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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딛우 May 16. 2024

연약함을 드러내고

오늘도 씩씩한 나는 계속됨


언제부터였을지, 제법 가면을 쓰는 게 능숙해질 무렵의 난

나름 강한 '척'이 습관이 된 것 같다.


늘 괜찮고, 흔들림 없고, 무던한 '척'

웃어넘기는 '척'하는 뭐, 대수롭지 않다는 뉘앙스를 풍기거나 하는 그런 것들 말이다.

실제론 그렇지 않을 테니 명백한 허세인 것이다.


'척'이라도 해서 강해지고 싶었다.

 정말 그런 사람인 척해버리면 누군가 나를 보며 흔들림이 없구나!라고 해준다면.

그것대로 나를 받아들여주는 게 좋았다.


연약함을 드러낼 때면, 열에 아홉은 분명 같은 선상에 있다 한 들

나는 그들과 같을 수 없게 되어버렸던 제법, 많은 경험들.


처음엔 내게서 잘못된 부분을 찾다가,

그다음엔 괜찮은 척하다가,

아, 이제 그런 저런 일들, 말들에 흔들리지 않는 내가 되었구나

방심할 때쯤 예기치 못하게 또 다른 상황에 직면하고.

못내 드러나는 모습에 자책하고, 이를 수없이 반복한다.




매 순간이 시험대에 오르는 기분이다.

얕보이기 싫고,  우스워지기 싫다.

쟤는 어떠한들 상관없어 취급 따위 더는 받기 싫고.

흔들리는 틈새마다 멋대로 침범해 입맛대로 굴려보려는 걸 눈치채는 것도 속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내 연약함을 드러내고, 위로받고 싶을 때가 있다.


언젠가 이 모든 게 다 괜찮아지거나,

아니면 정말로 그런 모습이라도 괜찮다고 해줄 누군가가 나타나거나.


일단, 기대는 되니까.

오늘도 씩씩한 '나'는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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