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꿀돼지 Sep 08. 2019

영국에서 영국인 남자 친구와 동거 준비

설렘 반 걱정 반

남자 친구는 6살 연하의 영국인이다. 작년 2018년 11월부터 사귀기 시작해서 곧 1주년이 돼가고 우리는 이번 달, 9월부터 동거를 할 계획이다.


내가 나잇값을 못 하는지 세대차이가 없고요?

엄마한테 6살 연하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하니 엄마는 "미쳤다."라고 했다. 그러나 6살 차이는 우리 사이에  영향이 없다. 남자 친구는 나이에 비해 정신연령이 높은 편이고, 나는 낮은 편이라 세대차이를 느끼지 않는 것 같다. 남자 친구의 첫 핸드폰이 스마트폰이었다는 것, 윌 스미스가 앨범을 냈을 때 남자 친구는 만 2살이라서 그가 가수였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내가 알게 됐을 때 놀랐을 뿐이다.

남자 친구 항상 지갑을 먼저 열어 밥을 사고, 영화값을 내고 데이트 비용을 더 부담한다. 남자 친구가 데이트를 먼저 신청했고, 사귀자고 고백고, 동거하자고 제안해 우리 관계를 이끌었다. 3,4년 정도 사귀게 되면 결혼하자는 이야기도 했다. 나이만 어리지 사실 나보다 생각이 깊다.


우리 같이 살래?

내가 남자 친구와 사귀기 시작했을 때 남자 친구는 프랑스인 직장동료와 집을 렌트해서 살고 있었다. 프랑스인 직장동료가 여자 친구와 같이 살기 위해  집을 구하려 하면서 남자 친구에게 셋이 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렌트 계약서 상에 남자 친구 이름은 올리지 말자는 이상한 제안을 해서 남자 친구는 부모님 집으로 다시 들어왔다. 남자 친구 부모님들은 좋은 분이시지만 나에게는 어렵고, 어색했다. 남자 친구의 자취 집에서 1박을 한 것과는 달리 나는 부모님 댁에서 하루 이상 머물지 않았다. 남자 친구는 부모님과 사는 본인의 상황을 내가 독립적으로 보지 않을까 봐 걱정했고, 이전보다 1박을 덜 보내게 되자 우리의 관계가 소홀해질까 봐 걱정을 했다. 그래서 나에게 같이 동거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 나는  남자 친구와 주말에 붙어 있다가 헤어지면 느껴지는 허전함이 싫어서 그 제안을 수락했다.

처음부터 집을 같이 렌트하는 동거를 할 생각은 아니었다. 남자 친구는 집을 사고 싶어 했고 나도 집을 살 생각이 있었다. 영국은 집값의 5퍼센트만 있고 연봉이 만족되면 모기지를 받아서 집을 살 수 있다. 모기지는 20년이나 25년으로 굉장히 긴데 다들 그렇게 산다. 나는 둘이 집을 사는 건 혹시 헤어졌을 때 리스크가 클 거 같아 거절했고, 남자 친구는 혼자 집을 사보려 했으나 연봉이 필요 기준보다 낮아 불가능했다. 그래서 같이 동거를 1년 정도 해보고  괜찮으면 아마 집을 같이 살 거 같다.


동거에 대한 걱정

걱정이 되는 것은 남자 친구가 깔끔하지 않은 편이라 거기서 갈등이 생길까 봐 걱정이다. 이전부터 남자 친구에게 너무 더럽다고 이야기를 했고 남자 친구는 이런 나의 걱정을 알고 있다. 나도 한국인 치고는 지저분한 편인데 남자 친구는 어나더레벨이랄까.

다행히 남자 친구는 나의 잔소리를 잘 받아들이고, 나를 위해 자기가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 가짐을 가지고 있다. 나를 만나기 전에는 얼굴에 아무것도 안 바르던 사람이 지금 에센스, 크림, 수염 오일을 바르고, 저녁에는 세수를 안 하던 사람이 세수도 한다. 내가 몸 좋은 남자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는 몸짱이 되겠다며 하루에 두 끼만 먹고 일주일에 헬스장에 3번을 간다.

남자친구와 매직마이크 야외공연을 봤다. 영상에서 소리 지르는 사람은 나다. 이 날 이후로 남친은 운동을 시작했다.
기대

영국에서 가족과 멀리 떨어져 일을 하면서 퇴근 후에 혼자 밥을 해 먹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는 것이 쓸쓸했다. 한국에서 자취해본 적이 없어서 더 외로웠을까. 남자 친구와 같이 살면 밥을 함께 먹고 수다 떨 사람이 있어서 조금이나마 진짜 집 같은 느낌을 가질 것 같다. 이제 곧 같이 살 날이 다가온다. 두근두근 기대된다!



이전 11화 착한 안정형과의 연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