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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주용씨 Jan 08. 2024

새해 선물하기 좋은 일력,『다산, 어른의 하루』

2024년, 좋은 어른으로 살 수 있기를...


한동안 새벽 기상을 쉬었다. 겨울인데다 무릎 통증 탓에 아침마다 하던 청량산 등산을 쉬었더니 자연스레 새벽 기상 루틴이 깨졌다. 대신 건강을 위해 잠을 좀 많이, 푹 자자 싶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새벽 시간을 좋아한다. 잠을 자다가도 새벽에 한번씩 깨서 이불 속에서 책을 몇 장 읽거나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끄적이다가 이런저런 잡념으로 뒤척이곤 한다. 벌떡 일어나 책상에 앉거나 산책을 나가지는 않더라도 새벽의 기운을 내 몸이 감지하는 것 같다. 오늘은 오랜만에 새벽 5시도 되지 않아 눈이 떠졌다. 몸과 마음이 시키는 대로 자연스레 스탠드를 들고 책상에 앉았다. 새해, 설날... 이런 단어를 떠올리니 내 책상에 있는 일력 『다산, 어른의 하루』가 눈에 들어온다. 그래, 새해에는 이런 가르침의 말들이 어울린다. 한 해를 시작할 때에는 좋은 글귀로 마음을 다스리는 게 필요하다. 


오늘도 내게 주어진 삶을 빈틈없이 살아내고자 한다

다산 정약용



날마다 새기는 다산의 인생 문장 365 『다산, 어른의 하루』는 출간 당시부터 서평 의뢰를 받아서 내 책상에 놓았는데 정작 서평을 쓰지는 못했다.  2019년 『다산의 마지막 공부』,  2020년 『다산의 마지막 습관』 그리고 2022년 『다산의 마지막 질문』까지 조윤제 작가의 다산 시리즈를 다 읽었다. 아마 그래서 내게 서평 의뢰를 하지 않았나 싶다. 『다산, 어른의 하루』 다산 시리즈 3권에서 좋은 문장을 뽑아 1년 365일 일력으로 엮은 책이다. 책상에 놓아두고 하루하루 한 장씩 넘기며 좋은 글귀로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이 꽤 괜찮다. 오늘 새벽에는 그동안 기록했던 다산 시리즈의 블로그 리뷰를 다시 읽으며 다산이 죽는 순간까지 깨닫고자 했다는 '어른'의 삶을 생각했다. 


 『다산의 마지막 공부』

열심히 노력해서 의식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내면이 곧게 섬으로써 그 충실함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사람. 크고 대단한 일을 해서가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품격이 있는 사람. 무심한 듯,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지만 돌이켜보면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는 사람. 바로 이런 사람이 진정한 어른이다. 어른 대접을 받고 싶다면 공부와 생각을 통해 먼저 덕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사람을 바르게 이끄는 사람,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다. 어른은 많이 아는 이가 아니다. 배운 것을 깊이 고민함으로써 작은 욕망과 세상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다.


https://blog.naver.com/juyongi/221485197403


 『다산의 마지막 습관』

어른에게는 매일 쌓이는 세월의 독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주는 동굴이 필요하다. 홀로 깨어나 하루의 시작과 끝을 돌아보는 새벽은 그래서 자신만의 동굴이 된다. 평범한 일상들이 쌓이고 쌓여 비범해졌을 때, 우리는 '위대하다'고 한다.


https://blog.naver.com/juyongi/222145411959


『다산의 마지막 질문』


익숙한 일상에 무뎌지는 것을 넘어 하루하루가 새삼스러워질 때, 비로소 오십이 된다.

어른이란 자신을 휘감은 감정을 남에게 옮기지 않는 사람이다.

세상을 바르게 보고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지혜

다른 사람을 먼저 헤아리고 배려하는 사랑

어떤 위기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담대한 용기


https://blog.naver.com/juyongi/222915088688


매년 새해를 맞이하는 기분은 365일 중 가장 특별했을 것이다. 내 나이 만 51이니 나는 새해를 쉰 세 번 맞이한 셈이다. 어렸을 때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성인이 된 다음부터는 다이어리를 썼고(물론 끝까지 다 쓴 기억은 그리 많지 않다) 1월 1일이면 새해 다짐을 쓰고 결의를 다졌을 것이다. 설날이면 1년 계획을 다시 점검하며 나의 성장을 기대했겠지. 그런데 결국 크게 이룬 것 없이 중년이 되었고,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한 나를 반성하며 또 계획을 짜고 다짐을 한다. 그래도 다행인 건 50이 되기 전에 인생의 전환기가 될 만한 '멈춤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다. 덕분에 내가 살아온 인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만큼 여유가 생겼다. 부족하지만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나에게 『다산, 어른의 하루』 하루의 다짐이 되고, 반성이 되고, 위로가 된다. 


1월
위학일익(爲學日益)
배움이란 매일 채워도 끝이 없다

2월
형창설안(螢窓雪案)
공부란 환경에 굴하지 않는 꾸준함이다

3월
화광동진(和光同塵)
물들이고 싶거든 먼저 물들어라



4월 
거피취차(去彼取此)
이상에 취하지 말고 일상에 몰두하라

5월
천륜지락(天倫之樂)
나의 일생과 함께할 인연을 즐거워하라

6월 
전미개오(轉迷開悟)
껍질에 갇히지 말고 스스로의 중심을 세워라



7월
자승자강(自勝者强)
예의란 타인이 아닌 스스로를 이겨내는 자세다

8월
독립불개(獨立不改)
흔들리지 않는 마음은 단단한 몸가짐에서 나온다

9월 
이대사소(以大事小)
강자는 머리를 숙여 자신의 정수리를 보여준다



10월 
붕정만리(鵬程萬里)
감히 짐작할 수 없는 말의 내공을 갖춘다

11월 
일일청한(一日淸閑)
하루만이라도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본다는 것 

12월
천명미상(天命靡常)
마지막 순간까지 멈추지 말고 성장하라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좋은 문장들을 쭉 읽고나니 1년을 예행연습한 기분이다. 연습이 끝났으니 이제 자신있게 실전을 살아내야지. 마음에 스며드는 글은 읽는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만든다. 상황과 시기에 잘 맞는 책은 친구보다 더 반갑다. 게다가 한장 한장 계절에 따라 그려진 동양화 꽃들까지... 어른의 하루를 우아하고 품위있게 만든다. 『다산, 어른의 하루』는 새해에 잘 어울리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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