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함과 당당함
엠지의 특징은 당당함이다.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은 당당하게 요구하며 이를 SNS에도 거리낌없이 올린다. 많은 공감의 피드백을 받는다. 자신이 당당하게 요구하였는데도 이를 들어주지 않는 곳이 있다면 거리낌 없이 그만두고 다른 곳을 찾는다. 그 대상은 주로 직장이 되겠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특징은 내신 점수가 좋은 학생이 좋은 활동도 스펙으로 갖고 있어야 대입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내신만 좋아도 안되고 활동만 좋아도 안된다. 이러한 전형에 대비하기 위해 학교는 내신 점수가 좋은 학생에게 좋은 활동을 만들어주는 형태로 입시 전략을 만들었다. 학교에서 이렇게 활동들을 학생에 맞게 만들어주다보니 학생들은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고등학교 생활을 마친 엠지는 스스로 얻은 성적과, 스스로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참여하기 좋게 만들어서 그럴듯하게 기록해준 활동들을 바탕으로 대학교에 당당하게 입학하게 된다. 삼년의 과정에서 학생들은 이 모든 것을 자신의 노력으로 만들었다는 신화에 사로잡힌다. 이렇게 개인적인 신화에 사로잡힌 이들이 모인 대학교에서 이들의 개인적인 신화는 강화된다.
그렇게 직장인이 된다. 하지만 직장은 학생부 종합전형처럼 사회초년생을 위한 활동들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마감이 임박한 프로젝트, 목표 달성을 해야하는 압박감, 업무처리 프로세스에서 벗어나면 듣게 되는 핀잔들. 이러한 것들은 여태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이라서 엠지는 낯설고 상황이 자신에게 공격적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엠지는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것이다. 부모님은 그 좋은 직장을 왜 그만두냐고. 어떻게든 버터야지. 나같으면 새벽부터 직장에가서 밤에까지 있겠다고. 요즘 그런 직장 들어가기가 얼마나 힘든데. 라고 걱정가득한 타박을 늘어놓는다. 엠지는 이 직장은 나에게 맞지 않으며, 나이 있는 과장이나 부장을 보면 그게 곧 내 미래인데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다.
놀랍게도 이 이야기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의 직장을 잡기 전까지 여러 직장을 거치며 직접 경험해서 깨달았던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엠지 = 나