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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2025
어김없이 봄은
펼쳐지고 돋아나며 따스해지는 이름값을 한다.
검은 천 싸맨 어느 하우스 안에 어떤 자연이라도 갇힌 것일까?
아직은 다가오지 말라며 문 앞 두릅 가시가 눈치를 준다.
몰래 뒤로 다가가 짙은 하우스 덮개를 단번에 걷어 젖히면
어떤 녀석들의 하얀 울음을 목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검은 외형에서 아른거리는 것은 인근 산의 생김새이다.
보면 볼수록 그토록 그 산을 닮았을지 놀라고 만다.
길쭉한 하우스는 마치 산을 잘라 나란히 붙인 듯도 하다.
아마 안쪽에 차려놓은 그을린 겨울봄여름가을을 내세워 곧 매장을 열려는지
두릅이 옆구리 찌르며 예약을 보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