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르쯔 Oct 27. 2022

인정하면 편하다

 상담 장면과 일상생활에서 내가 습관처럼 하는 말이 있다. 


 "인정하면 편하다."


 그런데 이 인정한다는 것이 참 쉽지 않다. 나 역시 상담을 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훈습하지만 방심하는 순간 0.1초 만에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자리를 차지하고 어떤 행동과 말을 한다.


 우리가 인정하지 않는 순간들은 다양하지만 많은 부분들이 수치심, 죄책감, 열등감들과 관련이 있다. 그렇다 보니  열등감, 수치심 등을  편안하게 꺼내 놓을 수 있는 사람은 보기 드물다.


 그렇다면 인정하지 않을 때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저마다 살아온 배경과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앞에서 얘기한 부정적인 정서들이 올라오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회피, 부정 등의 다양한 방어들을 사용한다. 이런 방어들의 반복은 마치 거짓말의 악순환과 같다. 처음에는 그 순간 혹은 상황만 넘기면 괜찮을 것 같지만 한 번 두 번 사용하다 보면 점차 익숙해지고 나중에는 당연한 것처럼 자리 잡는다. 결국 일종의 패턴이 만들어진다.  


 만들어진 패턴이 당신의 잘못은 아니다. 일종의 정신적인 생존 방식으로써 자리 잡은 것이기 때문에 비난받거나 죄책감을 느껴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내가 너무 많은 부분에서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요소들이 많고 당신의 삶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면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누군가는 수치심을 숨기기 위해 화를 내고 누군가는 수치심을 숨기기 위해 미소 지으며, 누군가는 죄책감을 숨기기 위해 희생한다. 본능적인 감정은 한정되어있지만 각 개인마다 부여하는 다양한 의미는 정서가 되고 정서는 무한한 패턴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첫출발은 스스로의 패턴을 인식하는 것이다. 즉각적이지 않아도 좋다. 시간이 지나고 밥을 먹다가, 멍 때리다가, 음악을 듣다가, 잠에 들기 전이라도 좋다. 인정하지 않기 위해 방어적으로 사용했던 내 모습과 패턴을 돌아보고 인식하는 것이 시작이다. 인식만 돼도 어느 정도는 패턴을 조절할 수 있다. 패턴이 어디서 왔는가, 언제 시작되었는가는 나중의 일이다. 인식하고 일단 인정하면 나의 마음은 편해진다. 


 못하면 못한다. 모르면 모른다. 일단 인정하고 기꺼이 타인에게 표현 해보라.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중요한 원칙은 절대로 스스로를 속이거나 기만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이전 19화  소란스런 밤을 위한 마음 관리 방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