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의 초대
일상으로의 초대는 그때그때 생각을 적어보는 글입니다. 특별한 체계도 없고 형식도 없고 발행 주기도 없습니다. 분량도 제멋대로이고 다소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정돈되지 않았더라도 날것의 저를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해봅니다.
SWAG이라는 단어가 한국에서 유행한지도 꽤 오래된 느낌입니다. 쇼 미더 머니 같은 프로그램으로 인해 힙합 붐이 일면서 많이 퍼진 것 같은데, 요새는 오히려 비슷한 의미의 Flex가 더 대세가 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것에 대해서 그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철없고 기분 나쁜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겸손을 강조하고,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며 과소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쌓인 우리 사회에 매우 참신하고 통쾌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실재 사회를 보면 철저히 계급을 나누려 하고, 남을 누르려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많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스웩 문화에서는 자기를 과시하려 할 뿐이지, 남을 그렇게 크게 무시하려는 분위기는 많지 않아 보입니다. 다소 철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유쾌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1X2qnHCtOY&t=3188s
아마 이런 현상에 대해 혀를 차시는 어르신 분들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렇게 쉽게 돈을 버는 것 처럼 보이는 사람이 가벼워 보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일단 많은 힙합 뮤지션들은 좋은 시류를 탔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능력으로 번 돈이며, 자신이 번 돈을 어떻게 쓰던지 그건 자신의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저런 허세스러운 태도로 인해 계속해서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단지 생각 없는 졸부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제가 화가 나는 경우는 물려받은 재산을 가지고 자랑하며 남을 무시하는 사람들, 그렇게 가진 게 많지도 않으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나 택배 기사 분들께 갑질을 하는 사람들을 볼 때입니다. 이번에 휴가로 입국하면서 스튜어디스를 괴롭히고, 방역 절차를 무시하며 큰소리치며 화를 내는 진상 할어버지를 봤는데, 저런 사람들이 젊은이들에 생각 없다고 혀를 차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오래간만에 마음에 화가 많이 났습니다.
물론 제 삶은 스웩과는 거리가 많이 먼 것 같습니다. 애초에 크게 뭔가를 가지고 싶어 하는 욕구가 적은 편이며, 필요한 것만 사는 스타일입니다. 대신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주저 없이 사는 성격이지만 혹해서 무언가를 사는 경우는 드뭅니다. 나름의 능력과 돈을 가지고 있음에도 굳이 허세부리지 않는 것이 더 스웩있다고 생각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것저것 관심은 많아서 명품 시계, 가방, 옷 등을 많이 알기도 합니다. 특히 그 역사나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온 과정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명품에 대한 거부감도 크게 없으면서도 필요해 보이는 물건 외에는 그렇게 가지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하지 않습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jHn_Os5NoCXZyoXzuKth9w/featured
업데이트가 되면 꼭 보는 소비더머니입니다. 과거 일사에프 채널에서 독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영상이 많이 없지만 일사에프 영상까지 찾아보면 명품 브랜드 및 대기업들의 역사를 알 수 있습니다. "돈도 없으면서 명품을 사는 생각 없는", "부정부패로 쌓아올린 기업은 없어져야" 같은 각종 부정적인 가치 판단에 가려져 정작 알 수 없었던 기업들의 역사와 의의를 긍정적으로 재미있게 설명하기에 늘 시청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보면 비판부터 하는 경우를 봅니다. 스웩이라는 단어도 처음 들었을 때 약간의 거부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경우 잘 들여다봐도 저의 생각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억울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그들의 억울함이 전부 맞고, 죄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보기에 터무니없어 보이는 행동에도 나름 다 이유가 있을 겁니다. 타인의 SWAG를 쿨하게 인정하고, 굳이 따라 하기보다는 자신만의 SWAG을 가지고 사는 것이 진정 멋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타인을 비난하기보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조금 더 이해해보려 하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