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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맘 Aug 31. 2023

따뜻한 물에 샤워와 괄사마사지

나의 항암치료

나에게 최소한의 일상유지란?

수술과 항암치료를 하는 동안 나는 최소한의 일상유지를 하고 싶었다. 그중 가장 중요한 나의 일상유지는 혼자서 화장실과 욕실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항암치료에 조금씩 적응하고, 작은 루틴들을 매일 실천하면서 체력이 조금씩 좋아졌다. 나의 체력에 따라 일상유지도 종류들도 늘기 시작했다. 


나의 하루 일상유지를 위한 루틴

따뜻한 물에 샤워하기와 괄사마사지

위암수술을 한 뒤 첫 항암을 할 때는 혼자 샤워를 하기도 힘들어 따뜻한 물을 맞으며 앉아있기만 했다. 그때는  몸을 닦는 타월이 왜 그렇게 무거웠는지,  간단한 옷 입기도 너무 힘들었다. 나의 몸에 있던 근육이 다 빠져나간듯했다. 균형감각이 없어진 듯 서있기도 힘들었다.


나는 위암수술을 복강경으로 했다.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하는 동안 나는 매일 거울로 나의 모습을 확인했다. 수술과 항암치료를 하면서 나의 몸은 생명력이 빠져나간 느낌이었다.  암을 만나기 전에 운동을 하지 않아 근육이 많지 않았지만,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하면서 그나마 있던 근육들이 모두 사라진 것 같았다. 

바짝 마른 식물처럼.... 

나는 항암치료를 시작하면서 작은 것 하나부터 습관들이기로 했다. 

물 마시기와 가벼운 운동하기, 다음으로 습관을 들이려 매일 루틴으로 실천한 게 따뜻한 물에 샤워하기와 괄사마사지하기였다. 

혼자 샤워를 하려면 정말 큰 결심을 하고, 마음을 먹어야 했다.  

자고 일어나면 내 몸은 기름이 꽉 낀 녹슨 기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몸이 뻑뻑한 느낌이랄까. 매일 아침이면 일찍 눈이 떠졌다. 처음엔 항암부작용인지 몰랐다. 지금도 항암부작용 후유증으로 항상 새벽에 일어난다. 

덕분에 모닝루틴, 새벽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아침에 양치와 가글을 하고, 따뜻한 물을 마신뒤 거실에서 가벼운 운동(스트레칭)을 하고 샤워를 한다. 

하고 싶지 않은 날도 있었지만 습관을 들이기 위해 무조건 욕실로 가서 따뜻한 물에 샤워를 했다. 

샤워를 하고 나면 항상 기분이 좋아졌다. "아~ 이 샤워 덕분에 오늘도 하루 잘 보낼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한 물에 샤워를 몇 주 하고, 피부에도 면역세포가 있어 마사지를 해주거나 등을 쓸어주면 컨디션이 좋아진다는 것을 알았다. 마침 선물로 받은 괄사가 있어 샤워를 하면서 괄사로 몸을 마사지해 주었다. 배운 것은 아니고 그냥 괄사를 온몸에 문지르는 정도였다. 신기하게 괄사로 온몸을 마사지하고 나면, 속이 편안해지고, 트럼이 많이 나왔다.  온몸의 뻑뻑했던 느낌도 부드러워진 느낌이었다.  따뜻한 물에 샤워만 하는 것보다 훨씬 컨디션이 좋아졌다. 그 이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매일 따뜻한 샤워와 괄사마사지를 한다. 

나의 하루 일상유지를 위한 가장 중요한 루틴이 되었다.  괄사마사지를 하면 림프절이 자극이 되어 면역력이 좋아지고, 혈약순환에 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오늘도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괄사마사지를 했다. 매일 느끼는 느낌이지만, 오늘도 하루를 정말 잘 보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한 물에 샤워하기와 괄사맛시지는 나에게 혈액순환, 면역세포활성화와 함께 행복호르몬 세로토닌이 팡팡 터지는 시간인듯하다. 


오늘도 새벽 걷기와 샤워와 괄사마사지 덕분에 상쾌하고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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