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직장인 성공 매뉴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을 바꾸는 것이다.
- 넬슨 만델라
제가 주니어 때 두려워했던 것 중 하나는
"소문"이었습니다.
"우리 사업부만 따로 떼서 팔아버린대.. 아니면 자회사로 간다는데?"
"이제 개발 업무는 외주에 아웃 소싱하고, 우리는 관리만 한다는데.."
"개발 같은 건 사람 쓰면 되는 거니, 너도 개발 말고 이제 우리 팀 와서 기획 업무 해 보는 건 어때?"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대 재생산되어
찌라시처럼 전방위적으로 퍼졌습니다.
연초이건, 연말이건,
때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교묘하게 정기 임원 인사 시즌과 맞물리면
이 찌라시는 더욱 그럴듯하게 포장되어
소문에 무덤덤해 보이던 선배들도..
그동안 겉으로는 미동도 없어 보이던 모습은 온 데 간데없고
"이번엔 진짜인가 보네.." 하면서
동공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두렵고, 싫었던 근원적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회사의 간판이 쪼그라드는 것은 두 번째였고,
첫 번째는 "새로운 조직" "새로운 업무" "새로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그동안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실이지, 당시 저 같은 주니어에게는 지금 맡은 업무도 버겁고
선배들에 비해 한없이 모자란 판국에
저런 "변화"가 두려운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이런 찌라시에 무뎌지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물론 "찌라시"가 "실현"되지 않고
"찌라시"에서 끝난 것도 있지만,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걱정해 봐야
나에게는 일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마치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내가 아무리 주장해도 바꿀 수 없는 것처럼...
사업부를 매각하는 게 회장님, 사장님의 뜻이라는 데
어쩔 수 있나요.
내가 어디에 가든,
나를 필요로 하게끔
"내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꽤 오래 걸렸습니다.
이제 "평생직장"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또 회사에서 "조직개편"을 너무 자주 해서 힘들다는
푸념을 자주 듣습니다.
사계절에 따라
옷장에서 다른 옷을 꺼내 입듯이
"변화"가 필수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변화는 상수이다"는 말이
참 둔탁하면서도, 날카롭게 들리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