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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Dec 01. 2024

역방향이 끝나면 순방향이 옵니다.

세상은 전화위복

안녕하세요!

저는 KTX 6호차 10B 좌석입니다.

하루에도 서울과 부산을 수차례 왕복하지요.

(물론, 일과에 따라 광주도 가고, 목포나 여수-EXPO도 가곤 합니다.)


월요일 새벽.

서울역에서 손님이 탔습니다.

손님은 마치 저에게 실망한 듯 혼잣말을 했습니다.

‘아.. 역방향이야.. 싫은데.‘

잠시 후 아침 해가 뜨자 손님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습니다.

"아 눈부셔! 잠 깼잖아!"


같은 칸 마주 보는 7C 좌석이 저에게 으쓱거리며 말했습니다.

"어쩌니. 부산까지 거꾸로 가려면 멀미 나겠다."




부산역에 도착했습니다.

손님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렸습니다.

30분간의 차내 청소가 끝나고 다시 서울로 출발할 준비가 끝났습니다.


서울로 가는 손님이 탑승하며 말했습니다.

"순방향이다! 다행이다!"

부산으로 갈 때는 제가 순방향 좌석이 되어 있었습니다.

터널을 지나고 오전의 햇살이 들어오자 손님은 기분 좋게 말했습니다.

"와~ 따뜻한 아침햇살이야. 너무 좋다."


부산으로 오는 길에 저에게 으쓱해하던 7C 좌석은 이번에는 역방향이 되어 바닥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인생처럼 KTX 좌석도 언제나 순방향일 수는 없습니다.

(아.. 특실과 5호실은 예외로 하겠습니다.)

(+KTX에도 편한 좌석이?)


그러니 손님 여러분.

지금 뭔가 자기 생각과는 반대로 가는 것 같아도 너무 힘들어하지 마세요.

곧 여러분에게도 순방향, 그리고 순풍이 찾아올 테니깐요.


저는 하루에도 몇 차례 씩 순방향과 역방향을 오가지만,

마음만은 손님 여러분들의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길을 함께 하고픈

KTX 6호차 10B 좌석입니다.

[역방향이 끝나면 순방향이 찾아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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