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글에 대하여

#에세이 8

by 모래의 여자

문득 가벼움과 무거움을 생각할 때 내가 쓰는 글의 무게는 오른쪽으로 더 기우는 듯하다. 하루하루 버텨나가는 피곤한 노동자의 이야기와 출구조차 없어 보이는 세상의 이야기들은 듣기만 해도 한숨이 절로 나오는데, 쓰는 나조차 이것이 맞나 싶다.


이것에 대해 결론부터 꺼내보면 내가 딛고 있는 이 세상은 절대 가볍지가 않았다. 먹고사는 일부터 시작해서 가족과 타인의 관계,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 일 그리고 누워 잠자는 것 까지도 나에겐 무거운 일이었다. 점점 나이가 들어 갈수록 주변 사람들의 모습엔 가벼움이 없어졌다.


한 번의 발걸음마저도 쇠구슬을 찬 것 마냥 쉽지 않았고 예전의 농담과 우스갯소리의 가벼움은 삐쩍 마른 강물처럼 자취를 감춰버린 지 오래였다. 그 흔한 인사조차 서먹해졌다. 인사를 하고, 받는 나와 상대방의 거리를 생각해보면 그것은 꽤나 아득했다.


가벼움을 잃어버린 내 주변 사람들은 스스로의 삶을 이야기할 때 늘 무겁다고 했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언제까지 이 생활을 계속해야 하나 등의 수많은 물음표를 나에게 쏟아냈지만 나라고 그것을 알 방법은 없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취기 섞인 그들의 물음표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것뿐이었다.


어떤 것이든 쉬운 것이 없다고 하지만 이 정도 했으면 꽤나 스펙터클 했던 내 삶도 이젠 쉬울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쉬워질 때, 언젠가 내 글도 쉬워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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