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받이

20대 시절의 단상 (2)

by Younghoo Kim
Image from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2』



세상이 모두가 아는 순리대로만 흘러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사람은 불완전하기에 누가 봐도 불합리한 선택이나 결정을 할 때가 있고, 그에 따라 조금씩 예상한 노선을 비껴가지만 또한 그것이 인간이 발전하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 불완전함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결정적인 화룡점정이다.


그러나 때로는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해, 더 큰 목적을 위해, 심지어는 단순히 모두의 편의를 위해 의도적으로 순리에 역행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들이 있다. 행위 자체를 놓고 볼 때 누가 봐도 마이너스, 악, 부정하다고 보는 것들.


우리는 흔히 그것을 '위악' 이라고 한다.


남에게 오해를 받으며, 원성을 사며 위악을 행하려면 자신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예측할 지혜와 그로 인한 결과를 책임지고 숱한 비난을 이겨낼 각오가 필요하다. 단 위악이 偽악으로 성립할 필연적 조건은 사람과 상황이 더이상 원칙과 순리를 논할 계재가 아닌 경우뿐이다. 섣불리 대승을 논하며 남발하는 것은 오히려 독불장군으로 이어질 뿐이다.



Image from『コードギアス 反逆のルルーシュ』



기억해 둘 것은 위악을 행하였다고 해도 세상은 그를 악으로 볼 것이다. 무수한 비난이 이어질 것이다. 위악을 행한 자는 아무 말이 없다. 누가 긁어주었으면 했는데 마침 한 명이 욕받이로 나와줘서 고맙지만 그래도 '저러면 안되지' 라고 생각하는(그것이 결코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비범한 상황일수록 더더욱 정상적인 도덕을 붙잡는 건 당연하다) 사람들의 표적이 될 뿐이다. 통찰력 있는 자들은 그 정의 구현의 헤게모니 속에서 다른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적잖이 용기를 내야 한다.


그런 욕받이들을 굳이 이해하자고 할 생각은 없다. 그들이 그런 각오로 한 일이기 때문이다. 법을 말하고 도덕을 말하자. 단 하나만 염두하자. 총을 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언제든지 총에 맞을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걸. 그런 각오도 없이 정의를 논하는 사람의 말은 공허만 남을 뿐이다.



2017.07.24

김 영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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