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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맘 Aug 06. 2023

암유병자의 필수과목 - 걷기

나의 운동태교

난 운동을 정말 싫어했다.

걷는 것도 싫어했다.


남편은 나에게 10걸음도 

차를 타고 간다고 놀리곤 했다.


뭐 조금 부풀린 말이긴 

하지만 부정할 수는 없다.


나는 운동하고 

땀 흘리기를 싫어했다.


"엄마, 운동 안 해요?"

"응 할 거야. 이거 끝나면"

운동은 나에게 가장 마지막 순위였다.


엄마가 건강하게 오래 살기가 

간절한 바람 중 하나인 

우리 막둥이는 

엄마가 운동을 하지 않아 

항상 걱정이었다.

엄마가 아플까 봐 걱정이었다.






"수술은 잘 되었습니다.

한동안은 금식입니다.

움직일 수 있으면 조금씩 걸으세요 "

 

마취에서 깨며 파도에 쓸리듯 

수술 통증이 느껴졌다.

이제 내 위는 30%만 남았다.






"걸으세요"


임산부와 태교수업을 하면서

내가 꼭 전하는 말이다.


출산을 하고 괜찮아지면

누워서라도 팔, 다리, 머리등을 

조금씩 움직이는 게 좋다.


걸을 수 있으면 조금씩 걷는 게 

출산 후 회복에 도움이 된다. 




나는 아침에 수술을 했고, 

1시즘 마취에서 깨어났다. 


난 누워서 팔, 다리, 머리등 

움직일 수 있는 곳은 

조금씩 움직였다.


임산부에게 

내가 알려줬던 방법대로....


나의 걷기는 

위암수술을 한 날 

저녁부터 시작되었다.


화장실을 가야 했다.


저녁식사시간부터 

병실 앞을 걸었다.


퇴원할 때까지 

매일 부지런히 걸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걸을수록

몸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위절제수술을  한 위암환자는 

1달이 되기 전까지 음식을 

먹기가 정말 힘들다.

위가 회복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도 조금만 먹어도 힘들었다. 

음식물이 들어가기만 하면

식은땀이 났다. 


그럴 때면 남편은 등을 쓸어주고

온몸을 주물러주었다.

그러다 결국은 내 손을 잡고 

집 앞을 걷는다. 

처음엔 끌려나갔다.

몇 걸음 걸으니 트럼이 나온다.


조금 더 걸으니 

굽어졌던 몸이 펴진다.


나는 정말 걷기 싫어했는데

살기 위해서 걸어야 했다. 

감사했다.

걸으면 소화가 되었다.

아픈 위가 편안해졌다. 


지금은 위도 거의 회복이 되었다. 

건강도 많이 좋아졌다. 



암유병자에게 걷기는 필수과목


암유병자들 중 걷기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우리들의 관심은 

어디를 어떻게 

얼마나 걷는지이다


암유병자는 오늘을 살기 위해 

내일 더 건강한 일상을 위해 

무조건 걷는다.


맨발로 걷기도 하고

새벽에 걷기도 하고

산행을 하기도 한다. 


암유병자에게 걷기는 

필수과목이다.


나도 매일 걷고 있다. 

항암부작용 불면증으로 

나는 새벽형 인간이 되었다. 

am 4:30분에 항상 잠이 깬다.


모닝루틴을 하고 

아침운동을 아니 새벽운동을 하러 

am 5:00에 집을 나선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걷는다. 

항암치료가 끝나고 회복을 하면서 

운동루틴의 강도를 높였다.


암의 재발과 전이를 예방하는 

나의 핵심키워드는 

암세포가 싫어하는 것을 

많이 하는 것이다.


#산소  #체온유지  #운동 

#건강한음식  #즐거운하루



나의 음식태교에서 

아침 공복 물 마시기가 가장 중요하다.

나의 운동태교에서는

  아침 걷기가 가장 중요한 루틴이다. 


아침 물 마시기를 하고 나면 

아침 걷기를 한다. 

동네 3바퀴 돌기 4500보

 45분/심박수는 118~120 bpm이다. 

나에게 어느 정도 

적당한 운동강도이다.







우리는 미래를 위해서 적금을 든다.

나도 나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매일 아침 적금처럼 

4500보를 걷는다.


암수술 후  100 보도 걷기 힘들었는데 

매일 조금씩 늘렸다.

지금은 하루 8000보가 목표 걷기이다. 


논문과 연구통계등에서 

8000~10000보 정도 걷는 게 

적당하다고 한다. 


단 체력이 무리가 되지 않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운동 체질도 살펴야 한다.

 체중이 계속 줄거나 

힘든 치료를 하는 경우는 

몸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걸어야 한다.


통계는 참고로 해야 한다.

내가 그 통계나 연구결과에서 

변수일수도 있으니까.


좋은 정보라도 

나에게 맞는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나의 걷기는 

내 몸의 컨디션과 체력에 따라 

조금씩 아주 천천히 늘려왔다. 


매일 체크하는 

체중과 체온, 

배변활동, 일상유지의 피로도

수면시간과 수면질등을 체크하면서 

나의 걷기 루틴을 조정했다.


조금이라도 피로도가 느껴지면

휴식시간을 가졌다. 


나에게는 중간 휴식시간이 있다. 

pm 2:00~3:00

이 시간은 아무런 루틴이 없다. 


고속도로의 졸음쉼터와 같다고 

생각하면 맞을듯하다.


나의 루틴이 조정이 될 때 

나와 맞지 않으면 

나에게 신호를 보낸다. 






암을 만난 뒤, 

나는 나를 잘 돌보는 법을 

알게 되었다.


나를 정성껏 관찰하고,

  살피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걷기 예찬론자가 되었다.

그렇게 걷기 싫어하던 사람이..


나의 아침 걷기 습관을 

우리 막둥이가 제일 좋아한다.

무엇보다 새벽 걷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되었다. 


베이지색 모자를 쓰고

두 팔을 씩씩하게 흔들며 

열심히 걷는다.


상쾌한 새벽공기가 좋고, 

걷다 보면 가로등이 꺼진다. 

그 순간이 선물 같은

새벽 걷기는 나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버스 1~2 정거장은 

고민도 없이 걷고 있다.


카페에서 보내는 나를 위한 시간보다 

어쩌면 걷기를 하는 이 새벽시간이 

정말 나를 위한 시간인지 모르겠다. 


오늘도 열심히 즐겁게 걸었다.

나는 오늘, 좀 더 건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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