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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길원 Aug 14. 2023

펜 하나로 바꾼 고객의 마음 (feat.신입사원)

B2B의 본질: 제품을 넘어선 관계

이전 바나나 프로젝트와 이어지는 스토리입니다. 


바나나 프로젝트 프로모션에 움직이지 않은 고객들은 직접 만나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웹주문 전환 임무는 최근 영업 직무로 들어온 신입사원의 목표로 할당되었다. 

병원급 고객은 물품 주문량이 특히 많아 웹주문 전환은 큰 임무였다. 


지금까지 모은 '웹주문 만족도 설문조사 내용'과 '타겟 리스트' 데이터를 공유해 주었다.

이를 토대로 신입사원은 고객 설득을 위한 전략을 세웠다. 


시도,

우선 웹주문이 편리한 이유와 혜택이 담긴 홍보 자료로 공략하는 것을 1차 단계로 세웠다. 

홍보 자료만으로 웹주문으로 전환되는 고객이 생겼지만 대부분은 자료를 인지하는 것에만 그쳤다. 


그다음 전략으로 스타벅스 기프티콘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한 번의 웹주문 사용 경험'만 제공하면 됐기에 굳이 비싼 상품을 걸 필요가 없었다. 

바나나 프로젝트에서 시도했던 것처럼 첫 웹주문 사용 시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드리기로 하였고 신입사원은 고객을 만나 이를 홍보했다. 결과적으론 반 정도 웹주문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이런 프로모션에도 주문량이 많은 큰 병원 두 군데는 움직이지 않았다.  

기프티콘 전략은 이미 몇 번 사용한지라 더 이상 고객의 반응과 명분을 얻기 힘들었다. 



돌파,

고민하던 와중 의외로 작고 별 것 아닌 부분에서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힌트를 얻었게 되었다. 

고객과 대화 속에서 신입사원은 병리사 분들께 '펜'이 필요하다는 것을 관찰하였다. 

병원에서 펜을 충분히 지급해주지 않기 때문에 사비를 들여 '펜'을 사 오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마침 사무실엔 몇 년 전 홍보차 제작해 두었던 펜 수백 개가 잠자고 있었다.

사실 이 펜은 사용성도 뛰어나서 더 달라고 요청하는 고객들이 꽤 많았다. 

이를 관찰한 신입 사원은 '펜'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펜'을 받은 고객은 스타벅스 커피보다 더욱 감동하며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전까진 와서 부탁하는 귀찮은 영업 사원이지만 지금은 나를 도와준 영업 사원으로의 전환이다.  

한 번 마음을 얻게 되니 그리 어렵지 않게 웹주문을 사용 유도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병리실에는 커피 보다 펜이 더 귀했다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이다.


마무리, 

결과적으론 신입사원 타겟 병원 중 57%이 고객이 웹주문으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57% 고객 중 75%의 고객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웹주문을 사용했다. 

아하 모먼트였던 '단 한 번의 웹주문 경험'이 역시 들어맞은 부분이다. 


57% 성공률은 수치로만 보면 그리 큰 성공이 아닐게 생각되지만 사실은 그렇진 않았다. 

전환된 고객 중 주문량이 많은 고객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웹주문의 아이템 총량을 펼쳐 본다면 약 80%의 주문이 웹주문으로 자동화되었다. 

전화, 카카오톡, 팩스, 이메일 등으로 들어오던 주문을 더 이상 수기로 직접 입력하지 않아도 되었다. 

수기로 입력하던 월 700만 원의 매출액이 자동으로 전산에 입력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신입사원은 작은 관찰력과 실행력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경험을 하였다. 

그리고 B2B에서는 제품이나 서비스보다 중요한 것이 고객과의 관계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저 누군가에서 신뢰받는 영업사원으로의 변화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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