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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womanB Oct 19. 2019

본격 가전제품 고르기: 전기레인지와 냉장고

우리가 다시 이마트로 돌아가야 했던 까닭은

 아파트에는 가스레인지가 비어있었다. 엄마는 옛날에는 요즘처럼 빌트인이 아니라서 가스레인지도 다 들고 이사를 다녔다고 했다. 지어진 지 15년이 넘은 이 아파트도 그 옛날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이전에 살던 분들은 전기레인지를 사용했는지 가스검침표에 전기사용세대라고 적혀있었다. 아빠도 가스레인지보다는 전기레인지를 권한다고 했고 굳이 인덕션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으니 2구나 3구짜리 전기레인지를 찾아보기로 했다.


■ 하이마트

 하이마트로 들어가서 우선 전기레인지를 보여달라고 했다. 이마트에서 본 전기레인지는 하이라이트 2구였고 제조사는 SK 매직, 가격대는 30만원대였다. 나는 3구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했지만 부모님은 하이라이트로만 3구는 잘 나오지 않고 3구인 경우는 거의 1구는 인덕션일 것이라고 했다. 인덕션이 추가되면 가격이 배로 뛰었다. 그래서 이마트에서 본 제품을 살까 하다가 하이마트에 들러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이라이트만 3구가 있냐고 했더니 직원은 쿠첸 제품을 보여주었다.

 직원이 보여준 제품은 두 종류였는데 하나는 하이라이트 3구로 구성된 제품이었고 하나는 인덕션1구+하이라이트1구로 구성된 제품이었다. 인덕션은 하이라이트보다 더 빨리 열이 전달되는 반면 전용, 겸용 용기가 필요했다. (인덕션에서 쓸 수 있는 용기는 하이라이트에서도 쓸 수 있지만 하이라이트에서 쓰는 용기는 인덕션에서 쓸 수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용기들은 모두 일반용기들이었기 때문에 굳이 돈을 더 들여 인덕션을 선택할 필요는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하이라이트 3구는 화구가 3여도 모든 화구를 다 켤 만큼의 전기용량이 가정집에서는 없어서 3개를 다 면 1개가 꺼진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차라리 이마트에서 본 2구짜리를 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그럼 굳이 왜 3구짜리를 사야 하냐고 직원에게 물었더니 용기의 크기가 다르니까 다양한 크기의 화구가 있는 것이 좋다고 대답했고 어느 정도 설득이 되었다.

쿠첸 전기레인지: 하이라이트 3구

 하이마트도 세탁기는 상황이 비슷했고 냉장고를 보던 중 위니아 대우와 하이마트가 공동으로 만든 냉장고가 몇 개 있었다. 하지만 이마트에서 본 냉장고와 비슷해서 별로 눈이 가지 않았다. 그러던 중 대우에서 나온 냉동실이 아래로 내려와 있는 400L 정도 용량의 냉장고가 60만원대인 것을 발견했다. 이마트에서는 보지 못한 제품이었다. 추석 행사 중이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나왔다는 직원의 설명과 냉동실이 아래에 있는데도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이라는 생각에 휩쓸려 냉장고도 하이마트에서 사는 것으로 결정했다.


■ 다시 이마트

 그런데 돌아가던 길에 엄마가 "근데, 하이마트 냉장고를 60만원대에 살 거면, 용량이 더 크고 수납공간도 많았던 50만원대 이마트 냉장고가 차라리 낫지 않았나?" 하는 의문을 던졌다. 아빠도 냉동실 문에 수납이 없는 것이 마음에 좀 걸린다고 하셨다. 생각해보니 하이마트에서 본 냉장고는 냉동실이 아래 있을 뿐 냉동실 내부가 서랍형이라 문쪽 수납이 없었고 얼음을 담는 곳도, 달걀을 넣는 곳도 없었다. 반면 이마트에서 본 냉장고는 얼음 트레이와 통이 모두 있었고 6개짜리지만 달걀 받침도 따로 있었다. 내가 아쉬워하자 엄마는 시간 있으니 바꾸고 싶으면 바꾸면 된다 하셨고 우리는 하이마트에 가서 냉장고를 취소하고 다시 이마트로 갔다.

대우 Klasse 냉장고 580L
얼음 트레이와 통, 달걀받침, 문쪽 수납

※ 전기레인지: 인덕션이 추가된 것을 살까 하다가 인덕션으로 인해 가격이 추가되고 게다가 인덕션 겸용 용기를 따로 사야 하니 또 가격이 들어간다는 것에 하이라이트로만 구성된 것을 선택했다. 또 2구와 3구 중에서는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 것은 2구여도 다양한 화구와 출력이 있어서 상황에 따라 골라서 쓸 수 있는 3구가 더 유용할 것이라 판단했다. SK 매직이 더 비싼 브랜드여서 그런지 SK 매직 2구(30만원대)와 쿠첸 3구(40만원대)의 가격차이는 거의 없었다.


※ 냉장고:  LG 냉장고는 너무 비쌌다. 하이마트에서 본 대우 Klasse 냉장고가 냉동실이 아래에 있는 것에 비해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판단해서 결제를 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냉동실의 위치보다 얼음통과 문쪽 수납과 이 더 중요했다. 또한 가격 면에서도 이마트에서 본 대우 Klasse 일반형 냉장고가 더 유리했다.


 나중에 인터넷에서 냉장고 제품명을 검색해보니 인터넷에서는 40만원대로 판매되고 있어 왜 냉장고는 인터넷으로 살 생각을 못했을 까 하는 생각에 배가 좀 아팠다. 아마도 하이마트에서 실수할 뻔한 것을 바로잡아서 그 돈을 절약한 것에 심취해 인터넷을 검색해서 더 돈을 절약할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가전제품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남은 것은 청소기였다. 원래 생각은 LG 코드 제로 무선청소기였지만 결혼해서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친구의 생활 조언에 생각이 180도 다른 방향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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