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케빈 Aug 22. 2022

2주 차 - 식사 차려 주기

 지난주 책 읽어주기 미션은 어떠셨나요? 이미 하고 계시던 아빠들은 당연히 잘하셨을 테고, 처음 시도해본 아빠들의 얘기가 듣고 싶네요. 아이들이 어땠는지, 와이프의 반응은 또 어땠는지, 하면서 어떤 것들을 느끼셨는지, 그리고 앞으로 계속해 나갈지 같은 많은 질문들이 있는데 차차 얘기하기로 하고요. 이번에는 2주 차 미션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육아 휴직을 하며 와이프와 약속을 하나 했었어요. 저희 아이의 경우 아침에 일어나 공부를 조금 하고 학교를 가다 보니 그동안은 와이프가 아침 식사도 준비하며 아이 공부까지 봐줬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너무 정신이 없어서 아침은 제가 준비하고, 와이프는 아이의 공부에 집중, 그리고 저녁 식사는 와이프가 차리는 걸로 합의를 하고, 그렇게 제가 아침 식사 차리기를 시작했답니다. 


 제가 그동안 요리를 했었냐고요? 음... 대학교 때까지 집에서 다니다 보니 자취할 기회가 없었고, 회사 생활을 타지에서 해도 회사에서 삼시 세끼를 먹다 보니 밥을 할 일이 없었죠. 지난 휴가 때는 아이에게 호기롭게 아침 식사를 차려주기 위해 동그랑땡을 구웠었는데, 당시 저는 불은 무조건 센 불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터라 센 불로 익히니 겉만 타고 속은 안 익어 아이가 배탈이 났었습니다. 그 정도로 전 요리랑은 담을 쌓고 살았었어요. 


 그래도 그동안 수많은 영상들을 봐오며 나름대로 자신감은 생겼었습니다. 여러 유튜버들은 정말 간편하고 쉽게 요리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당연히 초반엔 엄청 헤맸죠. 요리 준비하다 실패를 해 시리얼을 먹인다거나 그냥 달걀만 삶아서 먹이고 학교를 보내기도 했고요. 그래도 몇 개월 하다 보니 나름대로 요령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엔 아침 식사 한 그릇 정도는 뚝딱 준비하곤 한답니다. 


 '요리'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부담스러움이 있는 것 같아요. 뭔가 맛있어야 될 것 같고, 뭔가 화려해야 될 것 같은 그런 부담감. 일단 그런 부담감 먼저 내려놓으세요. 그런 부담감이 없어야 이번 미션을 완수할 수 있습니다. 제가 몇 개월간 아침밥을 준비해보니 잘하려는 마음만 버려도 식사 한 끼를 아이에게 대접할 수 있더라고요. 전 주로 반찬 가게에서 산 반찬을 활용하고, 냉동식품도 먹이고, 볶음밥도 먹이고, 간단한 국도 먹였어요. 그렇게 하니 아이가 맛있게 먹어주더라고요. (물론 먹는 둥 마는 둥 했던 날도 있죠. 그런 날은 뭐 맛없었나 보다, 아니면 지겨웠나 보다 하고 넘어가는 거죠.)


 그래서 이번 주에는 정말 맘 편히 아침이든 저녁이든 딱 두 끼만 차려줘 보자고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될 수 있고, 아빠가 자신 있어하는 음식이 될 수 있고, 그것도 안되면 빵에다 쨈을 발라줘도 되는 거고요. 하다 보니 할 수 있는 요리가 하나씩 늘어가는 게 제 눈엔 보였어요. 물론 와이프도 너무 좋아해 줬고요. 제가 간단히 만들었던 요리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자세한 만드는 법은 링크 따라가서 보고 만들어 보시면 됩니다. 



1) 새우 계란 볶음밥

 - 재료: 냉동야채, 냉동 흰 다리 새우살, 달걀, 밥, 굴소스

 - 만드는 법: 팬에 기름을 두르고, 야채 한 줌을 볶고, 해동시킨 새우를 세 등분으로 나눠 같이 볶고, 밥과 굴소스를 넣어 볶고, 달걀을 풀어 같이 볶으면 끝

 - 참고: 볶음밥을 만드는 33가지 간단한 방법 (https://youtu.be/HLzxu1bsgSI)


2) 미트볼 볶음밥

 - 재료: 3분 요리 미트볼, 밥, 달걀

 - 만드는 법: 미트볼을 잘게 잘라 프라이팬에 볶고, 밥을 넣어 같이 볶고, 달걀을 얇게 펴 밥 위에 올리면 끝

 - 참고: 볶음밥을 만드는 33가지 간단한 방법 (https://youtu.be/HLzxu1bsgSI)

 

3) 유부초밥

 - 재료: 마트에 파는 유부초밥 키트, 밥, 기호에 따라 비엔나 혹은 크래미 추가

 - 만드는 법: 유부초밥 키트에 있는 재료를 밥과 섞고, (필요시) 비엔나/크래미 밥에 추가, 유부에 밥을 넣으면 끝. 


4) 달걀 만둣국

 - 재료: 비비고 사골국물, 냉동만두, 달걀, 기호에 따라 파 추가

 - 만드는 법: 사골국물 한 봉지와 만두 7~8개를 넣고 끓이다 달걀을 풀어 넣으면 끝. 필요시 파 추가

 - 참고: 만둣국 끓이는 방법 (https://youtu.be/PiyzwThP3jk)


5) 새우 간짜장 밥

 - 재료: 짜장 가루, 양파, 새우, 애호박, 돼지고기 목살, 다진 생강, 간장 

 - 만드는 법: 팬에 기름 많이 두르고 양파 조금과 고기 넣고 볶고, 다진 생강 추가, 고기 익으면 간장 한 큰 술 두르고 나머지 야채 넣고 볶고, 새우 넣고, 짜장 가루 넣고, 물 넣고 계속 볶으면 끝.

 - 이건 만드는 법이 위에 언급한 요리보단 조금 복잡하지만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어요. 아래 링크 따라 들어가서 그대로 따라 하면 정말 멋진 요리 완성되고, 아이도 와이프도 정말 좋아한답니다. 

 - 참고: 이연복이 알려주는 간짜장 밥 레시피 (https://youtu.be/Ud1FBuKitQY)


6) 토스트, 클로티드 크림 세트

 - 재료: 식빵, 클로티드 크림, 꿀, 우유, 취향 따라 크림치즈나 버터 등 추가

 - 만드는 법: 토스트 굽고, 그릇에 클로티드 크림과 꿀을 같이 넣어서 먹으면 끝

 - 위 요리가 어려우시면 이렇게 토스트 세트로 준비해봐도 좋아요. 클로티드 크림은 백종원 선생님이 얘기한 튀르키예 카이막 치즈와 유사한 크림인데 맛이 아주 고소해서 빵이랑 같이 먹기 좋아요.


 자, 이 중에 하나 골라서 하셔도 되고, 인터넷을 뒤져 더 훌륭한 요리를 만들어 주셔도 좋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저 진짜 똥 손이에요. 요리랑 완전 담을 쌓고 살았었지만 저도 할 수 있는 요리니 걱정 마시고 한 번 시도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멋진 식사를 차려주세요. 


 최근에 아이랑 갔던 한 모임에서 혹시 집에서 요리를 잘하는 아빠가 있냐는 질문에 저희 아이가 손을 번쩍 들며 "저희 아빠는 요리를 잘해요."라는 얘길 해주더라고요. 어찌나 감동이던지. 하니까 되더라고요. 또 제가 매번 말씀드리지만 안되면 어때요. 요치 망치면 시리얼 한 그릇 먹이면 되지요. 그러면 이번 주도 파이팅해봐요!




 

이전 02화 1주 차 - 자기 전 책 읽어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