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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르쯔 Mar 08. 2023

당신의 직장에서 규칙은 감정적인가 이성적인가?

당신은 규칙과 얼마나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가?

 우리 각자가 지니고 있는 규칙과 그로 인한 행동은 언제부터 만들어졌을까? 


 만들어지는 과정은 각 학파, 학자마다 다양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막연하게 말하자면 규칙은 주로 아동기에 형성되고 성장하면서 변형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발달적인 부분에서 아동의 규칙은 책임감, 도덕성으로 발전한다. 이처럼 한 개인에게 규칙은 다양한 의미와 행동들을 파생한다.


 나는 한동안 규칙이 많은 사람에게 시달린 적이 있었다. 하루 10시간씩  매일, 다섯 달 정도를 한 공간에서 같이 일했는데, 심지어 규칙이 많은 사람이 내 상사였다. 규칙이 많으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책임감이나 도덕성이 뛰어날 것 같지만 어떤 '기준'을 지니고 있느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이 결정된다는 걸 이때 처음 경험했다.


 함께 일하던 상사는 굉장히 규칙이 많은 사람이었다. 물건의 위치, 고객에게 대하는 태도, 업무의 강도, 공간에 대한 개념, 작업의 순서 등등.. 


 처음에는 배우는 입장이기 때문에 의문을 가지지 않고 일을 배워나갔다. 기본 바탕이 없는데 응용을 바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게 한 달 정도 업무에 적응을 마치자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상사의 규칙에 대한 기준은 굉장히 '감정적'이었다. 감정적이라는 의미는 다른 말로 '충동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감정적이고 충동적인  규칙은 수시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 다른 글에서 성격의 의미에 대해서 정의할 때, 수많은 것 중 하나가 '어제의 나, 오늘의 나, 내일의 나를 같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나'의 행동과 마음이 일관되지 않고 매일 바뀐다면 스스로도 혼란스럽고 관계를 맺는 사람들을 괴롭게 만든다. 같은 자극에도 어제의 나는 참았지만 오늘의 나는 화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누가 이런 사람과 함께 하고 싶겠는가?


 일에 완전히 적응하자 상사가 만든 규칙들의 비합리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감정적인 규칙들은 이성적 일리 없었고 합리적이기보다는 비합리적인 것들이 많았다. 가령 고객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규칙은 고객보다 상사의 편리에 중심이 맞추어져 있었고 상사는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닌, 이 규칙을 위협하는 고객을 욕했다. 


 3달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 실적을 방해하는 상사의 규칙과 부딪치고 지적받을 때마다 진지하게 고민에 빠졌다. '내가 문제인가?' '내가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인가?'  한창 유행하던 가스라이팅처럼 내 이성은 마비되고 자존감은 떨어졌으며, 스스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후 내가 선택한 방법은 입과 귀를 닫는 것이었다. 나름의 노예근성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상사의 규칙에 따라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실적은 바닥을 쳤다. 고객의 불만과 불편함을 알고 있었지만 외면했다. 


 두 달 뒤, 나는 직장을 나왔다. 그리고 규칙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했다. 수많은 다른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일했지만 규칙으로 괴로운 적은 없었는데 이번 직장에서는 왜 이렇게 힘들었을까? 객관적으로 업무의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도, 실적과 연결되는 고객과 마찰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음에도 왜 직장 상사의 규칙은 나를 괴롭게 만들었을까? 이런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이 얘기를 들은 스승님의 한마디에 깨달았다.


"상사의 규칙이 합리적이지 않잖아"


 그렇다. 과거 다른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나 상사들의 규칙은 직장과 개인의 업무 사이에서 적절한 합리성을 유지하며 하나의 '시스템'을 형성하고 있었다. 너무 직장에 맹목적이지도, 그렇다고 직장의 실적을 훼손하지도 않는 선에서 균형을 맞추고 있었다. 하지만 저 균형을 무너뜨리는 상사의 감정적인 규칙은 원칙이 되지 못했다. 상사는 결국 폭군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규칙은 내 개인적인 영역과 업무적인 영역에서 구분되고 분리되어야 한다. 오늘 이야기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업무적인 부분에서의 규칙이다. 업무적인 규칙 역시 뿌리에는 개인적인 영역과 연결되지만 이 부분은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자. 


 결론적으로 우리는 스스로의 규칙을 돌아보아야 한다. 직장에서의 내 규칙이 너무 감정적이라면 이성적일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을 점검하려면 내가 지키거나 요구하고 있는 규칙들이 일관되는지, 규칙의 뒤에 있는 목적이 단순 나의 욕심을 위한 것이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당신의 규칙은 감정적인가 이성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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