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한 마리 그렇게
푸드덕 날아 지붕으로 훠이 올라섭니다
붉기도 허고 검기도 한 그 놈아 눈매는
아조 매섭습니다 그려
사방팔방을 그렇게나 또 구석구석을 새로이
뜯어보는 눈초리가 심상치가 않아요
이번엔 나를 그냥 쏘아서 봅니다
내 알아서 목을 움츠리지요
먹이만 주면 살갑던 녀석인지라
더 낯설게 아려옵니다
날던 놈을 붙잡아다 가둬놨던 까닭인가요?
부리며 발톱이 새카마니
내 숨통을 조여오는 것만 같았지요
콰악하며 움켜쥐는 것이 그냥
내 목덜미 아닌 것이 어찌나 다행스러워
그저 눈치만 살피며 기다립니다
아니, 난 결다안코 저놈 잡으련 맘도 안 먹었단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