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서 한없이 작아질 때

단식에 도전

by 유쾌한 주용씨

- 단식에 대해 알고 싶다면? <SBS 스페셜 2019 끼니반란>


단식에 대해 관심 갖게 된 건 <SBS 스페셜 2019 끼니반란>를 시청하고 난 후부터였습니다. 1부 간헐적 단식에서 하루 8시간 안에 모든 식사를 끝내고 16시간은 공복을 유지하는, 16:8 간헐적 단식을 소개했습니다. 식사 시간은 짧고, 공복 시간은 길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겁니다.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언제 먹느냐가 중요하다는 거예요. 언제 먹는 것이 더 효과가 큰지, 최적의 공복 시간에 대한 실험도 진행했습니다. 아침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먹는 아침형 단식과 오후 3시부터 밤 11시까지 먹는 저녁형 단식 중에 아침형 단식의 효과가 더 컸습니다. 8시간 동안은 세 끼를 다 먹어도 되는데 야식 없이 저녁 시간을 잘 넘겨야 성공할 수 있겠죠. 아침형 단식은 저녁형 단식에 비해 체중과 내장 지방이 줄어드는 다이어트 효과뿐만 아니라 건강을 나타내는 수치에 있어서도 놀라운 긍정적 결과를 보였습니다.


밤 11시에 잠들어 아침 7시에 일어나는 사람이라면 아침 8시에서 저녁 8시 사이에 8시간의 식사 시간을 갖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즉, 일어나서 1, 2시간 후부터 잠들기 2, 3시간 전으로 자신의 생체 리듬에 맞게 8시간의 식사 시간을 정하라는 말이죠. 저의 경우는 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0시쯤 잠드니까 아침 7시에서 밤 7시 사이에 8시간을 정해서 식사를 하면 됩니다. 제게는 아침형 단식, 아침 9시에서 오후 5시까지의 식사 시간이 잘 맞을 것 같습니다. 간헐적 단식을 습관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SBS 스페셜 2019 끼니반란> 2부 먹는 단식, FMD의 비밀이 방송됐습니다. 5일 동안 단식을 진행하면 우리 몸에 엄청난 긍정적 변화가 있다는 연구 결과와 함께 먹어도 단식 효과가 나는 식단을 공개했습니다. FMD(Fasting Mimicking Diet)는 단식 모방 식단을 뜻하는 말입니다. 의사 부부 중 남편은 FMD 식단으로, 아내는 물단식으로 도전했어요.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먹지 않는 물단식은 지속하기가 어려웠고 어지럼증이나 난청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 5일째 중단했습니다. 그에 비해 FMD 식단을 한 남편은 비교적 편하게 단식을 마쳤고, 체중과 허리 치수의 변화(체중 -4kg, 허리 치수 -3cm 이상 감소)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건강한 변화를 경험하고 스스로 그 결과에 놀라워하더군요.


5일 FMD 식단의 결과를 방송으로 보니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내 몸을 통해 직접 확인하고 싶었어요. 우선 시장에 가 FMD 식단 재료를 사고, 다이소에 가서 주방용 계량 저울과 계량컵, 계량스푼까지 장만했습니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몸이 가벼워질 것 같은 기대로 설레더라고요. 새로운 도전은 일상에 기분 좋은 긴장이 됩니다. 주말이 되면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서 홀로 단식을 고집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월요일에 시작해서 금요일까지 딱 5일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혼자 먹을 분량은 얼마 안 되지만 종류별로 빠짐없이 구입하다 보니 꽤 많은 양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우리 가족들도 건강한 식단으로 일주일을 살게 됐으니 좋은 거죠. 평소에 사지 않았던 식재료가 많았습니다. 제가 만든 다이어트 음식이 어떤 맛일지 살짝 기대가 되더군요. 아침 내내 FMD 식단 체크하고 장보느라 배고픈 줄도 모르고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장 본 것들 정리를 끝내고 오후 4시가 되어서야 1 일차 식단을 준비했습니다. 평소에는 즐겨 먹지 않았던 채소의 신선함과 알록달록한 색감이 기분마저 상쾌하게 하더라고요. 1 일차 식단은 샐러드와 고구마였습니다. 계량 저울을 이용해 재료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준비했어요. 나만을 위한 건강한 한 끼를 준비하는 기분이 새로웠습니다. 요리를 처음 배우는 새댁처럼 설레기까지 하더군요. 소꿉놀이하는 아이처럼 나풀나풀 주방을 오가고, 저도 모르게 때늦은 캐롤까지 흥얼거렸답니다.


하루에 한 끼, 소중한 식사라 그런지 아주 천천히 재료 하나하나 맛과 식감을 음미하며 먹었습니다. 먹을 때는 꽤 포만감이 생겨서 FMD 식단 별거 아니네 하는 건방진 생각을 잠깐 했답니다. 그런데 2시간쯤 지나니 슬슬 허기가 느껴지더라고요. 먹는 것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 홈요가 1시간을 했습니다. 명상하듯 느린 속도로, 한 동작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하타요가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확실히 효과가 있습니다. 다이어트 기간 중엔 으레 예민해지기 마련입니다. 가족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그래서 가족들을 위해 저녁 준비와 디저트까지 완벽하게 챙기고 5일 동안 FMD 식단으로 단식을 할 거라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렇게 먹고 살겠냐, 어차피 그 시기 지나면 도로 아미타불이다' 라며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지만 새로운 경험을 해 본다는 게 우선 재미있습니다.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겠죠. 결과가 기대만큼 아닐 수도 있고요. 그래도 한 번 시도해봤고 몸소 느껴봤다는 데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이 다이어트와 건강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으니 결코 무모한 도전은 아닐 거라 믿습니다.


2 일차엔 FMD 식단을 한꺼번에 먹지 않고 낮 12시에 샐러드, 5시에 비빔밥으로 나눠 먹었습니다. 똑같은 양이라도 하루에 두 번 먹을 수 있다는 희망이 사람을 좀 여유롭게 하는 것 같았어요. 샐러드를 오래오래 씹으며 아끼면서 먹었습니다. 양상추의 아삭거림이 상쾌하더라고요. 오후 4시쯤 FMD 식단 2일째 주메뉴인 두부된장양념 채소비빔밥을 요리했습니다. 모든 재료를 주방용 저울로 정확히 계량해서 준비했어요. 채소를 들기름 약간(10g)으로 살짝 볶아 현미밥에 두부된장(된장 20g에 두부 20g을 마구 섞어줌)과 함께 곁들입니다. 1 일차엔 냄새도 맡지 못했던 밥을 보니 너무 반가웠습니다. 게다가 기대 이상으로 맛있더라고요. 담백하고 건강한 맛이에요. 채소비빔밥은 평소에도 자주 해 먹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이어트의 적이라는 국물을 먹지 않게 된다는 것도 FMD 식단의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차와 커피로 2, 3 일차의 배고픔을 잘 견뎌냈습니다. 배고픔에 익숙해진다는 건 앞으로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도 아주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샐러드를 먹는데 구운 아몬드가 너무 고소했어요. 한 알을 다섯 번 이상 씹고 또 씹었습니다. 전에는 세, 네 개를 한꺼번에 입에 털어 넣은 적도 있었는데 그때의 맛이 아니었어요. 많지 않으니 소중하고, 한참을 음미하니 새로운 맛이 느껴졌습니다. 오후 4시, 오늘의 주메뉴 깻잎말이 꼬마김밥을 준비했습니다.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는 깻잎, 시금치, 단무지, 당근, 우엉뿐이에요. 시금치는 간을 하지 않았어요. 우엉은 채로 된 것을 마트에서 사서 식초를 탄 물에 담가 놨다가(우엉을 다루는 건 처음이라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우엉은 아린 맛을 없애기 위해 이런 작업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간장과 물, 설탕을 약간 넣고 달달 볶았습니다. 평소 냉동실에 넣어 두는 현미밥을 전자레인지에 해동시켜 160g을 준비합니다. 하루에 딱 한 번, 밥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가족을 위해 싸는 보통 김밥에 비해 빈약하지만 색감 좋고 간이 거의 되지 않은 날것의 재료들이 건강해 보입니다. 평소에 혼자 밥을 먹을 땐 냉장고에 있는 반찬통 그대로 꺼내 놓고 대충 먹었는데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겨자소스까지 만들어(재료에 적혀 있는 겨자, 물, 간장, 설탕을 섞어서 만들었어요.) 제대로 세팅해서 꼬마 김밥 하나하나 천천히 음미하며 먹었습니다. 당근, 우엉, 시금치, 단무지의 식감이 하나하나 느껴지고, 현미밥의 알갱이까지 살아있는 맛이었어요. 외출할 때 다이어트 도시락으로 준비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백지를 한 장 갖다 놓습니다. 그리고 그걸 반으로 접습니다. 한쪽에는 어려운 일을 적습니다. 다른 한쪽에는 다행이고 감사한 일을 적습니다. 그러나 어느 한 번도 한쪽만 채워지는 적은 없었습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반드시 좋은 일도 있었습니다. 사는 게 그런 것 같습니다.”

강원국 『대통령의 글쓰기』 p.311~312


김대중 대통령이 하신 말씀이랍니다. 정말 그런 것 같아요. 배고픔을 참고 먹고 싶은 걸 외면하는 건 고통이지만 먹는 단식, FMD 식단 경험을 통해 다행이고 감사한 일도 많습니다. 식재료의 중량을 하나하나 체크하니 깻잎 한 장의 무게까지도 느껴지고 모든 음식 재료가 하나하나 소중합니다. 배불리 먹으면서도 감사한 줄 모르고 당연하게만 생각했는데 음식을 만드는 자세, 먹을 때의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 같았어요.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느껴지지 않던 것이 느껴지니 하루의 감정들이 풍성해졌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FMD 식단 3 일차가 지나갔습니다. 이제 이틀 남았어요. 제 몸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먹는 단식, FMD 식단 4 일차. 배고픔을 관찰합니다. 12시, 5시를 먹는 시간으로 정해놓고 나니 다른 시간에 허기가 느껴지면 그 느낌을 관찰하게 돼요. 얼마큼 배가 고픈지, 정말 참기 힘들 정도인지.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허기가 별거 아닌 게 되기도 합니다. 배고플 때 바로 음식을 섭취하던 습관을 돌아보게 됐어요. 잠시 내버려 두면 기승을 부리던 허기라는 놈이 잠잠해지더라고요. 샐러드는 배고픔을 달래는 데는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랜 공복 끝에 감지덕지한 마음으로 먹지만 1, 2시간 지나면 다시 허기가 느껴져요. 집에 있으면 먹는 것에만 집중하게 될 것 같아 음악을 들으며 1시간 남짓 동네 산책을 했습니다. 서점에 들렀다 오는 길엔 마트에서 반찬거리도 사 왔어요. 배고픔을 잊기 위해서라도 바깥바람을 쐬며 관심사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게 도움이 됩니다.


드디어 4시, 나만을 위한 요리 시간입니다. 신선한 채소들이 한가득이에요. 평소 우리 집 밥상에 채소는 쌈 채소 정도가 전부였는데 다양한 종류의 채소를 한 끼를 위해 준비해 본 건 처음인 듯합니다. 현미밥 180g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올리브 오일 10g은 생각보다 적어요. 정말 기름기 없는 볶음밥입니다. 간은 오직 카레 가루로만 했어요. 색감은 정말 끝내줍니다. 맛은 아주아주, 심하게 담백해요. 카레채소 볶음밥 한 접시를 먹을 수 있다는 게 눈물 나게 고마웠습니다. 한 숟갈 한 숟갈 꼭꼭 씹어 먹었어요. 자연스레 천천히 먹는 습관이 길러지는 것 같습니다. 3 일차보다 힘든 4 일차였습니다. 잠깐씩 살짝 어지럽기도 했고 기운도 좀 없었어요. 그래도 이왕 시작한 일이니 딱 하루만 참고 후기를 쓰자고 결심했습니다.


드디어 먹는 단식, FMD 식단 5 일차까지 끝냈습니다. 끝까지 잘 참고 견뎌낸 제가 정말 대견했어요. 마지막 날엔 이제 곧 끝난다는 생각에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만 보 이상 걷고 서점에 가서 책 한 권도 뚝딱 읽었어요. 주말로 미뤄뒀던 머리 손질도 하고 저녁엔 엄마가 좋아하는 팥죽을 사서 요양 병원에도 다녀왔습니다. 밤에는 배고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원에서 돌아오는 두 아들을 위해 떡볶이까지 해서 먹였답니다. 하루를 빈틈없이 멋지게 끝냈습니다. 5일 만에 채소를 손질하고 요리를 준비하는 손이 빨라졌어요. FMD 식단의 마지막 5 일차 요리는 무말랭이채소 비빔밥입니다. 무말랭이, 연근, 우엉 같은 재료로 이런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거칠게 살아있는 채소들이 입 안에서 각각 자기 역할을 합니다. 단맛, 짠맛, 매운맛이 없는 담백한 맛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도 나쁘지 않았어요. 먹고 나면 오히려 뱃속이 편하더라고요. 그런 맛에 길들여질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먹는 단식, FMD 식단 5 일차를 끝내고 다음 날 새벽 제 몸을 확인했습니다. 3kg 빠졌습니다. 체중보다 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턱선이 갸름해졌어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니 확실히 얼굴이 작아졌더라고요. 턱과 목의 경계가 분명해지고 피부도 좋아진 듯합니다. 단식의 가장 큰 변화는 뱃살이에요. 눈에 띄게 줄어들었어요. 허리 라인이 보입니다. 딱 맞던 옷에 여유가 생겼어요. 불면증이 있었는데 밤에 비교적 잠도 잘 자게 되었습니다. 뱃속이 편하고 눈도 맑아진 듯합니다. 3, 4 일차에 느꼈던 약간의 어지럼증이나 기운 없는 느낌도 없어졌어요. 방송에 나왔던 대로 오래되고 낡은 몸속 노폐물이 빠져나가고, 신선한 새 에너지가 내 몸에 들어오는 기분이었습니다.


5일이라는 단기간의 결과니 금방 요요가 오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FMD 식단은 제게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한 하나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의지력을 시험하는 기회이기도 했고요. 식구들 앞에서 선언하고 멋지게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정말 흐뭇했습니다. 앞으로 건강한 식단으로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관리하겠다는, 건강한 결심을 했습니다. 거기에다 이 의지로 무슨 일이든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까지 얻었으니 FMD 식단은 제 생활에 꽤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먹기를 멈추면』을 읽으며 3일 72시간 단식 성공!


좀 뜸했지만 몇 년 전부터 간헐적 단식에 관한 책을 읽어왔습니다. 겸해서 저탄고지, 저탄고단 등 다이어트 관련 책을 읽고 실천해보기도 했죠.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어요. 이번에 또 단식에 관한 책을 읽은 걸 보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전 계속 체중 감량에 실패했습니다. 물론 잠시 성공을 맛본 적도 있어요. 하지만 얼마 못 가 요요가 찾아왔고 전보다 더 체중이 불어나는 악순환을 반복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살은 쉽게 찌고 전보다 더한 노력을 해도 체중이 좀처럼 빠지지 않아요. 100일 단주를 하며 야식을 끊었는데도 초반에 3, 4kg 정도 빠지더니 계속 그대로였어요. 아니, 빵이라도 먹은 다음 날엔 여지없이 500g에서 1kg이 다시 올라오기도 하니 정말 힘 빠지는 일 아닌가요?


100일 단주 후 일주일 동안 격일로 3일이나 술을 마셨어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까 봐 두려웠습니다. 이러면 안 되지 하는 생각에 동기 부여를 할 만한 책을 찾았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 『잠시 먹기를 멈추면』 이 눈에 뜨였어요. 간헐적 단식에 대한 기초 지식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이 책에서 제 다이어트 실패의 원인을 찾고 싶었어요. 다시 다이어트에 도전할 마음이 생기면 더 좋고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 읽으며 전날의 야식과 음주에 대한 벌로 바로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계속 따뜻한 물을 마시고,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위로 삼으며 책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몸은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 중 한 가지에만 집중할 수 있다. 동시에 두 가지에 집중할 수는 없다. 자주 먹으면 몸은 지방을 에너지로 비축하느라 바빠지고, 덜 먹으면 몸에서는 에너지를 태우는 시간이 길어진다. 단식은 몸이 에너지를 저장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에 더 집중하게 한다. p.25

실제로 여성들은 체중이 많을수록 수입이 줄고, 매우 날씬한 여성들은 평균 체중 여성보다 약 2만 2000달러를 더 번다. 체구가 매우 큰 여성들은 평균보다 약 1만 9000달러를 덜 번다. p.47


『잠시 먹기를 멈추면』은 단식만이 체중 감량의 답이라고 강조해요. 칼로리 계산은 쓸모없는 짓이라고 못 박습니다. 원래는 16시간 또는 24시간만 먹지 말아보자 했는데 책을 읽어가며 좀 더 단식 시간을 늘려보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단식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한 공동 저자의 경험담이 공감과 위로가 되었어요. 이번 기회에 내 생애 가장 긴 단식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 독한 다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했거든요.

처음에는 항상 살이 빠졌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배고팠고, 갈피를 못 잡았으며, 불만족스러웠다. 체중은 영락없이 다시 돌아왔고, 종종 훨씬 더 늘어났다. p.141


저도 이랬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단식을 하면서 달라졌다는군요. 체중이 빠졌고 몸에 있던 여러 가지 병도 나았대요. 삶의 질은 높아지고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저는 몸 때문에 불행하다거나 자존감이 떨어질 정도는 아니에요. 하지만 다이어트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좀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가볍고 건강하게 노후를 맞이하고 싶거든요. 30년 마셨던 술도 100일이나 끊었는데 잠시 먹기를 멈추는 게 뭐 그리 어려울까 싶었습니다. 월요일 밤 11시까지 먹고 마신 후 다음 날 화요일에는 물과 커피 외에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요. 책의 도움인지 그런대로 견딜 만했습니다. 수요일 아침에 공복으로 홈트를 하고 샤워 후 체중을 재니 전날 아침에 비해 2.1kg이 빠졌더라고요. 물론 그 전날 밤에 많이 먹은 후라 급찐급빠의 결과이겠지만 하루 단식에 성공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니 좀 더 욕심이 생겼습니다. 하루만 더 해 보기로 했어요.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틀째는 첫날보다 좀 더 수월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요리하고 설거지까지 깔끔하게 마쳤어요. 음식 냄새를 맡으면서도 식욕으로 힘들지 않더라고요. 단주 실천으로 의지력이 향상된 것 같았어요. 의지도 훈련하면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닐까요? 수요일부터는 새로 준비한 100일 다이어트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먹은 음식은 없으니 운동과 물, 그리고 커피를 적고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단식 3일째 목요일 아침, 힘겹게 아침 홈트를 마치고 샤워를 하면서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자고 자신을 다독였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에 힘들게 시작한 단식을 당장 그만둘까 봐 걱정되었어요. 무심한 듯 체중계에 올랐는데 전날보다 1.4kg이 빠졌지 뭐예요? 단식 이틀 만에 3.5kg이 빠진 거죠.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아가며 단식 후 원래 식사로 돌아오는 방법을 찾아 읽었습니다. 단식 후 보식에 대한 유튜브 채널도 찾아보며 단식이 끝난 후 무엇을 어떻게 먹을지 머릿속으로 그렸어요.


단식을 중단하는 방법

대부분의 단식, 즉 5일 이내의 단식에서는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저 천천히, 주의하면서 먹으면 된다. 식사를 다시 시작하면 호르몬이 포만감 신호를 보낼 때까지 음식이 계속 들어갈 것이다. 포만감이 느껴지면 더는 먹지 마라. 식사는 기분 좋게 먹을 수 있게 다채롭고 영양이 풍부한 건강한 음식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천천히, 꼭꼭 씹고, 입에 음식을 가득 채우지 마라. 첫술은 느낌이 이상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전에 맛보았던 그 어떤 음식보다 맛있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냥 그 느낌을 받아들이고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라. 한 시간 안에 식사하기로 계획하고, 잊지 말고 식사 중에 수분을 많이 섭취하라. p.185~186


목요일 밤 11시까지 단식을 이어가면 3일, 72시간 단식 성공입니다. 11시 이후 잠자리에서 굳이 먹을 필요는 없으니 다음 날 아침까지 단식은 이어지겠죠. 학원 수업을 하면서 항상 배고픔을 미리 걱정했습니다. 먹을 것을 준비하고 몇 시에 먹을지를 계산하느라 고민했는데 단식 3일째는 아무것도 먹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나니 가방은 가볍고 시간적 여유까지 생겼어요. 출근 전에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며 책 리뷰와 함께 나의 단식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목요일 11시, 3일 72시간 단식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라면 냄새를 풍기며 야식을 먹는 남편과 큰아들이 야속하긴 했지만 꼬르륵 소리를 굿나잇 음악으로 여기며 잠을 청했습니다. 금요일 아침 조금 어지럽기는 했지만 내 생애 가장 긴 단식을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간단히 홈트를 하며 땀을 뺐습니다. 단식 82시간 만에 4.3kg 감량에 성공했어요. 책과 유튜브에서 경고한 대로 보식 기간을 잘 보내야 합니다. 그래야 힘들게 뺀 체중을 유지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하루 2끼만 먹기 위해 단식 84시간 40분 만에 아몬드와 호두로 텅 빈 속을 달랬습니다. 그리고 1시간 후 정성껏 끓인 야채탕 1대접 천천히 먹고 출근, 저녁엔 도시락으로 준비한 샐러드로 보식 1일째 식사를 마쳤습니다. 그날 먹은 견과류와 야채탕, 그리고 샐러드는 그야말로 꿀맛이었어요. 단식이 주는 혜택 중 하나는 아주 적은 음식에도 고마움을 느낀다는 거예요.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겠지만 식탐을 버리고 너무 많이 먹지 않는 생활을 이어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3일 단식 후 보식 3일째까지 야채탕과 샐러드 두 끼를 이어갔습니다. 체중은 0.3kg 정도 더 빠졌어요. 가끔 어지럽거나 기운이 없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 기분은 잠시일 뿐 대체로 견딜 만합니다. 『잠시 먹기를 멈추면』 덕분에 내 생의 가장 긴 단식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최근 들어 가장 큰 폭의 체중 감량에도 성공했고요. 앞으로 건강한 식습관과 간헐적 단식을 계속해 나갈 것을 결심했습니다. 좋은 책은 사람을 바꾸고, 생활을 바꾸고,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걸 또 한 번 느낍니다.


- 다이어트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는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가벼운.jpg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다이어트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날씬하고 예쁜 여자만 대우받는 이 더러운 세상이 정말 짜증 납니다. 체중 때문에 일희일비하며 살아온 날들에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살을 빼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가 위로가 됩니다. 포스터만 봤을 때는 우리나라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연상했습니다. 뚱뚱한 여자가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예뻐져서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사랑하는 남자도 만나게 된다는 뻔한 스토리일거라 생각했어요.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기대 이상이에요. <덤 앤 더머> 감독이 만든 영화답게 재미있답니다. 영화에 담긴 메시지도 훌륭해요.


주인공 할은 키가 크지도 잘 생기지도 않았어요. 지극히 평범합니다. 그런데 그는 여자가 성격 나쁜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못생기고 뚱뚱한 것은 도저히 못 참는 남자입니다. 자신의 여자친구는 반드시 쭉쭉빵빵 절세미녀여야 한다는 얄팍한 생활신조를 꿋꿋이 지키며 살아왔죠. 정말 남자들은 자신의 외모는 고려하지 않고 여자는 무조건 날씬하고 예뻐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런 남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성형을 하는 건 무척이나 자존심 상하는 일입니다. 물론 모든 남자, 여자가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지만요. 예쁜 여자만 보면 껄떡대는 할에게 유명한 심리 상담사 로빈스가 최면을 걸었습니다.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가 할의 눈에는 다 예뻐 보여요. 남자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여자들이 할에게 예쁘다는 말을 듣기도 하고, 데이트 신청을 받기도 합니다. 최면 때문이기는 하지만 여자의 외모에 신경 쓰지 않는 할이 잠시나마 괜찮은 남자로 보인답니다.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얼굴과 몸매의 로즈메리(기네스 팰트로)가 할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녀는 똑똑하고 마음씨까지 착해요. 알고 보니 할이 다니는 회사 대표의 딸입니다. 집안과 재력까지 갖췄다는 얘기죠. 여자인 나도 그녀가 부러운데 그녀의 짝이 된 남자는 어떻겠어요? 할은 행복에 젖었지만 그건 최면 상태일 때 얘기입니다. 그녀는 사실 못생기고 뚱뚱해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고도 비만입니다. 최면 전후의 차이가 너무 커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누구나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겠죠. 최면에서 풀린 할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입니다. 할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처음 만났을 때 잘 생기고 예쁜 사람에게 끌리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사람의 외모보다는 성격과 중요하다는 걸 우린 너무 잘 알죠. 로즈메리는 못생기고 뚱뚱한 외모로 도저히 가릴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답니다. 그녀는 사회에서 소외당한 사람들과 친구로 지내요. 보통 사람들이 가까이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과도 스스럼없이 눈을 맞추고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착하고 멋진 여자예요.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에는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약점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모두 외모가 남달라요. 사회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으로 보면 비정상적인 사람들이죠. 여주인공은 그런 사람들을 색안경 끼고 판단하지 않아요. 영화를 보며 그동안 내가 만들어 놓은 기준으로 사람들을 재단하고 평가하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됩니다. 외모가 다가 아니라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하는 영화예요. '다양성에 대한 인정'이라는 메시지도 주지요. 너무 예쁜 기네스 팰트로를 보며 다이어트에 대한 욕구가 잠시 생기기도 하지만 끝까지 여주인공이 살을 빼지 않는 영화의 마무리가 맘에 쏙 들었습니다. "살 빼지 않아도 괜찮아! 중요한 건 네 마음이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요. 다양한 사람들이 당당하게 각자의 목소리를 내며 즐겁게 어울려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린 너무 똑같아지려 하잖아요. 모든 사람들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외모보다는 마음을 가꾸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나부터요.


-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영화 <아이필프리티>로 자신감 UP!


common-37.jpg 영화 <아이필프리티>


거울 앞에서 한숨 쉬고 있나요? 브이라인이 아니라서, 쇄골이 보이지 않아서, 불룩한 배 때문에 외출하기가 꺼려지나요? 외모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지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주눅들 때 보면 좋은 영화가 있습니다. 스크린 속 여주인공은 대부분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인 듯 완벽한 모습이잖아요? 그런데 이 영화 <아이필프리티 IFEELPRETTY>의 여주인공은 동네 친구처럼 푸근한 외모에 실수투성이입니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에게 참 반가운 캐릭터예요. 예뻐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 지금의 우리 모습과 다르지 않아 공감하면서도 안쓰럽답니다.


그런 그녀가 자신감을 갖는 순간 진짜 예뻐집니다. 외모는 변한 게 없는데 표정, 말투, 걸음걸이까지 달라져요. 영화 속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관객까지도 그녀의 매력에 쏙 빠지게 됩니다.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진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부정적인 면에 집착하지 않아요.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할 일을 합니다. 우리가 진정 원했던 모습이에요. 그녀의 진짜 매력을 알아보고 사랑해주는 애인이 있어 그녀는 더욱 빛이 납니다. 서로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 주는, 이들 연인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요.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에 맞춰 외모에만 신경 쓰느라 진정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사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영화입니다. 우린 그동안 거울 앞에 너무 오래 서 있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과 끝없이 비교하며 남들에게 보이는 자신의 겉모습에 지나치게 신경 쓰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드네요. 완벽해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콤플렉스는 있을 거예요. 몸매는 멋진데 목소리가 이상할 수도 있고, 실력은 좋은데 자신감이 없어서 다른 사람 앞에 서지 못할 수도 있죠. 이 영화는 세상 사람들이 각자 나름대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걸 일깨워줍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볼 당시 새벽에 하는 하타요가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요가원과는 달리 제가 다니는 요가원에는 거울이 없었어요. 긴 시간 명상하듯 눈을 감고 한 자세를 유지합니다. 옆에 있는 날씬한 누군가와 날 비교하지 않고, 내 소박한 몸매에 좌절할 틈도 없이, 내 안의 나를 바라보며 마음을 가다듬고 인내하는 수련 과정입니다. 하루하루 더 단단해지는 나의 몸과 마음의 변화에 집중하는 그 시간이 힘든데 참 좋았어요. <아이필프리티 IFEELPRETTY>는 한 마디로 유쾌상쾌통쾌한 영화입니다. 영화 대사처럼 우리 인생의 꿈이 고작 예뻐지는 것일 순 없잖아요? 마음먹기에 따라 나의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나는 오늘 참 예쁘다!"를 외치며 나라서 다행이고 나여서 최고가 되는 순간들을 만들어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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