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상대성 이론 이해하기
과학 이론 설명하기 위해서 다양한 비유를 쓰다 보면 문제를 발견합니다. 언어는 매우 불명확하고 비유는 완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보통 일반 상대성 이론을 설명할 때 공간이 휘어서 중력이 발생함을 말하면서 아래 같은 그림을 보여줍니다.
직관적으로 일반 상대성 이론을 이해하기에 알맞은 그림이지만, 공간이 실제로 저 그림처럼 휜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간의 휨은 3차원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가 어렵습니다. 공간이 휜다는 말도 뜻이 불명확하죠. 이러한 비유는 상당히 좋은 설명이지만 그만큼 왜곡도 많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수학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수학은 지금까지 개발된 언어 중에 가장 명확한 방식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과학 분야는 기본적으로 수학을 베이스로 세상을 설명하려 합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교 수학 과정 이상을 경험해본 적이 없거니와, 중고교 수학 과정마저도 놓은 지 오래되어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과학을 일반인들이 이해하는데 가장 큰 괴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제 과학자들은 수학 한 줄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를 수많은 비유로 실체와 조금 비껴 난 설명을 하며 노력하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일반인 역시 쉽게 설명하지 못하고 어려운 수식을 쓰는 것밖에 하지 못하는 과학자들이 거들먹거리는 것 같아 보일 수도 있죠. 서로의 상식의 세계가 너무 달라서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능한 한 수학으로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분명한 것만은 사실입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의 수학적 설명은 수많은 고등 수학의 개념이 등장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반면, 특수 상대성 이론은 중학교 때 배운 피타고라스의 정리만 기억하고 있어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때분에 특수 상대성 이론은 수학으로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겁먹을 필요 없고 잠시 시간을 투자하시면 됩니다.
아마 상대성 이론에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이런 비슷한 그림을 보셨을 겁니다. 이런 방식이 가장 쉽기 때문인데, 이 그림까지 오고도 특수 상대성 이론을 이해하지 못하신 분은 대부분 여기서 멈추셨을 것입니다. 이후에 수식이 나오고 루트가 나오고 하니까요.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여기 나오는 수식은 피타고라스의 정리뿐이며, 이러한 그림이 항상 나오는 이유는 이러한 방식이 처음 이해하기가 가장 쉽기 때문입니다.
https://brunch.co.kr/@gjchaos0709/243
관측자라는 어려운 표현이 나오는데, 이전 글에서 말했듯이 누구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속도는 달라집니다. 앞으로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 빛이 수직으로 쏘아졌다가 거울에 반사되어 돌아온다고 합시다. 비행기 안의 사람에게 빛은 (가)와 같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일 것이고, 비행기 밖의 사람에게 빛은 (나)와 같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일 것입니다. 앞에서 계속 강조했다시피 빛의 속도가 관측자와 상관없이 일정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아래의 그림을 보도록 합시다.
그림에 수직으로 왕복하는 빨간색과 대각선으로 왕복하는 빨간색의 길이는 분명히 다릅니다. 하지만 빨간 선이 빛을 표시한 것이라면 두 선의 속도는 절대적으로 같아야 합니다. 속도는 거리(물리학에서는 변위) 분의 시간이므로, 다른 거리를 가는 두 선의 속도가 같으려면 시간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빛의 속도는 고정이므로 c라고 두고, 비행기가 움직이는 속도를 v라고 놓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행기가 움직이는 속도는 비행기 밖의 관측자가 느낄 수 있으므로 비행기 밖의 관측자가 느끼는 시간으로 달릴 것입니다. 비행기 밖의 관측자 시간을 t라고 놓고, 비행기 안의 관측자의 시간을 t0로 놓으면 그림과 같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잘 아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해서 식을 세울 수 있습니다.
왠지 t로 묶어야 할 것 같지 않습니까?
결과입니다. 비행기 밖에 있는 사람이 느끼는 시간 t와 비행기 안에 있는 사람이 느끼는 시간 t0는 수식처럼 차이가 나게 됩니다.
중고등학생이라면 공부를 썩 잘하지 않는 학생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어릴 적 공부의 악몽의 영향인지 이런 수식만 나와도 들여다보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수식 한 줄은 시간이 단축되고, 길이가 어쩌고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분명하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특정 상황을 생각하고 싶으면 수식에 대입해보면 쉽게 예측이 가능합니다. 단순한 원리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것이 물리학의 목표이고, 수학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명확한 수단인 셈이죠.
여기까지 오셨으면 특수 상대성이론을 모두 이해하셨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직 조금 더 이해할 것들이 남아 있습니다. 수식도 좀 더 설명이 필요해 보일 뿐만 아니라, 빛의 속도에 절대성을 부여하느라 시간과 공간을 마구잡이로 바꾸어 버렸는데, 이 때문에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현상들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이 수식에 여러 상황을 끼워 맞추다 보면 우리가 보는 세상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만듭니다. 보이는 것과 세상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죠. 과학자들은 이런 것을 있어 보이게 패러독스라고 부르는데, 어떤 것들이 있고,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현상이 있다고 믿어야 하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