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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경 Oct 24. 2020

시간이 해결해준다 말하는 사람들, 난 지금 숨이 막힌다

당신의 시간은 만능열쇠 인가요. 시간이 뭘 해주나요.

 현재가 힘든데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여 지쳐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다. 미국의 심리학자 어빈 얄롬의 책에서 공감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어빈 얄롬의 <파리의 심리학 카페> 공감이란 ‘상대방의 창으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상대의 입장에서 진심으로 위로해 주면 그 말이 어떤 말이라도 큰 힘이 된다. 하지만 공감이 없는 무의미한 쉬운 말로 “힘내”,“파이팅”,“넌 잘할 거야”하고 말해준다. 힘이 들 때는 그런 말들이 가장 듣기 싫어지며 힘도 나지 않고 용기도 내기 힘들다. 상대방의 상황이 너무 좋지 않은데 무의미한 말을 들으면 ‘어쩌라고 나도 힘내고 싶어’라고 수없이 되뇐다.     


 힘들어하는 사람의 고민을 들어줄 때 반드시 피해야 하는 행동 중에 두 가지 철칙이 있다. 첫째, 조언하지 않는 방법이며 앞서 언급한 “원래 다 그런 거야”라는 식의 말투다. 그렇게 말하면 힘들다고 말하던 상대는 입을 닫아버리는 상황이 온다. 차라리 마음속으로 ‘조언을 절대 안 한다’라고 정하자. “그러게, 어떻게 해야 할까?”,“어떻게 하고 싶니?”라고 함께 고민하는 자세다. 고민을 말할 때 마주 보는 것보다는 같은 방향을 함께 보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상대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조언이라 생각돼도 힘들어할 때는 꺼내고 싶어도 참자. 조언을 할 타이밍은 상대방이 고민에 대해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을 때’ 차분하게 다 듣고 난 다음에 하는 편이 좋다.

    

당신: “요즘 여자 친구랑 헤어져서 너무 힘들어서 미치겠어. 생활을 할 수가 없어” 

친구: “야! 떠난 여자 붙잡지 말라는 말 있지. 그리고 너만 힘드냐. 난 더 힘들었는데 참았어”

당신: “여자 친구랑 3년을 사귀었는데, 헤어지자는 말을 톡(카카오톡)으로 하더라”

친구: “요즘 다 그래, 누가 만나서 헤어지자고 하냐”

당신: “와, 그래도 3년이나 만났는데 톡으로 휙 날리고 나를 차단한 거 같아. 전화도 안 받고 SNS도 들어가지 못하게 했나 봐.

친구: “너 같으면 헤어진 사람 보라고 SNS 열어 놓겠냐, 당연히 차단이지 너 바보 아니냐”  

  

 힘들다고 말을 꺼낸 당신이 잘못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순간이다. 그렇게 밖에 말을 할 수가 없는 건지 상대가 힘들다고 하면 본인의 더 힘든 상황을 말하면 묵살시킨다. 다 그렇게 힘들게 살고 있으니까 너의 힘든 거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이다. 대화할 때 공감이 되지 않으면 상대방이 말할 때 감정 표현을 따라 해 보도록 하자. “나 힘들어”라고 말을 하면 “너 진짜 많이 힘들겠다”, “힘들고 사람들 만나기도 싫고 전화도 받기 싫어”라고 하면 “얼마나 힘들면 전화도 받기 싫은 거야 에휴.”라고 말해보자. 공감은 이렇게 작은 표현으로 시작하다 보면 상대방도 어느새 당신과의 대화에 공감이 된다.    


 사람은 살면서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큰일이든지 작은 일이든지 누구에게나 시련은 오게 된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온 사람일수록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힘든 일이 일어나면 더 큰 상처가 된다. 하지만 실패에서 오는 좌절감과 괴로움을 이해하면 자신을 좀 더 편안하게 되돌아보게 된다. 실패하였거나 힘든 상황이 오면 인생에서 블록 한 칸 정도라고 생각하고 아주 약간 상처가 생겼다고 생각하자. 때론 어쩔 수 없지’라는 유연한 생각이 필요하다. 정말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했을 때 그로 인한 상처는 살아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긴 작은 상처 같은 것이다. 상처가 아프다고 체념을 하게 되면 콤플렉스가 되지만 콤플렉스를 잘 이겨내면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은 공감(EQ)에 대해서 말한다. 감성지수의 정서를 느끼는 정도를 측정하는 것은 EQ에 있다. 감성지수가 낮은 사람은 감정에 무뎌지고 감정 표현이 서툴다.  인간관계 능력에서도 점점 고립되는 상황이 된다. 공감(EQ)란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을 자기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심리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공감이란 ‘감정이입’이라고 말하며 공감을 통해서 타인 하고 유대감을 느낀다. 주변 사람에게 좋지 않은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힘들어하지 마”라고 말하는 이것은 동정이다. 공감은 확실히 다른 감정이며 내 감정이 아닌 타인의 감정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상대가 하는 말에 동의만 하는 것은 공감이 아니고 동정이다.    


 수영을 처음 배우게 되면 몸에 힘을 빼야 된다고 한다. 초보는 몸에 힘을 빼야 되는데 더 힘을 주면서 물을 코로 마시는 고통을 느낀다. 이렇듯 몸에 힘을 빼야 되는 것처럼 공감도 마찬가지로 마음의 힘을 빼고 받아들이는 것이 공감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타인의 감정을 함께 느끼지 못하면서 잔뜩 힘을 주면서 공감하는 것처럼 흉내를 낸다. 이런 사람들은 ‘정서적 모방’을 하는 것이며 공감과는 다르다. 공감은 타인의 감정과 욕구에 관심을 쏟아붓는 현재의 상태를 말한다. 타인에게 공감을 보여 줄 때는 단순한 생각으로 생각의 힘을 빼고 현재의 상태를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은 공감하고 있다고 느낄 때 유대감을 느끼게 된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혜민 씨는 일하면서 적성이 안 맞는 듯해서 팀장님과 면담을 했다. 혜민 씨의 고민에 팀장님이 한 말은 공감을 했다고 할 수 없다. ‘기생충’ 영화감독인 박찬 육감 독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 말을 너무 믿지 마! 재능이 있고 없고는 중요한 게 아니야, 스스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는 그 믿음이 중요한 거다.” 과연 명감독이 되신 박찬욱 감독님의 말은 세상 사람들에게 펀치를 날리는 시원한 말이다.

    

혜민:“팀장님 제가 이 일을 잘 못하기도 하지만 너무 감을 못 잡고 있어서 힘들어요”.

팀장:“혜민 씨 내가 아끼는 후배라 솔직하게 말할게! 일하는 거 보니 적성에 안 맞는 거 아냐?

혜민:. 아. 네.(본인도 고민하고 있었지만 팀장님께 직접 들으니 진짜 적성에 맞지 않는 거 같다)

팀장:“우리가 하는 일이 트렌드에 얼마나 빨리 적응해야 되는 직업인지 혜민 씨도 알지, 그런데 혜민 씨 기획안은 시대에 안 맞아”

혜민:“죄송합니다.(고민을 이야기하고 조언을 받고 싶었는데 말을 안 하는 것이 좋았겠다 싶다)  

  

 박찬욱 감독의 말처럼 난감한 재고 취급을 받고 있더라도 ‘이게 끝이 아니다’라고 생각하자. 남들이 지적하는 말로 인해 단점을 없애는 부분에 집중하다 보면 장점도 함께 없어지게 된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좋아할 때, 단점이 있더라도 특정한 장점이 크게 발휘되는 사람을 보면 매력적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 원래 반짝거렸던 것들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바꾸다 보면, 결국 그것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게 되어 버린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믿지 않지만 내가 나를 믿어야 균형이 맞춰진다.  


 시간이 필요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거래처 대표님께서 급하게 프로젝트를 끝내 달라고 한다. 누가 봐도 힘든 상황인데 시간을 두고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에게 할 말이 없다. 힘든 상황에서도 상황을 농담으로 받아서 가볍게 위기를 넘기는 사람을 보면 존경심마저 생긴다 “당연히 그때까지 가능합니다만 잠은 죽어서 자면 되니까요”하고 농담을 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지나치게 남들의 눈치를 보면서 남들의 작은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사람은 결국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성향이 있는데도 힘들어도 상대방에게 맞추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은 본인이 힘들 때에는 든든하게 옆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사람에게 힘을 받는다. 옆에서 어깨를 빌려주는 사람이 시간이 해결해주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말해주는 사람보다 더 힘이 된다. 우리는 자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완벽하게 해서 힘이 돼주려고 하다 보면 두려움만 커져서 도와주려는 시도를 하기 전에 상대의 마음은 멀리 떠나버린다. 너무 힘들 때 ‘힘들 때 우는 사람은 3류’,‘힘들 때 참는 사람은 2류’,‘힘들 때 웃는 사람은 1류’ 사람을 단정 지어서 나누는 건 좋지 않다. 하지만 항상 마음속에 새겨 보자. ‘힘들 때 웃는 것은 쉽지 않다’하지만 힘드니까 덜 힘들게 마음에 새겨서 되 뇌이면서 이겨내자.  

  

 지금 힘들어 죽겠는데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말하는 사람의 말도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이란 조금씩 인정하고 체념하는 과정으로의 시간이다. 인고의 시간이 지나가다 보면 고통이 조금 무뎌져서 줄어들고 있다고 느끼며 결국 내려놓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부딪치고 이겨내는 것도 본인이 해야 되는 일이 맞다. 고통의 시간은 흘러가고 있고 생각은 점점 많아져서 해결방안을 열심히 찾게 된다. 시간이 지나가기만 무기력하게 있지 말고 어차피 이겨내야 될 일이면 적극적으로 이겨내려고 힘을 내 보는 게 좋다. 결국 이겨내다 보면 어느새 시간도 흘러가고 노력하는 중에 또 다른 좋은 길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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