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빠, 그리고 나는 가전제품을 고르기 위해 집을 나섰다. 아빠는 백색가전은 LG라며 웬만하면 LG 제품을 사기를 원하셨지만 내 입장에서 LG 제품은 다른 회사들과의 가격차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다양한 매장을 들러 가격비교를 하기로 하고 우선 이마트부터 들렀고 그 후 LG 베스트샵, 하이마트를 들렀다.
매장에서 구매한 것과 인터넷에서 구매한 것이 다 있는 이유는 가격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것들은 매장에서 구매하고 가격차이가 많이 나는 것들은 인터넷에서 구매했기 때문인데 대체적으로 매장에서 판매되는 것들이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것들보다 10만원~20만원 정도 비쌌다. 엄마는 인터넷의 가전을 처음 접하고 가격차이에 놀라셨는지 가는 매장마다 왜 인터넷과 가격차이가 이렇게 크게 나냐고 묻는 통에 나는 조금 민망했는데 덕분에 각 매장의 각기 다른 변명 같은 설명을 들을 수 있었고 이로써 인터넷 구매에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이마트, LG 베스트샵, 하이마트 직원들의 의견은 다 달랐는데 이마트 직원은 공장에서 물건만 받아다가 파는 형식이라 인건비가 들지 않아서 그렇다고 했고 LG 베스트샵에서는 깡통장사랑은 비교하면 안 된다고 했고, 하이마트에서는 A/S가 적극적이지 않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매장에서 산 냉장고 설치기사님은 시간도 멋대로 정하시고 와서도 조금 불평을 하셨고 그 이후 매장에서 아무런 연락도 없었던 반면 인터넷으로 산 세탁기 설치기사님은 훨씬 친절하게 자세히 설명해주시고 명함까지 주시며 챙겨주시고 1주일 뒤 구매한 사이트에서 문자로 문제가 없는지 연락이 왔던 것을 봐도 그냥 공장에서 하자검사 없이 물건을 꺼내와서 책임감 없이 파는 깡통장사로 격하시켜 이유를 대는 건 좀 아닌 것 같았다. 또한 어차피 정품이어서 A/S는 회사에서 해주는 것이 당연하고 매장에서 산 제품도 전화할 때마다 상담원 연결이 되지 않아 A/S가 늦어지는 부모님의 경우를 보면 A/S의 적극성은 매장과 인터넷의 차이가 아닌 그저 담당자의 차이일 듯했다. 나중에 다른 지인과 이야기하다가 그 지인도 매장 직원에게 인터넷과의 차이를 물어봤더니 그 직원은 제품 하자가 전혀 없는 것이 백화점, 전문가가 아니면 발견하기 힘든 사용상의 지장이 전혀 없는 하자가 있는 것들은 할인마트, 발견될 가능성은 조금 있지만 사용상의 지장이 없는 하자가 있는 것들이 인터넷으로 간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종합해보면 하자에 대한 직원의 이야기가 상술이 아니라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사용상의 지장은 없는 것들인데 하자라는 이유로 모든 제품을 폐기시킬 수는 없으니 본사에서 머리를 잘 써서 나눠 놓은 판매방식에 따른 가격차이가 기본적으로 있는 데다가 인터넷은 매장 자릿세와 직원 인건비도 제외되니 더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때문에 직접 직원과 대면해서 제품을 골랐다는 안정감에 큰 가격을 매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인터넷이 훨씬 유용할 것 같았다.
다음 편은 실제 제품을 어떤 기준으로 어느 것을 골랐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냉장고와 세탁기를 고를 때 LG인가 위니아 대우인가 사이에서 많이 고민을 했는데 이 사이에 삼성이 끼지 않은 이유는 아빠가 계속 나에게 직원은 듣지 못하게 '가전제품은 삼성 거 사는 거 아니야'라고 속삭이셨기 때문이었다.
냉장고를 고를 때는 냉동실이 아래에 있는 것이 대체 뭐라고 가격이 뛰는 것에 놀랐고 세탁기를 고를 때는 드럼이 뭐라고 가격이 뛰는 것에 다시 놀랐다.청소기는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었고 전기레인지는 인덕션이 들어가고 안들어가고에 따라서 달라졌다.
가전제품은 브랜드도 종류도 너무나 다양했고 이 사이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가 가장 중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