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길 보다는 함께 걷는 길
혼자 걷는 길 보다 함께 걷는 길이 좋다.
함께 걸으면 같은 풍경도 그 날의 이야기로 다른 풍경이 되기 때문이다.
양재천을 본격적으로 운동으로 걷게 된 계기는 고3 수능 이후 친구와 함께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 양재천 폭풍 걷기를 하였다. 벌써 10년이 지난 양재천의 시간이지만 당시 추위를 이겨내며 함께 걸었던 전우애가 가득한 거리 였다. 대학을 합격하면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 지 상상을 하며 혹은 학교에 떨어지면 어떡할까 불안 까지도 공유 했다. 10년 후가 지난 지금은 학업 대신 직업, 연애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의 주제는 옮겨갔다. 함께 걷는 길도 동일하고, 함께 걷는 사람도 동일한 친구인데 세월의 흐름에서 대화의 주제와 양재천 그 날의 이야기 풍경은 변화하였다.
이 친구 이외에도 다른 친구들과 함께 걸으면서 카페에서는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지 못했던 이야기는 양재천의 밤 하늘 공기에 맡기어 흘려 보냈다. 양재천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걸어온 발자취이자 그 날의 이야기에 따라 양재천의 풍경이 달라지는 이야기 보따리 장소이다.
양재천의 익숙한 길을 걷는 것
매일 같은 풍경 일지라도 나의 마음가짐으로 인해 같은 길인데도 불구하고, 어느날 보니 예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작은 변화를 찾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양재천의 익숙한 길을 걷고 또 걷는다.
양재천은 나의 양재천 동선의 관점으로 보면 과천, 성남, 잠실 까지 연결되는 요충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날의 마음에 따라서 때로는 과천, 잠실 방향으로 가는 행선지를 정한다. 익숙한 길을 걷는 것을 선호하는 성향 때문에 같은 길을 걷고 또 걷는다. 원래 양재천에는 자전거 도로가 없었지만 최근 생긴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와 부딪힐 수 있는 것만 조심하면 익숙한 길이다. 같은 저녁 8시, 9시, 10시 시간대여도 그 날 좋아하는 사람과 통화를 하거나 함께 걷는 양재천은 사랑으로 넘치는 익숙한 길이 된다.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는 양재천 분위기는 특히 벚꽃이 피는 봄이나 가을의 억새가 있는 가을에 걸으면 더욱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우울과 불안을 갖고 양재천을 걸을 때는 돌다리도 유난히 미끄러운 것 같고, 어두 침침 하게 느껴진다.
추억의 양재천 카페거리
과천 방향으로 걷다보면 매봉, 양재 시민의 숲 부근에 양재천 연인의 거리 및 양재천 카페 거리가 있다. 여름 철에 집에서 이 곳까지 걷다보면 아이스 아메리카노(약칭 아아)가 부르는 거리이다. 푸르른 녹음에 울창한 나무가 쭉 뻗어 있는 양재천 카페거리는 가장 좋아하는 양재천 장소이다. 늦은 저녁에 걸어도 사람이 있는 편이고, 나름 동네 카페 반경이기 때문에 가볍게 걷고 돌아오기에 좋다. 한 때 양재천 카페거리로 가는 방향이 좋아서 양재천 도곡 까치 공원에서 저녁 산책하기, 양재천 연인의 거리에 있는 탁자에서 점심 먹기, 양재천 인근 공원 탐방을 하기도 했다. 양재천에서 보낸 시간이 많기 때문에 이제 왠만한 양재천 카페는 알고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방문하게 된다.
수 많은 카페 중 '더 체어'라는 카페는 가장 좋아하는 카페이다. 이 곳에서 미래의 남자친구로부터 프로포즈 받고 싶을 정도로 분위기와 동네 정감이 있는 양재천 카페이다. 복층으로 되어 있어 1층에는 연주 할 수 있는 피아노가 있고, 2층에는 모형으로 전시된 첼로 까지 있다. 기분 탓인지 빵 냄새 때문인지 다른 카페보다 분위기가 더 푸근해서 좋다. 주택을 개조한 형태의 카페이기 때문에 집에 놀러온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롯데 잠실 타워가 보이는 흔들 의자
이 곳은 친한 친구가 소개해준 양재천의 방향이다. 한강 방향으로 가되, 밑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위에 있는 블록 구간을 이용해서 다다를 수 있는 곳이라 쉽게 찾기는 어려울 수 있다. 팁을 준다면 학여울역 setec 근처에 있는 다리를 이용해서 접근 할 수 있다. 잠실 롯데 타워가 보이는 명당을 찾을 수 있다. 흔들 의자에 기대어 롯데 잠실 타워를 보면 마음이 차분 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