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은퇴할 수 있는 용기가 없다면

파이어족이 될 수 없다.

by 리나

드라마 ' 위기의 X ', 김대리는 파이어족이다.

담배 한 대만 달라는 상사에게 주저하지 않고 거절하며 본인은 '파이어족'이라 당당히 말한다.

다 피운 담배꽁초에 남은 담배 내용물을 탈탈 털어 지프락에 넣어 보관했다가 모아서 종이에 말아 피우는가 하면 회식 후 남은 반찬을 식당에서 싸가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김대리는 고등학교 때부터 꿈꿔온 '파이어'를 실현하기 위해 회사 사정이야 어찌 됐든 간에 목표했던 재산을 모은 후 주저 없이 사표를 던진다.


김대리에게 “지금부터 천천히 노력하면 10년 뒤에 김대리의 위치는 달라져 있어”라며 퇴사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상사에게 “저는 대리든 과장이든 10년 뒤에 제가 서 있을 위치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아요. 10년이라는 시간 그 자체가 더 중요해요. 인생의 모든 시간을 오로지 나만을 위해 쓸 수 있다면 얼마나 가치 있어요?”라고 답한다.


'a저씨'인 상사는 그제야 '파이어'라는 뜻을 이해하게 된다.




FIRE의 개념은 1992년 "Your Money or Your Life"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며 알려지게 됐으나

책 발간 20여년 후에야 밀레니얼 세대에 의해 'FIRE MOVEMENT'가 본격 시작됐다.


"FIRE : 경제적 자립, 조기은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세운 재정적 목표를 이루고 나서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며 은퇴를 선언할 수 있을까? 은퇴는 돈을 벌고자 일하는 것을 그만두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퇴직과는 다르다.


요즘 우리 부부가 많이 하는 대화 주제다. '퇴직'. 조기은퇴가 아닌 그냥 평범한 '퇴직'


과연 우리가,

매달 통장에 자동으로 꽂히던 '월급'이라는 중독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퇴직 후 나보다 못했던 친구나 동료들이 높은 지위에 오르고 부를 축적하는 것을 보며 마음이 평안할 수 있을지,

생각했던 것만큼 투자소득이 많지 않아 생활비가 빡빡해도 취업 사이트에 얼씬거리며 직업을 찾지 않을 두둑한 배포가 있을지

무엇보다, 일로부터 얻는 성취감을 다른 것으로 채울 수 있을지


이런 대화를 하다 보면 'FIRE'는

FI (경제적 자립)을 이루기 위해 절제하며 사는 용기보다

RE (조기은퇴)를 결심하고 행하는데 필요한 용기가 훨씬 더 커야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