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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현달 Sep 07. 2024

스무 살의 봄과 가을

스무 살의 봄은 너로 시작된다


작은 키에 볼이 빨갰던 모습을 하고는 나에게 대각선으로 금이 간 핸드폰 액정에 보여주며 그래도 이쁜 모양이라 다행이라던 그런 마음으로 웃던 그때의 미소들을

둘이 함께 듣던 어느 수업에서 내 노트에 낙서하며 턱을 괴고 나를 올려다보며 바라보던 눈과 작은 메모로 나누던 잡담들을

어둑해진 시간에 함께 거닐던 캠퍼스 야경의 가로등 불빛아래서 말없이 팔짱을 끼던 너의 조용한 순간을

그때 나누었던 그 많은 일상들을 아무 조건도 필요 없던 그 시절을


지금의 나는 그렇게 변해있고 조건에 지쳐 이제 그때가 그립다

이별을 생각하지 않고 시작할 용기와 사람만 보였던 가벼운 마음사랑을 믿었던 그대와의 그때를


스무 살의 가을은 너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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