 혼자 만든 결과가 아니라

철저히 ‘우리’가 함께 만든 작은 기적이었어요.

당신이 남겨준 댓글들이

하나의 감정 실험 데이터가 되어

이 프로젝트는 살아 있었고,

업데이트되었고,

조금씩 확장되었어요.


그래서 이제 말할 수 있어요.

저는 <라이크를 좋아해>를 쓰면서

“좋아함의 힘”을 다시 믿게 되었어요.

그 감정이 얼마나 근사하고,

얼마나 사람을 움직이게 하고,

얼마나 인생을 구원하는지.

그걸 여러분이 직접 보여줬어요.


그리고… 시즌2가 열린다면?


만약 시즌2가 열린다면

저는 이렇게 하고 싶어요.


감정을 더 깊고 섬세하게 해부하는

업데이트 버전의 감정 리포트,

좋아함을 오래 유지하는

감정의 체력 관리법,

관계의 속도를 맞추는

사랑의 기술 실험실,

그리고

삶을 다시 사랑하게 만드는

감정의 근력 운동 같은 챕터들.


우리가 함께 쌓아온 이 감정의 기초 위에

조금 더 단단하고,

조금 더 성숙하고,

조금 더 내밀한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보고 싶어요.


물론, 시즌2가 열릴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요.

제가 다시 글을 쓰고 싶어지는 건

항상 당신 덕분이었다는 것.


여기까지 함께 걸어줘서,

기억해 줘서,

댓글창에서 나와 같이 고민해 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당신이 있어

이 글은 완성됐어요.

당신이 있어

나도 성장했어요.

당신이 있어

“좋아함”이라는 감정을

나는 더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러니 마지막 페이지에서

나는 아주 조용히,

그리고 조금은 장난처럼,

이렇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당신을…

좋아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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