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길리 트라왕간에 묵고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일단 지금은 요양 중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다.
길리 사람들은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가 있는 듯한데 그 유머센스를 식당마다 걸려있는 팻말에서 느끼게 된다.
다음은 내가 길리에서 발견한 웃기는 팻말들이다.
(내 맘대로 번역)
1. 당장 타투하세요.
당신의 가족은 이미 당신에게 실망해 있습니다.
TATOO NOW
Your family already disappointed.
2. 날씬한 사람은 납치를 더 잘 당해요.
안전하게 있읍시다.
(그런 의미에서) 파스타를 먹어요.
Skinny people get kidnapped easily
STAY SAFE
EAT PASTA
3. 나는 바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나는 싱글이에요.
I have bar
And I am SINGLE
중요도에 따라 대문자 표기를 다르게 한 것 너무 재밌다. 재밌는 팻말이 더 많았는데 기억에 남은 건 이것 뿐이다. 틈만 나면 들여다보는 습관을 고치려고 일부러 폰을 안들고 다녀서 그렇다. 그래서 여행의 중요한 순간마다 폰이 없었고 결과적으로 많은 것을 잃고 잊어버렸다.
길리는 지금 우기다. 밤사이 호된 비가 내렸고 새벽이 되어서 겨우 멎었다. 나는 비냄새가 옅게 실린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원목 탁자에 앉아(또, 혹은 결국) 폰으로 이걸 쓰는 중이다. 인터넷이 매우 느리거나 안 돼서 글을 업로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기 와서 글 절대 안 쓸 거라고 다짐하고 왔는데 또 이런 이야기를 쓰고 있다.
하지만
내 몸은 길리에 있다.
내가 애써 가져다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