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 들어가기 전 내 생각은 단순했다. 300리터 정도 용량의 일반형 냉장고, 9kg 드럼세탁기. 원룸에 빌트인 되어있는 소형 가전들이 기준이었다. 하지만 매장에는 그만한 소형가전은 잘 비치되어 있지 않았고 냉장고는 4 도어가 대부분이었고, 세탁기는 드럼은 16kg, 17kg가 대부분이었다. 여기서부터가 고민의 시작이었다.
■ 이마트(일렉트로닉 마트)
이마트에는 LG, 삼성, 위니아 대우가 입점해 있었다. 여기서 나는 매장 직원의 친절도가 고객의 구매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체험했다. 우선 LG 매장으로 들어갔다. LG 매장 직원은 우리가 1인 가구가 쓸 일반형 냉장고와 9~10kg 정도의 세탁기를 찾는다고 하자 퉁명스럽게 "그런 건 안 팔아요."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머쓱해진 부모님이 아예 판매를 안 하는 거냐고 물어보자 귀찮다는 듯 매장에는 없다고 대답했고 내가 인터넷에서 봤다고 하자 그제야 책자에서 골라보라며 책자를 가져다주었다.직원의 태도 때문에 책자도 별로 자세히 보고 싶지 않았고 그냥 매장을 나오고 싶었다. 만약 LG 것을 사더라도 LG 베스트샵에 따로 가서 다시 보고 산다는 생각으로 대충 고르는 척을 하다가 나왔다.
다음으로 삼성 매장으로 가니 삼성은 더 대형가전 위주였고 내가 찾는 가전이 비치되어 있지 않다는 상황은 비슷했다. 삼성 직원은 우리의 물음에 용량이 적은 일반형을 찾는 거면 위니아 대우 쪽으로 가면 있을 수도 있다며 위니아 대우가 있는 쪽을 가리켰다. 직원에게 알겠다고 하고 그와는 별개로 디자인이 잘 나온 제품들이 있어 조금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아빠가 옆에서 직원은 들리지 않게 나에게 '가전제품은 삼성 거 사는 것 아니야'라고 속삭이는 통에 삼성 매장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대우 매장에는 일반형 냉장고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300리터도 있고 500리터도 있었다. 직원분은 정말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고 우리가 보는 것마다 가격과 할인가를 하나하나 다 말해주셨다. 냉장고가 일반형이 500리터(정확히는 580리터) 짜리가 50만원대인 것을 보고 아빠는 300리터도 충분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 가격이면 500리터짜리를 사서 넓게 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LG 가전이 못내 아쉬우셨는지 LG 베스트샵에는 더 종류가 많을 테니 여기서 바로 결정하진 말고 더 보고 결정하자고 하셨다.
세탁기는 드럼 10kg이 60만원대인데 통돌이 13kg이 30만원대인 것을 보고 드럼이 어디가 그렇게 좋길래 통돌이와 차이가 크게 나는지 직원에게 물었다. 직원은 드럼은 예전에 어머니들이 빨래터에서 방망이질을 하는 것처럼 빨래가 위로 올라갔다가 아래로 떨어지는 방식으로 세탁을 하고 통돌이는 물에 담가서 통을 돌리면서 세탁을 하는 방식인데 세탁력의 차이는 크게 없다고 했다.
장단점을 비교하자면 드럼은 빨래가 꼬이지 않고 통돌이는 빨래가 꼬인다는 점에서는 드럼이 좋고, 드럼은 물을 뿜어내고 통돌이는 물에 담가서 불리는 것이라서 기본적으로 불림이 들어가는 점에서는 통돌이가 좋아서 본인은 어머니들에게 통돌이를 권한다고 했다. 또 빨래가 꼬이는 것은 세탁망을 이용하면 해결되는 문제이고 드럼을 사면 나중에 건조기를 사서 그 위에 설치할 수 있는 이점이 더 있다고 하지만 건조기는 세탁실 아닌 다른 곳에도 놓으면 되니 큰 문제는 아니라며 더 비싼 드럼을 권하지 않고 빨래하는 입장에서 통돌이를 권하는 것을 듣고 통돌이에 신뢰가 갔다.
엄마는 냉장고도 500리터짜리가 가격이 괜찮은 것 같고 세탁기도 통돌이로 싸게 나왔으니 다 위니아 대우에서 하는 게 어떻냐고 하셨지만 아빠는 냉장고는 위니아 대우를 써도 세탁기는 LG가 더 신뢰가 간다고 하셨고 우리는 일단 결정을 보류하고 LG 베스트샵으로 향했다.
■ LG 베스트샵
더 다양하고 저렴한 제품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아주 조금의 기대를 가지고 LG 베스트샵으로 갔다. 하지만 상황은 비슷했다. 위니아 대우에서 냉장고 500리터를 50만원대로 파는 것을 보고 와서 그런지 LG에서 500리터가 70만원대인 것을 납득하기가 조금 힘들었다. 디자인은 예뻤지만 20만원을 더 주고 살 만한 디자인은 아니었다. 세탁기는 비치되어 있는 것은 17kg 드럼세탁기가 전부였다. 결국 우리는 아무것도 고르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하이마트를 더 들러보기로 했다.
■ 인터넷
하이마트로 가는 중에 나는 인터넷으로 LG 통돌이 세탁기를 검색했고 13kg이 30만 원대인 것을 발견했다. 부모님께 말씀드리자 아빠는 같은 가격이면 LG 것을 샀으면 한다며 세탁기는 인터넷으로 주문하라고 하셨다. 나는 부모님께 만약 하이마트에도 마땅한 것이 없으면 주문하겠다고 하고 하이마트에 갔지만 그곳에서도 인터넷에서 본 것 만한 세탁기는 찾지 못했고 모든 마트투어가 끝난 후 인터넷으로 세탁기를 주문했다.
LG 통돌이 세탁기 13kg
※ 세탁기: 직원의 설명을 들은 뒤 기존에도 빨래할 때 빨래망을 종류별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세탁력의 차이가 없다면 가격이 더 저렴한 통돌이를 사는 것이 나을 것이라 판단했고 용량은 원룸에서 쓰던 9kg가 일반적인 빨래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불을 빨기엔 조금 버거웠다는 것이 떠올라 13kg으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