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내가 어떤 의도로 사진을 찍는지 궁금했다. 큰아이는 평상시보다 많은 킥보드 때문에 찍는 거냐고 묻기도 하고, 막둥이는 그늘막 아래에 모여있는 킥보드 때문에 (이날은 아주 더운 날씨였다) 재미있어서 사진을 찍는 거냐고 물었다. 나는 점자블록 위에 킥보드가 위험하게 있어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이 길을 시각장애인이 흰 지팡이의 도움으로만 지나간다면 다칠 수 있고, 요즘은 이런 점자블록 위의 킥보드는 흔하게 우리 일상에서 볼 수 있어 걱정이된다고 했다. 아이들도 내 말을 듣고서야 점자블록을 인식했다.
도로 한가운데 있는 킥보드는 비시각장애인도 위험할 수 있는 도로 보행의 방해물이다. 물론 시각장애인이라면 더더욱 위험한 보행장애물이다. 이렇게 점자블록 위에 있으니 말이다.
시각장애인(아동)에게 가장 중요한 것-점자학습, 보행훈련
점자학습과 보행훈련이다. 점자학습은 학업의 기회 진로의 기회를 주며 삶의 방향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중 점자를 모르는 점자문맹률은 아직도 90% 정도이다. 점자를 모른다면 음성인식등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중도실명이나 노안으로 인한 실명은 점자를 배우는 것보다 음성지원이 더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보행은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다. 무엇보다 보행의 안전은 시각장애인의 생명과도 연결이 되어있다.
담심포는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안전한 점자블록 캠페인 중이다.
담심포는 작은 회사다. 그것도 사회적 기업이다.
내가 암을 만나고 담심포의 방향도 뚜렷해졌다. 암을 만나 가장 걱정이 된 부분도 국내유일이라는 담심포의 점자촉각교구재 개발과 보급사업이었다. 담심포는 작은 회사다. 그것도 사회적 기업이다. 올해 담심포의 나이는 사회적 기업들의 가장 위험한 나이인 5년이 지나간다.
담심포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
얼마 전 암을 만난 후 첫 강의에서는 담심포와 나의 이야기로 시작했다. 아니 더 오래 전의 눈이 보이지 않았던 할머니손을 잡고 있던 어린 손녀의 이야기가 담심포의 첫 이야기다. 대면강의에서 강의 시간이 예전보다 30분이 늘었다. 30분은 추가된 시간은 장애인식에 대한 강의시간을 더 늘렸다.
시각장애아동들에게 점자촉각교구재를 보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조금은 덜 힘들고 불편함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아졌다. 우리의 관심이 시각장애인과 시각장애아동들에게 작은 변화를 만들어 줄거라 믿기 때문이다. 나비의 작은 날개짓을 해보자는 생각이다.
강의와 장애인식개선교육
장애인식교육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사례와 알아야 할 에티켓을 소개한다. 대부분 몰라서 실수를 하거나 불편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친절과 배려를 하고 싶은 행동이 불쾌함이 되기도 한다. 도움을 주고 싶은 좋은 마음이지만 에티켓을 모르다면 나의 좋은 마음이 잘 전달이 되지 않게 된다. 그래서 나는 강의 중에 에티켓과 점자블록과 보행안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