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란 나라의 중대한 일이다. 죽음과 삶의 문제이며, 존립과 패망의 길이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어떤 회사라도 리더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리더의 실패는 회사의 존망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직장을 잘리게 되는 것을 "모가지가 날아간다"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현대 사회의 직장은 과거 전쟁터와 유사하며, 죽음과 삶의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전쟁의 승패에 장수가 중요했듯이, 현대의 직장에서 리더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플랜트 업종은 변동성이 크고 다사다난한 편입니다. 설계, 조달, 공사를 모두 동시에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각 공종 사이에 연관된 작업이 많고, 발주처는 물론이고 많은 협력업체를 관리하면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렇게 많은 일을 잘 통제하기 위해 많은 시스템과 관리 기술이 개발되어 있지만 원천적으로 모든 리스크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사실 모든 작업이 시스템대로 잘 돌아가면 굳이 경력 많은 프로젝트 수행 인력이 필요 없겠죠.
프로젝트별로 상황은 모두 다르고 발생하는 수많은 상황을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해쳐나가지만, 유독 일이 빵빵 터지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물론 사람의 힘으로 어쩌지 못할 돌발 상황이나 까다로운 발주처, 일 못하는 협력 업체를 만나는 등 객관적으로 운이 나쁜 프로젝트도 있지만, 다른 비슷한 프로젝트와 비교해보아도 심할 정도로 허덕이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를 보면 시작 전에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거나, 수행을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온갖 좋은 방법만 나열한 보여주기 식 계획을 세운 경우가 많습니다. 의외로 프로젝트 수행원 중 많은 인원이 계획은 대충 세우고 자신의 경험에 의지하여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어차피 일들은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당장 벌어진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만을 본인의 역할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이론에는 계획 수립을 항상 처음에 다루며, 가장 중요하게 여기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프로젝트 리스크가 만 가지라고 한다면, 프로젝트의 계획을 철저히 만들고 지표를 통해서 관리하는 것으로 9천9백 가지의 특별한 관리가 필요 없이 잘 흘러가고 있는 부분을 알려주게 됩니다. 프로젝트 관리자는 위험 신호가 감지된 백가지 리스크에 대해 철저히 계획을 세워 사전에 방지하고, 혹시 리스크가 실현되었을 때도 분쟁을 피하고 최대한 서로 윈윈 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해야 하며, 그조차 되지 않을 때 싸움을 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는 시끄럽게 싸우며 업무를 해결하는 사람을 조용히 자신의 파트를 문제없이 돌아가게 만드는 사람보다 좋은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떠한 상사도 모든 일을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자신에게 욕을 많이 먹고, 열심히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인 팀원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더 많은 애정이 가는 것 같습니다. 제 경험상 이러한 이유로 유능하고 조용한 팀원이 인정을 받지 못하고 퇴사를 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회사라는 전쟁터에서 가장 좋은 상황은 각 구성원들의 역할과 임무가 분명하게 정해져서 루틴 한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회사의 입장에서도 수익과 손실 예측이 쉬워지기 때문에 안정적인 회사가 되고, 임직원들도 평화롭게 회사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남는 역량을 창의적인 혁신에 쓸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 50대의 리더들 중에는 열심히 하는 것만이 답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놀라울 정도로 많습니다. 문제가 많이 터지는 이 업종의 특성의 영향도 있지만, 일이 안 터지면 불안하고, 직원들이 칼퇴하는 것을 보면 찝찝해하며 탐탁지 않게 봅니다.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거의 없어졌지만, 가끔 부서에서 황당한 지침을 내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사가 어려우니 강제 야근을 한 달간 진행한다는 식의 부서 공지가 나는 경우입니다. 회사가 어렵고 일이 많다면 한 달 정도 모두가 야근을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역할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회사가 어려운데 눈치 보이니 집에 가지 말라는 식의 지시가 내려오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원래 바쁘던 직원은 어차피 하던 야근을 계속하는 셈이 되고, 바쁘지 않던 직원들은 눈치를 보면서 야근 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게 됩니다. 최소한 바쁜 사람의 업무를 조정하거나 필요한 새로운 업무를 부여한 상태에서 강제 야근을 하면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을 텐데, 이런 식의 조치는 비효율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자괴감만 상승시킬 뿐입니다. 이는 아무 계획도 목적도 없이 싸우라고 하는 꼴로, 득이 하나도 없고 전기세만 낭비하는 최악의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더의 능력에 따라 회사의 존망이 달려있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삶과 행복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우수한 팀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들을 활용하는 리더의 역량 부족으로 망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앞으로 나올 내용을 보며 본인이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지 체크해 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