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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 직장인 Feb 05. 2022

411 빛이 생겨라!

빛으로부터 시작된 양자역학

성서의 창세기를 보면 하느님이 빛을 창조하면서 1일이 시작됩니다. 그 이전에 이 세상을 창조했지만 밝음과 어둠을 구별할 수 없다면 날짜를 셀 수 없으니 가장 먼저 빛을 창조하시고 오늘부터 1일을 선포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빛은 여러 분야에서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상대성 이론의 탄생 배경도 결국 절대적인 빛의 속도에 따라 생기는 모순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은 이미 수차례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양자역학의 탄생에도 빛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빛이 매우 익숙하지만 전자기파라는 단어는 전자과를 나오지 않는 이상 들어보긴 했지만 익숙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빛은 전자기파의 특정 파장 영역을 이야기하며, 때문에 전자기파의 속도 역시 빛과 완전히 같습니다.

그림을 보면 배운 기억이 조금 기억이 날 수도 있는데 우리가 보는 빛은 전자기파 중에 아주 한정된 파장 영역에 속해있을 뿐입니다. 라디오, TV, 통신, X-ray 등 모든 분야에 전자기파가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가 흔히 빛이라고 부르는 전자기파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우주 구석구석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전자기파보다는 빛이 훨씬 익숙하기에 앞으로 빛으로 퉁쳐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저 파장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층간 소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소음이 어느 집에서 나는지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찾더라도 잡아떼면 소송을 하지 않는 이상 해결이 어렵다고 하네요. 왜 아파트를 지을 때 소음을 차단할 수 있게 만들지 않을까 의문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다른 집과는 두꺼운 벽으로 완전하게 차단이 되었음에도 왜 옆집 소리가 들리는 것일까요? 소리가 어마어마한 힘으로 벽을 부수는 것도 아니고, 사실 다른 집에 퍼질만한 작은 틈도 보이지 않는 집임에도 방음이 되지 않는 이유는 소리가 파동이기 때문입니다. 소리는 실제로 주기적인 진동을 일으키며, 공기를 진동시키며 온갖 방향으로 퍼지게 됩니다. 공기만 있다면 모든 방향으로 퍼질 수 있으며, 때문에 아주 작은 틈만 있어도 새어나가게 됩니다. 집에 방음벽을 설치하려고 해도 문틈이나 전등이 설치된 틈 등의 사이로 소리가 새어나가기 때문에 효과가 크게 반감된다고 합니다.


파동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와 같이 온 사방으로 퍼져나가게 됩니다. 때문에 입자와는 다른 성격을 가지게 되죠. 물론 입자 물리학에서는 모든 파동도 입자로 설명하지만, 일단 파동과 입자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제껴두겠습니다. 빛 역시 사방으로 퍼지기 때문에 지구는 태양 주위 어느 위치를 돌아도 빛을 받을 수 있습니다. 빛이 파동이라는 것은 명백해 보입니다. 때문에 다양한 파장이 있는 것이고, 우리 눈은 그중 특정 파장으로 진동하는 범위를 볼 수 있고 빛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하지만 이는 아인슈타인에게 노벨상을 준 논문으로 깨지게 되었습니다. 광전효과라는 생소한 개념인데, 이는 놀랍게도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배우게 되어 있습니다. 문과는 잘 모르겠지만 이과였고 물리 2를 선택했던 저는 희미하게 센 빛을 비추어도 광자가 안 나오고 어쩌고 하는 것을 외운 기억이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금속판에 빛을 쪼아주었을 때 이에 반응하여 튀어나오는 전자에 주목하였습니다. 특정 진동수 이하의 빛은 아무리 강해도 전자가 튀어나오지 않았으며, 특정 진동수 이상에서 튀어나오는 전자의 양은 빛의 세기와 비례했습니다. 빛이 파동이라면 작은 진동수의 빛을 쏘면 적은 전자가, 많은 진동수의 빛을 쏘면 많은 전자가 튀어나와야 합니다. 이 결과는 빛이 입자라는 강력한 증거가 되게 됩니다.


빛이 보이는 성격은 아무리 봐도 파동인데 명백한 입자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 많은 과학자들은 모순에 괴로워합니다. 양자역학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이 이중성인데,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가 죽은 상태이면서 산 상태라는 말에 친숙할 것입니다. 사실 저는 양자역학을 처음 접하면서 복잡하고 어렵지만 받아들이기 힘들지는 않았는데, 아마도 모순적인 말에 익숙한 동양인이기 때문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도를 도라 부르면 도가 아니다" 같은 아리송한 문구를 접하다 보니 애매한 이론도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 있었는데, 엄밀한 서양 과학자들에게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당시 유명한 물리학자는 "월수금에는 파동이 되고, 화목토에는 입자가 되었다가 일요일엔 푹 쉬는 게 빛이야"라는 물리학자 다운 썰렁한 농담까지 했다고 하니 말입니다.




결국 과학자들은 "빛은 입자이자 파동이다"라는 썩 과학적인 서술로 보이지 않는 결론을 잠정적으로 내게 됩니다. 하지만 당연히 여기서 만족할 과학자들이 아니죠. 이것은 시작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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