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8 (1)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며 질문하던 한 편의 광고가 전파를 타고 전국 팔도의 텔레비전과 온라인에서 흘러나왔다. 이 15초짜리의 작은 광고가 대한민국에 가져올 파급력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기억엔 지금도 굉장히 인지도가 높은 류승룡 배우를 모델로 삼았는데, 광고는 재미와 호기심의 두 가지를 정확하게 적중하였는지 꽤 호흥이 좋았던 것 같다.
그때에 누가 이런 걸 사용하냐며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중간다리를 이용하여 이익을 챙기는 꼼수라는 논란으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것이 이제는 각자의 스마트폰 한 구탱이를 확실하게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로 퍼져가는 코로나 19 사태 속 대한민국의 고유의 문화이자 특징인 '배달'을 전방위로 넓히고 있는 '배달의 민족' 이야기다.
'배민앱' 은 2010년 6월쯤에 개발되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처음 나왔을 땐 누가 이런 걸 사용하냐며 여러 사장님들과 소비자들은 혀를 찾더랬다. 조만간 사라질 앱이라 평과 함께 전화주문을 고집한던 자영업자들은 가입을 거부했고, 소비자들의 반응도 광고 영상과는 별개로 냉담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어떤 국가인가? IT 강국이며, 유행에 민감하고, 새로운 것을 잘 흡수하는, 거기다 700만 명의 자영업의 이뤄진 나라 아니던가. 역시나 이 땅 위에서 그것은 삽시간에 퍼졌다. 초기엔 높은 마케팅 비용과 쿠폰을 쏟아부으며 비슷한 컨셉을 가진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며 지금과 같은 부동의 1위를 수성하게 된다.
겨우 버티던 자영업자들은 당시로 치킨과 피자, 짜장면 밖에 없던 배달 문화를 넓고 깊게 적용하려는 '큰 흐름'과 그것에 비례하듯 치솟는 앱 이용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대부분 백기를 들고 투항하게 된다. 거기엔 '경쟁을 통해 성장한다.'는 찬란한 자본주의의 이념이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까지 뻗힌 것도 한 몫했다.
앱의 초기, 크고 작은 잡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자영업자와 이용자로 구분된 두 집단에게 '모두의 윈,윈'을 주장했다. 자영업자들에겐 건당 수수료의 타 업체와는 달리 월 정액제를 발표했고, 이용자들에겐 여러 가지 쿠폰과 요일을 통한 할인을 지원했다.
곳곳의 카페를 전전하며 앱을 만들었다던 CEO의 회고는 조금씩 커나가던 스타트 업체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오늘을 버티게 해주는 꿈, 그리고 기존의 비즈니스 관계 속에 새로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작은 꼼수'를 보여주며 앱의 이용자와 매출액은 천정부지로 성장한다. 그렇게 우리 땅에서 크고 자라며 같은 민족을 자처했던 '이것'이 10살이 되던 해인 2020년, 대한민국 시민권을 내놓으며 국경을 넘는다.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