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이용료 상승이라니 - 2

#에세이 9 (2)

by 모래의 여자

'배달의 민족, 우리나라 스타트업 최초, 최대 빅딜 성사...' 각 언론사는 우리나라 스타트업 역사의 중대한 이 사건의 내용을 앞다퉈 상세히 보도했다.


우아한 형제들의 '배달의 민족'과 경쟁 중이던 독일의 딜리버리 히어로의 '요기요'는 4조 7500억이라는 입이 떡 벌어지는 금액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시민권을 포기하길 바랬다. 물론 그 '빅딜'은 성사되었고, 바탕에는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로 인한 더 큰 성장이라는 근거가 깔려있었다.


반도의 역사에 처음으로 벌어진 일이다. 단일민족으로서 수많은 외세의 침공을 격퇴하고, 버티어내던 우리가 멀고 먼 이역만리의 나라에게 '민족 흡수'를 당한 것이다. 여러 매체들의 긍정적 보도 뒤엔 '시장 독점'이라는 걱정과 불안의 이야기가 쏟아졌지만, 그런 여론을 의식한 듯 배달의 민족은 '합병 후 중개 수수료의 인상은 절대 없을 것이다.'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 선은 올해 3월 말까지였다.




쉽게 설명해보면 기존에 있던 '울트라 콜'이라는 노출 방식은 유지하되 '오픈 서비스'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들어보면 새로운 광고가 하나 더 추가된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기존의 울트라 콜을 하단으로 내리고 원래 자리였던 상단에는 오픈 서비스를 신청한 영업점을 무제한으로 배치한다. 지극히 당연하게도 비용은 오픈 서비스가 더 높다.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는 정도의 수준이 아닌, 임대료와 인건비 다음으로 '배민비'의 부담을 떠 앉은 채 오픈 서비스로 갈아타고 있다고 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업종이든 마케팅 투자는 기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배달의 민족 내용과 결이 좀 다르다.




따뜻한 계절에 그에 걸맞게 흐드러진 꽃과는 달리 우리나라와 전 세계는 국가의 기틀이 걸린 사투를 펼치고 있다. 월급이 삭감되는 건 기본이고, 무급 휴무와 희망퇴직의 기사는 이제 남일이 아니다.


가뜩이나 가볍던 주머니는 텅텅 비어 버렸고 적금과 청약을 해지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폐업 현수막을 내건 상가는 늘어가며,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요동을 친다. 정부는 가지고 있는 모든 인력, 물적 자원을 총동원하여 국민들을 지원하겠다며 발표하는 이 시점에서.


시장을 완벽하고 정확하게 장악한 뒤, 터무니없는 ’초 갑질'을 시행하는 것은 결국 인수 초반 우려했던 행태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고 이것은 모르긴 몰라도 ‘독과점의 전초전’에 불과할 것이다.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라며 묻던 자긍심은 어디로 간 것이며, 소상공인들의 피와 땀을 빨아먹고 성장한 회사가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작은 도움을 주진 못할 망정 벼룩의 간까지 빼먹으려고 작정한 지금, 난 배달의 형제에게 묻고 싶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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