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루살이처럼 오늘에 최선을 다해 정성껏 보낸다”
힐링캠프에서 사용할 빙고게임을 만들었다.
그중에 “자기만의 응원 문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질문이 있었다.
나는 암을 만나고 난 뒤, 항암 부작용으로 불면증이 왔었다.
새벽 2~3시에 잠이 깼다.
잠들 수가 없어, 모두가 잠든 시간에 조용히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면 어둑어둑한 새벽 5시쯤이 되었다.
옷을 챙겨 입고 아침 운동을 하러 나갔다.
동네를 네 바퀴쯤 돌았다.
걷는 것에 익숙하지 않던 내가, 암을 만난 뒤 매일 걷고 있었다.
하루의 목표 걸음을 정하고 걸었다.
새벽에 걷는 시간이 좋아졌다.
좋은 생각도 나고, 고민거리도 풀리는 신기한 시간들이었다.
오늘 이 걸음을 걷고,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괄사로 마사지를 하고, 옷을 입고 카페에 가고, 밥을 먹고 항암약을 먹는다.
특별하지 않은 시간들, 매일 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나의 항암치료의 일상이었다.
문득 생각했다.
‘하루살이 같다.’
매일 똑같은 하루를 보내기 위해 이 새벽에 나는 걷고 있고,
정해진 시간에 항암약을 먹기 위해 정해진 시간에 아침을 먹는다.
무력감에 잠기지 않으려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괄사로 내 몸을 정성껏 마사지한다.
누구를 만날 일도 없지만, 정성껏 옷을 입고 나를 꾸미고 카페로 간다.
점심을 먹으러 집으로 돌아오고, 소화를 시키기 위해 한참을 다시 걷는다.
장을 보고, 저녁에 먹을 항암약을 위해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먹는다.
그리고 다시 소화를 시키려 걷는다.
집으로 돌아와 항암약을 먹기 전, 잠잘 모든 준비를 마친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약을 먹어야 했고, 약을 먹고 나면 몸은 신기하게도 금세 반응했다.
피로감이 몰려오고, 잠이 쏟아졌다.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나는 그 하루를 매일같이 보내고 있었다.
그럴 때면 정말 ‘하루살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 하루를 정성껏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루살이도 그 하루를 위해
정말 정성껏, 최선을 다해 살아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는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하루살이처럼, 오늘에 최선을 다해 정성껏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