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즐겁다

언제나 밝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by 책인사

나는 자출족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날씨부터 확인한다.

일기예보에서 저녁 8시부터 비가 온다고 했다.

고민 없이 자전거로 출근했다.


자전거 출근길은 언제나 즐겁다.

요즘은 시원한 가을바람,

특히 귀뚜라미 소리까지 정겹다.


점심을 먹고 나니 퇴근길이 기다려진다.

해가 짧아지면서 야간 라이딩도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저녁 8시부터 온다던 비가,

퇴근 직전부터 한두 방울씩 내리기 시작했다.


고민이 되었다.

비를 맞으며 갈 것인가?

자전거를 놔두고 지하철을 타고 갈 것인가?


오늘 자전거를 안 가져가면,

며칠 뒤에나 자전거를 가지고 갈 수 있을 것 같아,

우중 라이딩을 하기로 결정했다.


한두 방울 내리는 비는 되려 시원했다.

미스트 같은 느낌이랄까?

잠실철교를 건너는 순간,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멈출 수도 없는 상황.

더욱 열심히 자전거 페달을 굴렸다.


비 오는 한강 자전거 길은 예상과는 다르게 운치가 있었다.

빗소리마저 시원했다.

하루의 피로가 빗줄기에 씻기는 기분이랄까?

비를 맞으며 퇴근하는 다른 자출족 분들에게는 전우애 같은 느낌도 들었다.


우산 없이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것은 뭔가 우울해 보이지만, 비를 뚫고 달려가는 자전거는 뭔가 멋있어 보였다.


[비오는 퇴근길]

자전거는 인생을 닮았다.

비가 오면 자전거를 타기 망설여진다.

‘비에 옷이 젖으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든다.


그런데 막상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타보니,

생각보다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되려 우중 라이딩만의 감성이 있었다.


물론 비에 젖기는 했지만,

하루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씻어내주는 것 같았다.


인생도 항상 밝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가 오는 날도 있다.

비가 와도 자전거는 탈 수 있다.

되려 밝은 날에 느끼지 못한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제는 비 오는 날도 두렵지 않다.

아름다운 빗소리로 풍부한 감성을 자극해 주는 우중 라이딩이 좋다.


이제는 비가 와도 걱정 없다.

밝은 날 느끼지 못한 새로운 즐거움이 나를 반긴다.


자전거는 인생을 닮았다.

keyword
이전 10화요령은 꼼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