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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돼지 Jun 14. 2019

좋은 남자 만날 수 있을까?

꿋꿋하게 홀로 서는 기둥처럼


20대 후반에 일 년을 사귀었던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 키 188cm에 외모도, 학벌도 나쁘지 않았다. 내 나름대로 골라서 사귄 남자 친구였지만, 사소한 일에 화를 내었고, 다툼이 있을 때는 화를 조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해 헤어지게 되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얘보다 나은 남자는 내가 한국에서 만날 수 없겠구나.’

대학생 때, 1년 동안 영국에 있었던 추억을 생각하며, 다시 영국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도 마주치는 사람들이 대부분 남자인 것을 보며, 한국에서 여자로서 일을 오래하는 것도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던 때였다. 그렇게 한국을 떠났고,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영국에 발을 들여, 지금은 런던에서 취업 비자를 받아 일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 가짐


1. 인생을 함께 해서 마음 고생할 남자를 만날 바에야 혼자 사는 게 낫다.

수많은 로맨스 영화, 소설, 드라마를 봐온 덕분에 우리는 영원한 사랑의 파트너를 찾기를 원한다. 완벽한  짝을 찾으려면 싱글인 기간도 필요하지만 어떤 남자든 내 옆에 누군가는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같이 살면 인생이 피곤해지는 남자를 만나는 경우도 많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여자는 못된 남자를 만나면 살해를 당하기도 한다. 통계적으로 한국에서 일년마다 100명 이상의 여자들이 연인 혹은 남편으로부터 살인을 당한다. 남자 때문에 평생 돈 걱정 없이 살다가 남은 인생을 돈 걱정만 하게 살게 될 수도 있다. 본인이 지금 가지고 있든 금전적, 정신적 상태를 이 남자가 하락시키고 있다거나 시킬 거라고 생각하면 절대 만나지 말라. 평생 후회하며 살게 된다.


2. 국적 불문하고 괜찮은 남자가 별로 없다.

직업, 외모, 성격 괜찮은 한국 여자 친구들 대다수가 미혼이다. 괜찮은 남자가 없다고 한다. 외모,경제력, 직업, 집안을 보고 고르자니 한 가지는 꼭 빠진다고 한다. 영국에서 만나게 된 유럽 출신 여자 친구들은 어떨까? 마찬가지다. 영국에도 괜찮은 남자는 많지 않다. 영국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서 결혼을 하지 않기 때문의 남자의 경제력이나 집안 배경까지는 상대적으로 덜 보는 듯하다. 대신 정착해서 진지한 관계를 갖고 싶어하는 남자들이 많지 않다. 틴더와 같은 데이팅앱이 널리 쓰이면서 인스턴트 만남이 쉬워진 탓이 아닐까 싶다. 굳이 너 아니어도 만날 여자는 많다. 물론 여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두 세 번의 데이트로 이 남자한테 내가 올인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진지한 관계를 더 찾고 싶어한다. 가정을 이루고 싶어하거나 사랑 받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다. 삼십대의 나이에 남자를 만나지 못해서 우울감에 젖어 하는 친구들도 꽤 있다. 나이는 들어가는데, 아직 짝을 못 찾았으니 앞으로 영원히 남자를 못 만날까 봐 걱정이라고 한다. 결점이 있거나 어디가 못난 친구들도 아니고, 잘난 친구들도 이런 걱정을 한다. 눈이 높은 친구들도 아니다. 남자들이 대게 잠자리만 갖고 싶어하지 진지한 관계로는 나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도 남자가 없으면 혼자 살면 되지.’란 마인드를 가지기가 아무래도 어렵다. 그래도 혼자 즐기면서 사는 것이 나를 갉아먹는 누군가와 사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


만나면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남자 찾기

1.     착한 여자 옆에는 그녀를 이용해먹는 남자 친구나 배우자가 있다.

순진한 생각으로 착한 여자 옆에는 착한 남자가 있을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이타적인 여자 옆에 그 여자를 갉아먹는 남자가 있다. 정신적으로든 금전적으로든 혹은 둘 다 동시에든 말이다. 한국에서 여자들은 정서적으로 외적으로 자기 검열을 하도록 강요 당하며 살아왔다. 예뻐야 한다, 말라야 한다, 착해야 한다, 조신해야 한다, 등등. 남자의 외모는 중요하지 않다는 이상한 관념을 주입 당하며 살아왔다. – 잘생긴 남자와 데이트를 해본 여자들은 알 거다. 그 얼굴을 쳐다보고만 있어도 내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는 걸. 물론 그들도 밉상짓을 하면 얼굴은 꼴도 보기 싫어진다.

남자들은 여자들의 외모를 항상 평가하는 현실에서도, 여자들은 남자들의 외모가 아니라 내적 가치를 보기 위해 그에게 있지도 않은 내적 가치를 보려고 노력한다. 남자 외모에 굉장히 관대해지게 되었다. 선녀와 나무꾼, 우렁 각시, 바보온달 같은 전래 동화를 읽으며 자라서 그런지 대단한 것 없는 남자 옆에서 열심히 그 남자를 위해 봉사한다. 돈도 벌어 오고, 독박육아 하면서, 혹은 더치페이를 하면서 남자 비위를 맞춘다.

내가 착한 여자라면 굳이 독해지고 나쁜 여자가 될 필요는 없다. 대신 계산적으로 이 남자가 나한테 금전적으로, 정신적으로 어떻게 잘 해주는지는 볼 필요가 있다. 언어적으로 말은 예쁘게 하는지, 행동에서 배려가 나오는지, 본인보다 나를 생각해주는지를 보자. 내가 불편하고 불만이 생기면 바로 남자에게 말하고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는 것도 중요하다.

나의 전 남자친구는 내가 불만을 말하면, 자기 방어에 바빴고, 내가 불만을 말하는 걸 자기 자신에 대한 공격이라고 생각했는지, 나에 대한 불만을 반발로 쏟아냈다. 다투자고 말한 불만이 아니었는데, 큰 싸움으로 번지가 되었다.

지금 남자친구는 불만을 말하면 변명을 듣기 좋게 포장해서 말하고, 다음에는 실천으로 보여준다. 우리가 사귀기로 한 일요일이 지나고 다음 주중에, 남자친구는 퇴근 후에 운동을 하러 가서 저녁 내내 메시지가 없었다. 내 생각엔 사귀기로 한 바로 다음 잡은 물고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나에게 소홀해진 것 같아 서운했다. 그 주 금요일에 만나 네가 평일 저녁에 메시지를 안 보내서 나는 기분이 나빴다고. 남자친구는 바로 속사포로 ‘내가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저녁에 운동을 가야해서 다른 날들보다는 메시지에 답을 못해. 하지만 내가 그 때 너 생각을 안 해서 메시지를 안 하는 게 아니고, 나는 운동 수업을 같이 듣는 사람들한테 너 얘기를 하고 너 생각을 항상 하고 있어.’ 라고 말했다. 내가 ‘네가 메시지를 잘 안 줘서 섭섭하다.’는 말을 본인이 ‘네가 내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아서 섭섭하다’고 나름대로 해석해서 내 마음을 알아주고, 그에 대해 아니라고 해주니 화가 바로 풀렸다. 그 후로는 수업 가기 전에 나에게 ‘앞으로 몇 시간은 수업 듣느라 메시지 못하니까 미리 미안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2.     "너 나 수염 있는 게 좋아, 없는 게 좋아?"

여자들은 화장을 하고, 치마를 입고 다이어트를 하고 연인에게 잘 보이려고 한다. 미디어와 전통적 여성상이 그렇게 우리를 지배해왔기 때문이다. 반면, 남자들은 여자한테 외적으로 잘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내가 영국에 와서 남자들한테 들은 말들 중에 가장 기분 좋은 말 중 하나가 ‘나 수염 있는 게 나, 없는 게 좋아?'이다. 얼굴 수염에 대한 선호도만 물어본 것이 아니다. 신체 다른 부위에 있는 털에 대한 선호도도 물어보기도 했다. 그럼 나는 고민하며 ‘음……나는 없는 게 나은 것 같아.’ 라고 하면 그 다음부터는 나를 만나기 전에 면도를 항상 하고 나왔다. 실질적으로 수염이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에게 잘 보이려 하는 마음이 예쁘달까.


3.     여자도 섹스를 즐길 수 있다

영국 와서 남자들한테 들었던 말 중에 놀랐던 것 중 하나가 성관계가 끝나고 나에게 ‘너 만족했어? 오르가즘 느꼈니?’였다. 한국에서는 들어본 적 없는 말이었다. 성관계에서 나의 만족도를 중요하게 생각해주다니! 원래 남자 혼자 사정하면 끝인 것 아니었나…….

한번은 한국 토론프로그램에서 서양은 강간을 규정하는데 있어서 ‘Yes means yes’ 룰을 적용하는데 한국은 ‘No means No’룰을 적용해서 우리나라 성범죄법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서양에서는 관계 전에 동의를 얻어야 강간이 아닌데, 우리나라는 거부 의사를 밝혔는지, 저항을 강하게 하였는지가 강간을 규정하는 기준이라는 내용이다. 그래서인지 지금 남자친구는 지금까지도 매관계 시작 전에 나의 동의를 묻는다. 여자로서 좀더 존중받는 느낌이 들고, 나도 성관계를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안정감이 든다.

한국 여자 친구들 중에 성관계를 즐기지 못한다는 친구들이 꽤 있다. 유럽 여자 친구들은 한결 같이 성관계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래도 여자들이 성욕에 충실하면 잘못됐다고 여겨져서 그런 듯하다. 여자도 성욕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솔직해지자. 무엇이 두려워 여자는 성욕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 할까!


4. 결혼이 인생의 끝이 아니다.

 요즘도 흔치 않게 결혼 전과 결혼 후의 남자나 시가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부모님 시대에나 있던 일들이 아니다. 일단 결혼을 하면 다 끝났다고 생각을 해서 그럴까. 삶은 결혼 후에도 계속 되는데 많은 로맨스 드라마, 영화들은 결혼 이전에 생기는 달달한 이야기에 집중한다. 결혼 후에 삶은 달달하지 않아서일까.

결혼 후에 내 인생도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면, 나이가 차서, 타이밍이 맞아서 결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그렇게 한 결혼이 행복할 수도 있지만, 나와 약 반백년을 같이해야 할 사람을 단지 나와 그가 결혼할 시기가 되어서 한다면 그 사람 자체를 잘 볼 수 없을 것이다.

그의 인성은 어떤지, 어떤 사고를 가졌는지, 삶이 향하는 방향이 같은지 등 본질적으로 봐야할 것을 보고 앞으로 인생을 같이하기를 결정하면 인생의 동반자로서 긴 시간을 더 갈등 없이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결혼 비율이 줄고, 시대가 변했더라도 사람의 본질은 잘 변하지 않는다. 나와 맞는 사람을 만나 백년해로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있다. 하지만 그런 욕망으로 인해 내 인생 자체가 불행해진다면 결혼이나 연애가 소중한 나 자신에게 할 짓은 못 된다. ‘나’라는 기둥에 돈, 커리어, 가족, 친구와 같은 요소로 나를 꼿꼿하게 세우고, ‘남자’라는 요소를 더 했을 때 내가 더 단단해지고 꼿꼿해질 수 있을 때, 그를 선택하면 좋을 것이다. 혹시나 남자가 떠나도 ‘나’라는 기둥이 계속 서있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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