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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주용씨 Mar 09. 2024

도무지 여행 기분을 낼 수가 없어서...

아무튼, 오늘 

오늘은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을 연재하는 날이다. 그런데 도무지 여행 기분을 낼 수가 없다. 어제 아침, 호기롭게 50대 학원 강사로서 건강한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1일차를 힘차게 시작했는데 첫날부터 비상이 걸렸다. 논술쌤으로 수업한 지 3년이 되어가는데 어제 처음으로 학부모와 마찰이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아무 준비없이, 전혀 예상도 못한 일로 전화 폭탄을 맞아서 지금까지도 얼떨떨한 상황이다.


3월이라 내일 남편과 가벼운 산행을 해볼까 생각하면서 예전에 갔던 산 중에 어디가 좋았는지, 그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했는데 오늘은 봄 기분을 낼 수도, 산행에 대한 기대나 설렘을 표현할 수도 없을 것 같다. 궁여지책으로 아침 일찍 청량산에 다녀왔다. 소란스러운 마음을 달래는 데는 산이 최고니까, 사람한테 받은 상처는 자연이 치유해줄 테니까 말이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구한테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 글로라도 써서 이 상황을 스스로 극복하고 싶지만 오늘은 그것을 헤집기보다는 잘 봉합한 채로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진행되는 수업을 무사히 마쳐야 한다. 아마 오늘은 밤 늦게나 이 글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저녁 6시, 8시간의 수업을 끝내고 남편 차를 타고 퇴근한다. 아침만 해도 영 힘을 낼 수가 없을 것 같더니 수업이 시작되니까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고 웃으며 수업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그래, 수업의 맛이란 이런 거지.


여행도 항상 좋기만 한 건 아니지 않나. 아무리 계획된 여행이어도 예상치 못한 일이 불거지듯이 나의 일상에도 이런저런 굴곡이 있는 거겠지 싶다. 아, 내가 브런치북 제목 참 잘 지었다. 오늘 쓰는 글은 여행 느낌이 1도 없을 것 같더니 글을 쓰다보디 여행 같은 일상에 닿아있다. 신기하다


아무튼, 오늘

난 수업을 끝냈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남편과 아침 산책을 할 수도 있다.

그거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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